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아동문학가)
동 시
내가
동시를
쓴다는 건
글에
마음을
담고 싶어서야
짧아서
못 담을 것 같다고?
짧아도 더 잘 담을 수 있어.
<감상> 아동문학소백동인회가 주관한 미래인재육성프로젝트로 올해 여름에 영주시립도서관에서 열린 ‘글나라 동심여행’에 참여한 6학년 학생의 글입니다. 이 학생은 대화하듯 ‘동시’라는 제목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아동시를 썼습니다.
4연 9행의 짧은 아동시는 각 연의 첫 행을 아주 간결하게 낱말 단위로 행을 표현하고 있어요. ‘내가’, ‘글에’, ‘짧아서’ 이렇게 낱말 단위로 시를 쓰면 간결해 보이나 자칫 산문의 한 문장을 낱말 하나로 행을 만드는 형식이 되어 동시가 제대로 될까 하는 위험이 있네요. 한 행씩 행을 바꾸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아동시를 보면 형식면에서 각 연의 첫 행이 낱말 단위지만 어색하지 않는 건 연마다 그 의미성을 가지고 연결이 되어 간다는 점입니다. 즉 동시를 쓰는 것은 짧지만 그 글에 마음이 다 담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시를 쓰고 있어요. 3연에서 ‘짧아서/못 담을 것 같다고?’ 스스로 묻는 말로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어린이다운 표현이지요. ‘짧아도 더 잘 담을 수 있어.’ 마지막 연에서 자기의 할 말을 한 행으로 마무리하듯 시를 끝맺는 방법으로 동시를 표현했습니다.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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