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시인

새해 인사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새해’라는 복만으로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내가 존재한다는 기적과 함께, 또 한 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삶은 완성이 아닌 미완성의 연속이니까요. 거기다 난관도 많고 휘둘림도 부지기수지요. 그렇지만 여물면 여무는 대로, 삐끗하면 삐끗한 대로 의미를 찾기로 합니다. 알게 모르게 뿌려놓았던 욕심도 좀 거둬가면서요.

돌 된 아기의 첫 발걸음 같은 새날 새 빛을 맞으면서,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았습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사는 게 조금은 팍팍해도 좋은 기운을 모아가면서 “그렇게 잘 살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다 보면, 우리 곁에는 늘 행운이 함께하리라 믿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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