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시 선거에서 지방권력이 전국적으로 대거 우향우한 가운데 영주시장에 박남서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텃밭에서의 5% 차이에도 못치는 박 후보의 승리는 무언가 개운치 않은 성적으로 보인다.

하긴 양자 대결이라 이번엔 황병직 후보 측도 한 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16년 동안 발품을 팔아 표밭을 일구어 온 시‧도의원 4선의 인고와 저력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무당파와 민주당 지지자를 규합한 연합군의 화력은 여당을 위협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민의는 역시 국민의힘 쪽이었다. 바이블 속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현실에서는 골리앗의 손을 들어 주었다. 무소속 후보자의 작은 해머로 콘크리트 지지층을 깨기에는 한계가 있었나 보다. 표 차이는 크지 않았다.

선거가 끝났다. 지금은 축하받기에 바쁠 시장 당선인의 숙제만 오롯이 남았다.

시민들은 당선인에게 바란다. 먼저 선거로 나누어진 민심을 통합하는 게 시급하다. 통합은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짊어져야 하는 과제다. 승자로서 포용과 아량을 보여줘야 한다. 이에 필요하다면 낙선 후보의 공약도 가져다 써야한다. 선거가 시민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내편, 상대편이라는 생각부터 깨끗이 지워야한다는 뜻이다

또한, 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코앞에 있다.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행정력을 모아야한다. 이번 엑스포는 그동안 금산인삼에 가려진 풍기인삼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엑스포를 통해 풍기 인삼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판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영주 발전의 명운이 걸린 국가산업단지의 추진에 빈틈이 있어서도 안된다. 산업단지의 성패는 기업 유치에 달려있다. 기업 유치는 곧 청년 일자리의 창출이다. 기업 유치가 쉽지 않다는 것은 기업가 출신인 당선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여 국민의힘 시장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에 너무 안주해서는 안된다.

얼마전 권성동 원내대표가 말한 예산 폭탄은 사실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 그간 집권당 소속의 시장 재직시절에 영주시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돌아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영주의 경제는 영주의 ‘경제’시장을 자임했던 당선인의 후보자 시절 말빚을 시정을 통해 갚을 수밖에 없다.

사족을 하나 달자면 생활밀착형 사업의 발굴과 창의적 접근도 필요하다.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지금이 6~70년대처럼 절대 빈곤의 시기는 아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서민의 삶의 질을 챙겨야한다. 물론 대형 프로젝트도 중요하다. 다만 시민 생활에 관련이 있는 여가나 아동‧청소년 복지, 청년정책은 더 중요하다. 늘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한다.

2주 남짓의 선거 기간은 되돌아보면 한순간이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더위 속에서 표심을 일구기 위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내며, 아울러 당선인에게는 축하를 낙선한 분들께는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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