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무 시의원(가흥1·2동)이 지난 28일 시정질의에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영주 시청사 이전을 거론했다. 지난 지자체장 선거에서는 모 시장 후보자가 동일한 맥락에서 시청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목전에 둔 인구 10만 붕괴와 구도심 공동화의 심각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에 박남서 시장은 시청사 이전은 절차상 여러 문제를 안고 있으므로 시민 여론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한다.

시청사 이전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정식적으로 공론화된 적도 없다.

다만 지금의 분위기가 시청사의 이전을 입에 담아야 할 만큼 구도심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먼저 시 청사의 사용 실태를 살펴보면 건립한 지 어언 40년이 지났다. 그동안 행정 환경의 변화에 따른 크고 작은 리모델링과 증·개축 공사가 있었다. 그로 인해 일부 시설은 개선되었으나, 투입된 예산도 적지 않거니와 사무 공간과 주차장의 부족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시민들이 시청의 노후화와 주차장의 협소함에 대해 불평을 토로한다. 그중 일부 사람들은 시청 이전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예 한술 더 떠서 시의회와 영주초등학교 부지가 제격이라며 구체적 위치까지 지목한다. 얼추 일리 있는 주장처럼 보인다. 여기다가 우충무 의원의 구도심의 경제적 회생까지 접목하면 설득력이 배가 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약간 다르다. 시청 이전을 위한 비용이나 복잡한 절차는 차치하더라도 시청의 이전이 불러올 숙제는 대략 두 가지로 점쳐진다.

먼저 시청의 구도심 이전으로 구도심의 경제적 회생이 가능할 것인가 인데 시청이 이전한다면 예측대로 구도심은 활기를 띨 것이다. 그러나 인구감소가 진행되는 현실에서 그 효과를 계측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번엔 시청이 빠져나간 신영주 일대의 위축이 우려된다. 이러한 일희일비 상황이 시 전체의 차원에서 특별히 이득이 되는지 혹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둘째 신영주의 상가들 역시 가흥동 신도시 개발 이후 급속히 쇠락 중인 게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시청 이전이 제기되면 휴천동 권역의 상인은 물론 시민들도 좌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 시청 이전을 두고 영주동‧하망동과 휴천동의 양 지역 주민간의 갈등 양상을 빚어낼 개연성마저 있다. 사실 무지 골치 아픈 얘기다.

물론 시청 이전은 언제라도 한 번쯤 짚고 넘어갈 사안이었다. 게다가 사회적 논란이 두려워 피해 갈 과제도 아니다. 다만 시민과 의회, 영주시의 합의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어떤 것이 영주시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를 냉정하고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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