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개 나라 여행 경험, ‘k-education’ 새 한류를 개척하다

유학생들의 한국 전통결혼식 시연 참가
유학생들의 한국 전통결혼식 시연 참가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페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관광경영학 전공, 26년간 글로벌 여행 업무 담당
현재 서경대 외국인 유학생 총괄 유지, 관리 업무

세계 유명 리조트 소개 ‘부자들의 여행지’ 저자
영주도 세계 관광객 ‘웰빙 투어’ 마케팅 조건 충분

글로벌 시대이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외국인을 보는 게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생김이 한국인과 비슷한 외국 학생도 있고 피부색과 생김이 다른 외국 학생도 있다. 때로는 다양한 언어가 낯설지 않게 들리기도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여러 대학에 유학 중인 학생들의 유학 목적도 다양하다.

후진국 학생들이 한국의 발전 모델을 배우기 위해 오기도 하고 한국의 선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유학을 오기도 한다.

외국 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이 학교간 교류로 교육을 받기 위해 오기도 한다. 한편으론 대학이 살기 위해 외국 학생을 유치하기도 한다. 간혹 유학 중이던 학생이 불법 취업을 해서 말썽을 빚는 뉴스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유학생들과 크리스마스 파티
유학생들과 크리스마스 파티

k-팝, k-뷰티, k-댄스 등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는 한류 분야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의 한류 k-education을 개척하는 애향인이 있다. 바로 서경대학교 언어문화교육원장 겸 글로벌교육원장으로 있는 김동휘 교수이다. 김 원장은 k-education이 새로운 한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 성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는 현재 서경대에서 800명에 이르는 외국인 유학생을 총괄 유지, 운영·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원장은 26년간 70개 국가 해외여행 경험과 해외여행 상품 개발 및 국제행사 유치의 값진 경험을 활용, 실용학문과 K-CULTURE 중심에 있는 서경대학교를 K-Education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있는 주역으로 활동 중이다.

유학생들과 함께
유학생들과 함께

- 현재 서경대에서 언어문화교육원장 겸 글로벌교육원장으로 계시는데 소개를 부탁합니다.

현재 서경대학교에는 25개국에서 유학 온 180여 명의 외국 학생들이 언어문화교육원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학부생과 대학원생 600명을 포함해 총 780명 외국인 유학생이 있습니다. 저는 이들 유학생을 총괄 유지, 운영·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 낯선 교육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군요. 더구나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많은지라 신경을 많이 쓰셔야겠습니다.

학생들이 어린아이가 아니고 성인으로 자기 앞가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자녀가 30세에 가까워도 아이 취급하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계시지만 외국 유학생들은 어엿한 어른으로 자신이 할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책임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한국어에 서툴고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학생들의 혼란이 불가피한지라 아무래도 신경을 쓰게 됩니다.

- 처음부터 교수의 길을 걸으신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여행사에 입사해 26년간 글로벌 여행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코오롱세계일주 해외여행사업부장, 범한여행 해외여행팀부장으로 있다가 세중여행으로 옮겨 해외여행본부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세중여행 퇴직 후 대학으로 옮겼습니다.

- 현재 추진하시는 k-education이 직장생활과 연관이 있군요. 직장생활을 하시면서 뚜렷한 업적도 남기셨다고 들었습니다.

젊은 시절의 베낭여행 같은 유럽 출장
젊은 시절의 베낭여행 같은 유럽 출장

저는 배낭여행 및 어학연수 1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1993년 UCLA, UC버클리 대학 어학연수 전문상품과 유럽 배낭여행 상품을 기획해 히트를 친 바 있습니다.

2004년부터 홈쇼핑 전문상품을 개발해 GS홈쇼핑, CJ홈쇼핑 등에 출연도 했습니다.

또 코오롱세계일주 해외여행사업부장, 범한여행 해외여행팀부장을 거치면서 고품격 리조트 여행상품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2006년 세중여행 해외여행부장으로 재직하며 틈틈이 쓴 글을 모아 <부자들의 여행지>를 발간했습니다. 세계의 이름난 리조트를 소개하는 이 책은 여가와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세중여행에서는 삼성그룹 및 국내 굴지의 대기업 상용 출장 및 국제회의 미팅을 총괄하면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라스베가스 CES와 미국 케이블 방송협회 등 글로벌 MICE 행사 기획 및 총괄 운영했습니다. 당시 한국기업들의 성공적 해외비즈니스에 동참했다는 자부심은 지금까지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4년 삼성전자 베트남 해외출장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한국 상용여행사 최초로 ‘세중베트남’을 창업했습니다. 현지 여행업 진출로 삼성그룹 출장자들 현지 비자 및 교통편과 국제회의 운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매년 7% 이상 성장하는 신흥 시장 베트남에 주목하며 2017년 신규 사업 일환으로 베트남 유학생 한국 대학 유치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서경대학교와 인연을 맺고 K-Education 사업에 뛰어들었죠. 2017년 상용여행 1위 세중여행의 가장 큰 거래처인 삼성그룹이 호텔 신라로 이관되는 절차를 마지막으로 26년간 여행업에서 교육 사업으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중국 한국어과 대학생 초청연수 기사
중국 한국어과 대학생 초청연수 기사

- 해외 관광 상품을 개발하면서 고향 영주와 비슷하면서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도시도 보셨겠군요. 소개 부탁합니다.

26년간 해외여행 부서장으로 근무하면서 전 세계 성공한 관광지를 참관하고 국제회의에 참가하며 늘 고향을 생각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는 스위스에 있는 도시입니다. 제가 태어난 영주와 가장 유사한 곳이면서 성공한 관광도시였습니다. 스위스 인터라켄이라는 곳입니다.

스위스 인터라켄은 인구 5천명의 작은 도시로 코로나 이전에 100만 명 이상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입니다. 유럽의 지붕이라는 융플라우 등산 열차와 다양한 하이킹 코스, 매달 열리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인터라켄 관광청의 적극적 마케팅으로 전 세계 관광객이 1박 2박에 그치지 않고 3일-7일의 여유 있는 관광을 즐기는 도시입니다.

영주는 인터라켄이 가지지 못한 ‘웰빙 투어’ 관광자원이 있습니다. 풍기 인삼과 자연 관광지 소백산 자락길 트래킹,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석사와 소수서원, 세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 등이 있습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의 ‘웰빙 투어’ 메카로 마케팅 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 그런 경험들을 활용해 전 세계 사람들이 영주로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지요?

그럼요. 언제든지 고향이 저를 필요로 하면 저의 관광 경험과 노하우를 함께 나눌 겁니다. 저는 지금도 780명 이상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의 자연과 역사 탐방 코스로 제 고향 영주를 주저 없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18만여 명에게 ‘웰빙투어 넘버 1위 영주시’ 브랜드를 인식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 또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글쎄요. 지방대학의 소멸 위기 이야기가 많은데 인구가 줄어드니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할 학생들은 한국 국적만 있지 않습니다.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면 새로운 돌파구가 나옵니다. 영주는 선비의 고장입니다. ‘선비 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글로벌 로컬 인재 양성’를 브랜드로 대학 마케팅을 전 세계 대상으로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어 교육 및 4차산업 교육과 지역 업체와 연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가능하다 봅니다.

- 고향 이야기가 나왔으니, 어릴 적으로 돌아가 볼까요?

풍기는 외할머니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풍기 성내동에서 출생했습니다. 부모님은 갈포벽지업을 하셨습니다. 부모님의 교육열이 대단했습니다. 갓 풍기초등학교 6학년 1학기를 마친 저를 서울로 전학 보내셨습니다. 울고불고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한 학기 남기고 전학을 간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풍우회 모임에 참석하면서 어린 시절 친구인 정원근(원정 통번역), 권용선(목회자), 황재균, 정연화와 사진 동우회를 조직해 지난해 부터 매달 만나고 있습니다. 고향 명소인 금선정, 소백산, 부석사, 소수서원 등을 촬영해 은퇴 이후 ‘풍기사진관 카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일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음에도 어린 시절 뛰놀던 추억만으로 친구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푸근합니다. 중년 이후 제게 큰 위로가 되고 지금 가장 소중한 모임입니다.

황재천 프리랜서기자 / 오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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