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의 적서동 납공장 불승인 처분 관련 청구된 행정심판이 기각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좋은 소식이다. 물론 해당업체가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또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이다.
아울러 서천 둔치에 어린이 놀이시설의 개장 소식도 들린다. 아동친화도시를 표방한지 5년, 조금은 굼뜬 느낌도 없지 않지만 나쁘지 않다. 다들 그렇게 하나하나씩 쌓아 올리는 법이다. 입지 조건이나 트렌드에 맞는 놀이 시설(클라이밍, 짚라인, 밸런스 바이크장) 모두 괜찮아 보인다.
특히 바로 옆에는 족구장과 풋살 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아이, 어른 모두가 함께 여가를 즐기기에 무난하다. 무엇보다 젊은 엄마 아빠의 호응이 각별할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다. 놀이터의 이름처럼 강바람 아니, 신바람 나는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기대되는 소식이 또 하나 대기 중에 있다. 조만간에 원당천변 산책로와 서천변 벚꽃길이 조암동 사일 언저리에서 연결이 되는 모양이다. 말 그대로 영주 도심을 둘러싼 둘레길이 되는 셈인데 시민들이 이를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내년 봄에는 10만 시민 모두가 족히 이십여 리가 되는 벚꽃길을 걸으며 여한 없이 봄에 취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런 소소하지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민의 이목이나 주의를 끄는 사업이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예컨대 그 많은 사업들 중 상당수는 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정치인들의 선거용 내지는 치적 쌓기가 아니었던가 의문마저 든다.
그러다 보니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위 검증도 안된 면피용 공약 사업 같은 일에 매달리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문제는 그게 소규모 사업이라면 모르겠는데 대형 프로젝트가 되다 보면 그 부담을 시민이 짊어지게 된다. 우리 시처럼 재정이 열악한 고장에선 그 부담이 대물림될 수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작 효자노릇을 하는 사업이나 일은 (규모에 상관없이) 이처럼 따로 있다. 그것도 대부분은 생활 밀착형이다. 고장 난 가로등을 신속히 수리하거나 깨진 맨홀뚜껑을 적기에 교체하는 일, 훼손된 농로 보수라든가 심지어 민원서류 한 통 발급 속에 묻어나는 친절함처럼 사소함에 깃들여 있다. 물론 내 집 앞에 길을 내거나,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고 새롭게 깔아달라는 얘긴 아니다.
아무튼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이면 결코 사소하지 않게 된다. 그리하여 1등 행정이라는 것도 외형적인 도시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이런 사소함 속에서 꽃피는 시민의 행복 위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