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동안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한 여의도 정가의 마당발

경북개발공사 현장소통이사회(영주베어링국가산단)
경북개발공사 현장소통이사회(영주베어링국가산단)

선친의 훈육 ‘화목·충효가전·염치’ 살아가면서 좌우명으로
향우 찾기 운동, 고향 축제·행사에 향우들 적극 참여
‘뿌리찾기 운동’ 전개, 2세들 영주방문 프로그램 계획도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여의도 정가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애향인이 있다.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손진영 상임부회장이다.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인성교육진흥원 설립 유치를 위한 토론회’에서 그를 만났다.

국회의원과 보좌관 등 많은 사람이 상주하는 의원회관에서 그는 짧은 거리를 이동하면서도 쉼 없이 인사를 나눈다.

손 상임부회장은 재경영주향우회 사무총장이기도 하다. 그는 기자에게 상임부회장 호칭 대신 재경영주향우회 사무총장 호칭으로 불리길 원했다.

마당발이신가 봅니다.

영주 국회의원 출신인 박시균 전 의원과 장윤석 전 의원 보좌관 10년을 포함해 총 24년 동안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했습니다. 국회라는 곳이 의원뿐만 아니라 보좌진, 부처 공무원, 당직자, 기업관계자, 일반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했던 후배 보좌관들이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자주 교류하고 있습니다.

재경영주향우회 위촉장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향우들과
재경영주향우회 위촉장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향우들과

국회입법정책연구회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국회입법정책연구회는 1995년 국회사무처에 인가받은 정책연구단체입니다. 사무총장으로 10년간 활동했는데 주로 전·현직 보좌진과 학계 등 외부자문위원으로 구성돼 입법과 예산심사, 국정감사, 상임위원회 등 국회 전반적인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오래 하셨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해 주시지요.

가장 보람 있던 일은 무엇보다 고향 영주의 발전을 이끌 굵직한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닌 것입니다. 24년의 보좌관 생활했는데 여러 의원을 모시면서 상임위도 다양하게 접했습니다. 상임위 관련된 민원 해결, 법안 마련 등 입법과 정책으로 민생과 영주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또 한 가지를 꼽자면 1999년 전체 보좌관의 투표로 보좌진협의회장에 당선된 일을 꼽고 싶습니다. 보좌진협의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국회 사무총장과 당 대표를 만나 보좌진 역량 향상, 복지 개선 등 보좌진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보좌관에 재직하면서 아쉬웠던 일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아무래도 지역구 의원을 모시다 보면 민원접수를 많이 받습니다. 내 일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고 많은 민원을 처리해왔지만 부득이하게 민원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도 만납니다.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민원인께 힘이 되어드리지 못한 점에 너무 죄송했습니다. 또 영주를 발전시키는 예산이 더 내려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한 모습으로 변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경북도의원을 하셨습니다. 활동 소개 부탁합니다.

국회에서 보좌관을 오래 하다 도의원이 되니 초선이었지만 동료의원들 대부분 안면이 있었습니다. 동료의원들이 재선급으로 예우해줬고 감사하게도 당선되자마자 초선의원 모임인 의정연구회 회장을 맡겨주었습니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도 하면서 주민들께서 피부로 느끼실 수 있는 정책과 조례를 만들고자 힘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장애인 처우 개선 관련 분야에 깊게 관여했던 생각이 납니다.

과거시험 및 어가행렬 재현 행사에서 임금으로
과거시험 및 어가행렬 재현 행사에서 임금으로

도의원을 하시면서 아쉬웠던 일도 있겠지요

공무원교육원의 영주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성사시키지 못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최초의 사액서원 소수서원이 있는 영주야말로 공무원교육원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아쉽습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해선 안 됩니다. 오늘 ‘인성교육진흥원 설립 유치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듯 국가교육시설을 반드시 영주에 유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 국회의원, 광역의원, 기초의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합니다.

이사회 의장으로 계시는 경북개발공사는 어떤 일을 하시고 역할은 무엇인지요

경북개발공사는 ‘경북도민의 복리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촉진’을 미션으로 현재 공공개발·주거복지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북의 새천년을 여는 도청신도시 건설을 맡아 경북도청 이전이라는 1단계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명품 행정복합도시를 만드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책과 법안 관련 업무를 오래 하시면서 쌓은 경륜을 후학에게 전하는 활동도 하신다구요

모교인 국민대에서 국회비서관 양성 과정 강의도 했습니다. 현재 단국대학교에서 정책비서관 전문가 과정 주임교수입니다. 보좌관 생활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는 것 외에도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책의 중심에 섰던 분들을 초빙하여 특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넘치는 젊은 인재들과 어울리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즐겁습니다.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조형물 앞에서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조형물 앞에서

그 외에도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현 여당 원내대표를 지내신 권성동 의원의 정무특보를 하고 있고 영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며 자주 방문한 정미경 전 최고위원과는 가족처럼 지냅니다. 또 국회 영주출신 보좌진 모임을 만들었는데 약 삼십여 명의 후배 보좌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고향의 명예를 드높이는 모습을 보면 매우 뿌듯합니다.

영주 명품요양병원 이사로 있으며 서울에 사는 많은 분에게 명품요양병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 소개로 명품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주변 분께서 효과가 좋다고 고맙다는 소리를 하시면 굉장히 뿌듯합니다. 이외에는 대한행정사회 정책실장으로 있으며 여의도 국회 앞에서 행정사로 활동하고 한국복지사이버대학 객원교수, 사단법인 대한웅변인협회 의장, 한국M&A투자협회 사무총장, 산경일보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손 총장님에 대해 검색하다 보니 어가행렬 사진이 있더군요.

코로나19 이전에 열린 서울시 과거시험 및 어가행열 재현 행사였습니다. 창덕궁에서 재현된 행사였습니다. 제가 임금으로 과거시험 어제도 내리고 어가행렬도 했습니다. 기분 좋았습니다(웃음).

어디에서 태어나 자라셨는지요

하망동에서 태어났습니다. 5남매의 넷째입니다. 성장은 뚜껍바위가 있는 산 아래 광승에서 했습니다. 뚜껍바위는 우리 놀이터였지요. 그때는 나무도 별로 없었고 산 중턱에도 집이 다닥다닥했습니다. 학교는 중앙초등학교를 나와 영광중학교를 졸업했는데 부모님의 권유로 시험을 쳐서 서울 한영고에 입학한 후 거기서 졸업했습니다.

성장기의 가족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아버님(고 손현수 원장)은 공직에 계시다 퇴직 후 서예학원(영주중앙서예원)을 열었으며 경주 손씨 종친회장을 오래 하셨습니다. 아버님은 붓글씨로 늘 화목을 강조하셨습니다. 충효가전(忠孝家傳)과 함께 ‘사람이 살면서 염치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도 자주 하셨는데 지금 저의 좌우명처럼 되었습니다.

저는 형제간의 유별난 우애를 자랑하는데 이 모든 것이 아버님의 훈육 덕분입니다. 처가도 영주에 있는데 장인께서는 농협조합장(배석태 전 영주농협조합장)을 지내셨고 처가 어른 두 분은 현재 92세로 영주에서 건강하게 지내십니다.

재경영주향우회가 가장 역점을 두는 사안은 무엇인지요

사무총장을 3년째 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장님이 건강 문제로 직접 크게 뛰지 못하셔서 제 어깨가 더 무겁습니다. 재경영주향우회는 서울권 향우 찾기를 최대 과제로 하고 있습니다. 첫째, 읍면동과 학교 단위로 향우들을 한 분이라도 더 파악하고 소개하는 활동도 합니다. 향우를 많이 찾을수록 향우들께 도움이 되고 고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둘째, 향우들에는 고향 발전이 자신의 발전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번 세계풍기인삼엑스포에 대규모 방문객을 향우회에서 유치했듯이 각종 축제와 행사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셋째, ‘뿌리찾기 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향우 2세들의 영주 방문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생존 부모님이 계신 향우들께는 부모님의 안부 묻기 행사도 할 생각입니다.

영주에는 자주 오시는지요

영주에도 집이 있습니다. 경북도청 인근에 소재하는 경북개발공사 이사회 회의 할 때도 영주에 가고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꾸준히 내려가고 있습니다. 처가 어른들께서 연세가 많으셔서 걱정입니다. 더욱 자주 찾아뵈려고 합니다.

영주시민이나 공직자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영주시 공직자들은 영주시를 ‘주식회사 영주’라는 자세로 임하였으면 합니다. 때 되면 월급 받겠지란 안일한 자세보다 회사를 더욱 성장시켜서 스스로의 가치도 드높이고 대기업처럼 사람들이 입사하고픈 영주로 만들길 바랍니다. 영주발전을 위해 향우들과도 자주 교류하며 손발을 맞췄으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인재가 많이 배출된 고향인 만큼 지역발전을 위해 손을 내민다면 힘껏 도와줄 향우가 많습니다. 공직자들이 지금도 고생을 많이 하지만 더욱 솔선수범해 영주발전만 생각하고 나갔으면 합니다.

황재천 프리랜서 기자/ 오공환 기자

손진영 부회장 프로필

- 영주중앙초등학교, 영광중학교, 서울 한영고등학교
- 국민대(정치학 석사)
- (현)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
- (현)행정사
- (현)재경영주시향우회 사무총장
- (현)단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 (현)한국복지사이버대학 객원교수
- (전)국회의원 보좌관 24년, 새누리당보좌관협의회장, 경북도의원, 국민대 정치대학원 외래교수,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사무총장
- (수상)대통령표창(모범공무원), 국회의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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