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졌듯이 계묘년의 경제 상황은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거라고들 한다. 경제 관련 전문가들은 고물가로 인한 실물경제의 위축을 점치고 있고, 일각에서는 20여년 전 IMF 사태의 한파를 능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의 신년사가 기업과 사람이 모이는 경제도시 건설을 1순위 둔 것은 지당하다. 아쉬운 점은 딱히 새롭다할 내용이 보이질 않는다는 거다. 예컨대 시는 베어링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최종 지정을 조속히 이끌어내고, 입주기업 유치와 기업지원 기반을 마련하겠다.
또한 민선7기 시절에 논란이 됐던 SK스페셜티 신규 산단 조성을 가시권 안에 들여놓겠다는 거다. 침체가 된 서민경제와 지방소멸이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화두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은 동감한다. 그러나 여기서 얼마나 많은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가는 숙고해 볼 문제이다.
다음, 문화, 생태자원, 체험이 공존하는 문화 관광지의 육성이다. 이에 대한 영주시의 자신감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K-문화가 세계를 어떻게 매료시켰는지 보았다. 하여 ‘선비세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석사, 소수서원과 연계하고 영주를 K-문화 중심지로 만들어 소위 대박을 터트리겠다는 것이다.
양자의 시설을 연계하면 곧 K-문화의 중심지가 된다는 발상도 그렇지만 K-문화라는 딱지가 성공의 보증 수표가 되리라는 시의 인식도 안일해 보인다. 가령 영주가 K-문화 중심지가 됐다고 하자.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관광객이 영주로 물밀듯이 몰려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비유를 들면 상품의 생산과 그것에 팔기 위한 마케팅은 완전 다른 영역이다.
한편 소백산 케이블카 설치는 지난해 우충무 의원의 시정질문과 관련해 본지 역시 신중을 기해줄 것을 주문한 바 있으므로 더 언급하지는 않겠다. 다만 케이블카 사업 기본 용역예산의 의회 삭감의 뜻을 집행부는 한 번 더 곱씹어 보기를 당부한다.
세 번째 시민의 안전의식과 위기대응 능력 배양을 위한 안전체험관 조성이다. 할로윈 참사로 인해 안전에 관한 시민의 인식이 달라진 점을 고려하면 취지는 십분 이해가 간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에 기 설치된 안전체험관의 운영 실태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현재 운영 중인 안전체험관의 상당수가 개점 휴업상태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적지 않은 사업비가 들어갈 터인데 모쪼록 관련 부서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끝으로 중앙선 폐철도부지 활용과 판타시온 재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는데 대해 궁금하다. 모든 사업을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어 따로 갈무리해 놓은 것일까.
아무튼 신년사에 대한 영양가 없는 잡설을 두서없이 나열해보았다.
그러나 신년사에서도 언급됐듯이 매너리즘과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답을 찾는 방법은 역시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길밖에 없다. 계묘년에도 영주시의 우직한 소걸음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