기존 제조 중심 탈피...제조, 유통, 서비스 묶어 ‘미래스포츠산업’ 일구다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스포츠산업 분야별 자문위원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스포츠산업 분야별 자문위원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페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초유의 재선 이사장 선출
20대에 제조업 창업, 이제 종합레저타운 만들고파

중소기업인 회원사의 시대 변화 맞는 경쟁력이 비전
‘인구 10만 붕괴 위기 고향 위한 활동 찾겠다’ 밝혀

 

지난 17일 제25대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선거가 있었다.

우리고장 영주에서 태어나 자란 주형호 세미조경 대표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주 이사장은 제24대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또다시 선출된 ‘재선 이사장’이다.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에서 재선 이사장 탄생은 초유의 일이다.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은 1970년 설립된 전국 조직으로 120여 개의 조합원 기업이 각종 스포츠용품, 체력단련기구, 놀이대 등 스포츠 시설 제작 및 설치 전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당초 이름은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이었지만 2018년 명칭을 변경했다. 대부분의 조합원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시대 변화에 맞춰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우고 스포츠 산업, 나아가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하고자 하지만 개별 기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 이사장은 시대가 변했고 그 변화마저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상황인 경제환경에 맞게 회원사들이 발전하도록 그 방안을 찾아 실행하겠다는 의욕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중소기업이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때 국가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심각한 문제로 부각 되는 빈부격차 심화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어서 주이사장의 노력은 사회적 가치와도 연결이 된다.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모범근로자 표창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모범근로자 표창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제25대 이사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그런데 축하를 드려야 할지 고생문이 열렸다고 위로를 드려야 할지(함께 웃음). 재선 이사장이지요?

네. 2019년 이사장으로 선출돼 이번 총회에서 재선됐습니다.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회원사들의 채찍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 회원사들은 모두 중소기업입니다. 변화와 발전이 살아남는 길입니다. 회원사들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고 싶습니다. 그런 기회를 얻게 됐으니 축하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제 코로나 위기상황도 벗어났으니 회원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여러 방안의 실천을 하려고 합니다.

조합원 회사의 발전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사장으로서 조합의 비전에 대한 포부 말씀을 부탁합니다.

이사장으로서 투명하게 업무를 하고자 합니다. 수의계약은 예전처럼 이사장이 정하지 않고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겠습니다. 조합 이사진도 50%는 공개추천으로 구성하겠습니다. 전문성이 약한 내부 감사로 인해 문제도 있었는데 외부 감사를 선임해 투명 감사를 하겠습니다.

노무전문성이 부족한 중소 회원사를 위해 노무법인의 지원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안전 검사 한 번에 4~5천만원씩 들어 중소기업인 회원사에 큰 부담을 줍니다. 체육시설 안전검사기관을 지정해 시설 안전으로 회원사 부담도 줄이고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겠습니다. 관계 기관과 긴밀한 소통으로 우리 회원사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겠습니다.

아직도 옛 환경에 맞는 스포츠시설 제조가 중심입니다. 학교를 비롯, 체육 시설이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보던 운동시설이 아직 대부분입니다.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방향성을 갖고 우리 회원사들이 경쟁력을 갖도록 새로운 지식공유를 추진하려 합니다.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들어오는 개도국들의 도전을 이기기 위해 디자인 강화 등의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이젠 메타버스 시대에 맞게 앉아서 세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놀이터도 상상놀이터처럼 새로운 관점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이사장으로서 저의 포부를 한마디로 하면 미래스포츠산업 육성이라 하겠습니다. 기존의 제조 중심을 탈피하려 합니다. 제조, 유통, 서비스 등은 한 묶음으로 가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2022년 제1차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위원회 기념(뒷줄 중앙이 주형호이사장)
2022년 제1차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위원회 기념(뒷줄 중앙이 주형호이사장)

이사장으로서 큰 역할, 특히 중소기업의 발전을 향한 포부가 감동적입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것은 좋은데 자신의 회사 경영에 소홀해지실까 걱정도 되는데요(함께 웃음).

저는 열심히 일하는 게 좋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회원사들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제가 조금만 더 도우면 됩니다. 제가 이사장으로 나온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그로 인해 바쁘다면 제겐 더 기쁨입니다. 제 회사는 다행히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저는 제 회사를 앞으로 종합레저타운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영주가 고향이신데 영주에서 태어나 언제까지 계셨나요?

영주시 조암동에서 태어났습니다. 현재의 행정 지명은 휴천3동입니다. 전단마을로 알려진 곳입니다. 학교는 영주남부초등학교 12회, 영주중학교 28회, 영주중앙고등학교 5회 졸업입니다. 학교 졸업 후 군에 입대했습니다. 군 만기 제대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대학은 직업 전선을 뛰면서 다녔습니다. 서경대에서 경영학으로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습니다.

중소기업발전은 정파를 떠나 모두의 과제임을 보여주는 사진
중소기업발전은 정파를 떠나 모두의 과제임을 보여주는 사진

졸업 횟수도 기억을 다 하십니다. 직장생활 후 창업을 하셨군요. 직장생활을 오래 하셨는지요?

우리 나이 세대는 모교의 졸업 횟수를 대부분 다 기억합니다. 요즘 세대는 그렇지 않더군요. 저는 직장생활을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생활 3년 후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 들어간 회사가 어린이 놀이시설 제조 회사입니다. 회사에서 기획실에 근무했는데 담당 업무가 소속 업체 관리하고 제조 관리하는 일이었습니다.

대기업의 기획실과는 업무가 달랐지요. 회사에 다니면서 회사 소속 업체들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회사를 만들면 어떻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창업을 당겼다고 하겠습니다.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신 게 창업역량을 키우는 계기였군요.

독립하려고 열심히 일한 것은 아닌데...(함께 웃음). 열심히 일하다 보니 관리하는 업체들의 장단점도 보이고 해결책도 보였습니다. 당시 어렸지만 그런 게 보였습니다. 공장은 파주에서 시작했는데 파주로 가기 전 도매 업무도 배웠습니다. 돈벌이 수단이었지만 경제 흐름을 익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퇴직금 300만 원으로 파주 월롱 임야를 사서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20대에 제조업으로 창업하셨군요. 창업 결심이란 게 사실 어려운데 큰 결심을 하셨습니다.

창업 당시에는 크게 겁나는 게 없었습니다. 젊어서 아직 실패 경험이 없으니 실패하리란 생각도 없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창업 고민을 했다면 과연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드는군요. 제조업이 사실 3D업종이라고 하지요. 좀 크면 대기업에 치이기도 합니다.

당시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모두 어렵게 살았습니다. 그러니 어렵다는 실감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사업으로 돈을 벌면 땅도 샀습니다. 제주도에 펜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회사 사업과 연결됩니다.

부동산에 눈을 뜨셨나요? 제조업을 하는 분으로선 좀 의외입니다.

부동산에 눈을 떠서 땅을 산 건 아니었습니다. 시골 출신이다 보니 땅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산 땅도 일부 있습니다.(함께 웃음) 개발 호재가 있어 땅을 산 건 아니었는데 시간이 지나 도시개발이 되면서 가치는 많이 올랐습니다.

그렇군요. 옛 농촌 출신에게 땅은 가지고 싶은 대상이었지요. 고향을 지키며 농사짓는 형제가 있나요? 영주 전단마을 독주골의 주씨는 회암 주희 선생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버님은 제가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습니다. 영주 선산에 모셨습니다. 지금도 저희 논이 남아 있습니다만 농사를 짓는 형제는 없습니다. 동생들도 모두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친척이 그 땅을 부치고 있습니다. 고향에는 6촌 형제들이 있습니다. 영주 독주골에 아제들이 계셔서 명절 때면 내려 가 뵈었습니다.

독주골은 오목한 마을로 작은 마을이지만 저희 집성촌이었습니다. 회암 선생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제 대부분이 마을을 떠나고 장손인 6촌 형님만 남아 계십니다. 영주에 있는 6촌 형제들도 독주골이 아닌 시내에 거주합니다.

고향엔 형제들도 모두 도시로 떠나셨군요.

네. 고향에 형제들이 없지만 그래도 태어나 자란 제 고향은 늘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가까운 친척들도 있고 친구들과 선후배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기쁠 때도 고향은 생각이 납니다. 요즘 영주 인구가 10만 명 선이 깨질 것이란 소식도 들리는데 안타깝습니다. 영주는 특산물이 많습니다.

풍기인삼, 영주사과, 영주한우, 풍기인견도 있고 세계유산인 소수서원과 부석사도 있습니다. 세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 변의 무섬마을도 있구요. 참 자랑스럽습니다. 태어나 자란 제 고향이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고향 사랑의 마음이 크시군요. 이제 생명을 받은 고향을 위해 자주 찾으시고 기여하시는 애향인으로...

그럼요. 지난 인삼엑스포 때도 향우들과 고향을 찾았습니다. 재경영주향우회 회원들도 적극적입니다. 박찬흥 회장이 참 열심인 분인데 안타깝게도 병환으로 당초의 활동 계획을 실행하실 수 없습니다.

빨리 나으셔서 큰 역할을 하시리라 봅니다. 또 새로 구성될 재경영주향우회 집행부도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저도 현재 재경영주시향우회 부회장, 재경 영주 중앙고 5기 회장으로 고향 사랑에 함께 하고 있으며 여러 방안을 함께 논의하려 합니다.

요즘 영주시가 중점을 두고 있는 베어링단지 조성 후의 기업 유치 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제조 중소기업 중 시골로 옮기는 회사도 있습니다. 저희 회원사 중엔 문경으로 옮긴 곳도 있어 영주 베어링산업단지도 중소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 봅니다.

가지고 계신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영주에 가성비 높은 스포츠 시설을 제안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요?

얼마 전 윷놀이 대회가 있어 영주에 갔더니 체육인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었는데 암벽등반 훈련시설도 있었습니다. 올림픽 종목이기도 합니다. 운동장 벽면을 이용해서 할 수 있습니다. 설계를 의뢰해 놓았습니다. 우리 회원사들은 몇백 미터에 이르는 출렁다리를 설치하는 회사도 있는 등 여러 업체가 있습니다. 좋은 조건에 할 수 있습니다.

황재천 프리랜서 기자/ 오공환 기자

주형호 이사장의 프로필

- 영주남부초등학교, 영주중학교
- 영주중앙고등학교
- 서경대학교 경영학과
- 서경대학교 대학원(경영학 석사)
- (현) 제25대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이사장
- (현) ㈜세미조경 대표
- (현) 민족통일파주시협의회 수석부회장
- (현) 재경 영주시향우회 부회장
- (전) 제24대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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