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남 (작가)

돌봄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생겨난 것이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서 사회복지제도가 거듭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다양한 혜택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일부 구성원은 다양한 측면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돌봄 현상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은 아이가 있거나 부모가 있다. 함께 살고 있지 않더라도 돌봄의 대상에서 예외인 가정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돌봄은 돌보는 주체와 돌봄 대상의 상관관계 ‘사이’에 많은 요소가 잠재돼있다. 그렇기에 단순히 사람과 사람 간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사이’에는 연관된 사람이 있고 공간이 있으며 집과 마을이 포함돼 있다. 그런 만큼 ‘사이’의 매개체인 ‘돌봄’의 통로가 많고 안전할수록 사람의 존엄과 행복도 보장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사회적 돌봄의 주요 대상으로 장애인, 노인, 어린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도 어린이 돌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영주시는 10만 인구 붕괴라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인구 감소 방지를 위한 방안으로 여러 가지 기획과 시도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영주시의 아동 친화도시 추진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온전한 아동 친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몇 사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돌봄이 필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영주시는 노인인구가 많은 고령화 도시이다. 그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지원 사업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마을 곳곳에 어르신들을 위한 여가시설인 경로당이 있고 시원한 정자가 번듯하게 세워져 있는가 하면 파크골프장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이에 비하여 아이들을 위한 시설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없는 공간을 새로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있는 공간을 나누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노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사회적 관심 속에서 자라야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다행히 서천에 아이들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한 놀이터가 들어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늦었지만 빨리 완공되어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주에 살고 있는 아동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동에게 더 친화적인 환경의 조성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지속돼야 할 것이다.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서 스스로 무언가를 요구할 수 없는 위치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위해서 네트워크가 잘 발달된 어른들의 적극적인 배려와 관심이 집중돼야 할 것이다.

영주에서 아이를 출산하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 아이가 태어나는 주변 환경부터가 부족함이 많은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영주에는 산모와 아이를 위한 조리원도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출산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 나들이를 할 경우에 변변한 놀이시설이 없어서 영주를 벗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아동 친화도시에 걸맞은 행정적인 시스템 구축은 잘되어 있는 걸까. 외부로부터의 인구 유입정책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영주에 살고 있는 시민이 한 사람이라도 떠나지 않게 할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영주시에 살고 있는 아동이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영주시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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