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부터 세계유산인 부석사 일원에서 ‘수확의 기쁨’을 주제로 사과축제가 열리고 있다.
영주사과의 깊은 맛을 알리는 것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사과를 재료로 하는 체험 콘텐츠와 이색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축제기간 동안 KTX, 고속버스 이용자를 위한 시티투어 특별 프로그램이 예약제로 운영 중이어서 무섬마을, 부석사 구간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축제의 실질적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과수농가들의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또한 영주사과의 대표 생산자 단체인 영주사과발전연구회(이하 연구회)와 축제의 주관인 영주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엇박자를 내고 있어 시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연구회 측의 주장은 이렇다. 사과축제는 재단이 아니라 생산자 단체가 주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국 사과 생산량의 14%를 차지하는 영주사과가 가락동 공판장에서 적정한 대접을 못 받고, 3등 사과로 전락한 까닭도 과수농가의 의견을 경시한 관(官)의 독주 탓이라는 것이다.
물론 재단이나 영주시 측이라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축제의 주관은 당초 영주시의 재단 설립목적 가운데 하나이다. 아울러 축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단위별 계획과 일정의 조정, 진행 방식 등에 대한 디자인과 유관기관과의 협의, 사업비의 집행까지 재단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규정과 지침에 따라 이뤄진다. 또한 재단이 사과축제에서 생산자 단체를 배재 또는 들놀이 취급했다는 취지의 주장과는 달리 수차례 협의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동전의 양면처럼 해석이 극명히 갈릴 수 있다. 게다가 말과 눈덩이는 굴릴수록 커진다. 이러다 보면 사소한 것이 전혀 사소하지 않는 일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앞서 양측의 주장을 보았듯이 이들의 생각 차이는 이외로 크지 않다. 오히려 축제를 둘러싸고 불필요한 얘기가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소통의 부족이 크다고 보여진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생산자 단체에 대한 영주시나 재단의 통 큰 배려나 포용적 자세가 못내 아쉬울 뿐이다.
어쨌거나 행사의 주관이 어디든 사과 축제가 지향하는 바는 같다. 영주 사과를 널리 알리자는 데 있다. 따라서 지금은 성공적 축제를 위해 관계자들의 합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