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남 (작가)
지난 7월 2일부터 7월 10일까지 문화예술회관 까치홀, 철쭉갤러리, 시민회관 등에서 개최됐던 ‘제29회 소백예술제’가 끝났다. 지역의 축제는 그동안 호응이 많았던 무대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무대도 존재했다.
과연 영주시민들은 축제를 통해서 지역의 예술 문화를 얼마나 즐겼으며 얼마만큼이나 만족했을까. 그동안 코로나19로 묶여있던 지역의 축제가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누구를 위한 행사일까 싶은 것도 있고, 단발성으로 끝나는 때도 있었다. 무릇 ‘축제’는 쌍방향 소통이 기본일 것이다.
굳이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소백예술제를 예로 든다면, 영주의 예술인들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어오기까지는 분명 누군가의 수고로움과 열정이 더해졌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시금 되짚어 보아야 한다. 그동안 무엇을 남겼고, 성과는 무엇이었나.
또한 영주시민들은 지난 29년 동안 얼마만큼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에 매료되었을까. 행사의 평가는 어떻게 모니터링 되었고, 바르게 평가되었는지 궁금하다. 축제를 즐겨야 할 주체, 시민들 입장도 충분히 고려한 것이고 반영이 된 걸까.
행사기간 동안 필자는 행사장을 오후 시간대에 두 번 방문했다. 한 시간 정도 머물곤 했는데, 그곳에서 일반 관객을 만나질 못했다. 자칫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닐까’ 염려스러웠다. 또한 행사장에 오전 내내 있었던 어떤 이의 말을 빌리면 “작품들은 아주 시원한 곳에서 피서를 잘 즐기고 있는데, 정작 작품을 보러 오는 시민이 없어서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예술가는 사소한 것에도 진심을 담고, 그 진심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사람일 것이다. 전시회장은 이들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전시된 공간이다. 소중한 작품을 나누고 공유하는 데 있어서 소통과 공감이 더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전시회는 가치를 더할 것이다.
신생 행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아마도 더 큰 고민이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특정인의 문제이거나 특정 단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규모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지역의 행사는 다양하기도 하거니와 그만큼 종류도 많다. 다양성 측면으로는 긍정적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 많은 행사의 비용은 어디에서 오는가, 모든 사업비는 공공의 예산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결국은 우리들의 주머니에서 지급된 세금이다. 다시 말해서 공공의 사회적 비용이다. 그렇다면 규모가 크든 작던 모든 행사는 제대로 기획되고,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은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고 동참해야 할 문제이다. 시민의 문화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지금의 축제 형태도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다. 만나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할 것이다. 또한 특별한 날에만 연출되는 것이 아닌, 부분적으로는 정기적인 열린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장소도 시민이 특정 공간을 찾는 게 아닌, 공간이 시민들 삶 속으로 들어간다면 어떨까? 어느 곳이든 접근성이 좋은 열린 공간은 분명 있을 것이다. 장소의 문제라면 평소에 시민들이 자주 왕래하는 곳이거나, 아니면 외부 사람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눈을 돌려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행사 성격을 달리하거나 방법을 다양하게 접근해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지 않을까.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해가 현실적으로 지금의 형태가 최선이라는 것을 쉽게 승인해버리면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나은 공동체가 되고 우리 지역의 예술문화가 한걸음이라도 더 성장하려면 문화적 인식의 감각 자체의 갱신 될 것, 무엇보다 이것이 선결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술인 단체, 혹은 개인은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갱신하는 지혜가 꼭 필요하겠다.
더 이상의 소통과 공감이 빠진 문화 축제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행사는 끝났고 축제의 평가는 어떻게든 내려졌을 것이다. 아무쪼록 더 발전된 다음을 기약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