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 (수필가)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개인마다 새해에 대한 소망은 다르지만, 지난해보다 더 나은 날이 펼쳐질 거란 기대와 설렘이 가슴을 뛰게 한다. 그 설렘은 내일에 대한 긍정의 아이콘, 즉 아직 개봉되지 않은 채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새해와의 만남이다.

2023년 계묘년, 올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내기 위한 염원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새해 첫날이 아니더라도 1월 한 달은 새것에 대한 기대로 모든 것에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다. 그래서인지 발길 닿는 곳마다 희망찬 염원이 깃들어 있다. 그 염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강, 사랑, 사업, 취업, 양육, 인간관계 등 우리네 삶과 닿지 않은 게 하나도 없다.

누구든 추구하는 삶은 있을 터, 자신의 건강을 지키며 하는 일마다 축복이 따르고 원하는 것을 이루면서 관계 유지를 잘해나가는 것이야말로 보통 사람들이 바라는 행복일 것이다. 보편적인 그 행복 안에는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공경하는 자세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

스스로 행복을 바라는 일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의 축복 속에 감사와 기쁨 충만한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다면 그 또한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그 행복의 가치를 10만 영주시민이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 새해 기도로, 몇 가지를 얹어본다. 지난 일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껏 일궈낸 일들 중 행복만을 기억하는, 생의 가지가 가장 빛나는 해이길 기도하는 마음이다.

그 기도 중 첫째는 몸과 마음을 아프지 않게 잘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생각이 생성되듯 우리가 몸을 아끼고 보호하는 일은 결국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에 스스로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드러난 상처는 시간이 필요할 뿐 치료가 가능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기에 혹여 가슴에 쌓여가는 답답한 속내를 풀어낼 방법이 필요하다면 묵언의 시간을 가져 회복의 통로로 이어지길 바람한다. 켜켜이 쌓인 마음의 짐 내려놓고 불필요한 감정까지 걸러낼 수 있다면 재생은 이루어질 터, 평안함 속에 몸과 마음이 온전한 자유를 누리길 기원해본다.

둘째는 계획하는 일마다 축복이 내려 별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준비의 과정이 필요하다. 높이 오를수록, 멀리 뛸수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듯 이루고자 하는 일마다 정성을 기울여 성실로 응대한다면 바라는 일이 좀 더 가까워지리라 본다. 계획한 일을 결실로 맺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열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기 마련, 계획이 바로 서면 진행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법, 노력은 성공으로 가는 첫걸음, 시민이 하는 일들 위에 늘 축복이 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셋째는 어떤 곳에서든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 없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좋은 관계는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닌 서로를 향한 신뢰 위에 마음과 마음이 맞닿을 때 비로소 나타나는 결과의 값이다. 관계는 신뢰에서 비롯되며 그 안에 이해와 배려가 더해질 때 탄탄한 막을 형성할 수 있다. 신뢰로 형성된 막은 아무리 힘든 얘기가 오가도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다. 유연한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지 않도록 각자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넷째는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것, 빛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는 것, 세상과 동떨어진 소외된 것에 눈길 한 번 더 줄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았기에 스쳐 지나간 것이 수두룩하다. 단지 눈길 한번 돌렸을 뿐인데 또렷이 드러나는 존재감, 그들은 세상에 대한 열등감으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까지 내어주며 중심부에서 멀어져갔다.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건강한 시민이라면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건강하고 따뜻한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관심으로 응대해줘야 한다. 그늘을 걷고 어둠을 밝힐 영주시민의 포근한 사랑을 꼭 보여주길 기대한다.

2023년 계묘년이 영주시민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오르고, 모두에게 감사와 기쁨이 샘솟는 해이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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