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자 시의원 선거의 성적표가 나왔다.
11석(지역구 9석, 비례대표 2석 포함)을 차지한 국민의힘의 압승이었다. 3월 대선의 거센 바람이 지방선거에 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여당의 압도적 승리가 국지적인 현상도 아니었으므로.
영주시의원 선거 결과를 되짚어보면 정치신인(지역구 6명과 비례대표 2명)의 약진이 맨 먼저 눈에 띈다. 이로서 8대 시의원 절반 이상이 물갈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시의원의 대거 교체가 새로운 변화의 징후로만 본다면 나쁠 이유는 없다.
무소속의 활약상도 상당히 이채롭다. 3명의 현역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그것도 국민의 텃밭에서 말이다. 어느 동네이든지 정치인은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최다 득표(4,196표)와 최고 득표율(39.4%)를 각각 차지한 우충무, 전풍림의 선전은 가히 이번 선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국민의힘에서 말을 갈아타고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상근 후보의 소신(?)도 돋보인다.
한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장은 곤혹스럽다. 후보자 5명 전원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4년 전 선거에서 2석(비례대표 1명 포함)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뼈아프다. 시쳇말로 ʻ민주당=빨갱이ʼ라고 생각하는 유령이 우리의 고장에도 떠돌고 있는 걸까. 아무튼 민주당으로선 여전히 영주가 불모지임을 정치 풍향계는 가리켜보인다.
선거는 끝나고 한 달 후면 제9대 시의회의 개원이다. 당선인들에게 거는 바람 몇 가지를 적어본다.
먼저 정치 교과서에 있듯이 의회가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끈을 놓지 말라는 당부이다. 차기 의회의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 국민의힘은 이 점을 분명히 새겨야 한다. 광화문 촛불 이후, 비록 중앙 정치권의 일이었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의 독선과 오만이 불러온 참사를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란다.
둘째, 정치를 하다보면 학연이나 혈연 등 이래저래 엮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표를 너무 의식하면 약한 고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청탁을 거절하지 못하거나 불의에 현혹될 수 있다. 시의원은 자고로 민의의 대변자다. 민의는 공과 사를 구분하는 데서 오고, 또한 하늘에서 떨어지지도 아니다. 민의는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얻고, 소통의 방법은 오직 경청뿐이라는 사실이다. 민심을 얻기는 어렵지만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공약은 모쪼록 이행하기 바란다. 시민들은 인물뿐만 아니라 정책과 공약에 대해서 투표한다. 선거가 끝났다고 공약이 쓰임을 다한 물건으로 취급해서는 곤란하다. 만일 불가피하게 공약 이행이 어렵다면 그 사유라도 밝혀야 한다.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말이다. 11만 시민이 늘 지켜보고 있다.
짧지 않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수고하신 시의원 후보자들께 감사드린다. 당선인에게는 축하를 전하며, 특히 낙선인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