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남 (작가)
우리나라는 ‘스마트 폰’ 보급률이 높은 만큼, 많은 사람이 사이버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미디어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사이버 범죄의 취약계층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 기기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단순기능만 익힌 경우일수록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의 피해자가 되기 십상이다. 실수로, 또는 잘 몰라서 터치 한 번 한 것이 범죄의 미끼가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범죄는 피해자의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든다. 이것이 돈이거나 애정, 혹은 취업이 될 수도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뭔가 달콤한 유혹이 있다면 경계해야 한다. 범죄 피해자는 자신이거나 가족 또는 내 이웃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으로 비추어 볼 때 누구에게나 유해한 정보를 걸러 낼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해 보인다.
“저는 제 책상에 앉아서 누구든지 도청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회계사로부터 연방 재판관 혹은 심지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개인 이메일만 있다면 말입니다.” 『스노든 게이트』에서나 영화〈스노든〉에서 경고된 이 같은 메시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더 충격적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개인정보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치레로 주고받는 명함에는 대체로 이메일이 포함돼 있다.
무심코 건네는 명함 한 장이 정보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미디어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서 조직이 아닌 개인도 얼마든지 누군가의 일상을 비밀스럽게 훔쳐보고 은밀함을 넘어 범죄로 이어지는 현실에 살고 있다.
범죄자들이 문자메시지(SMS)를 정교하게 조작하는 만큼,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URL)는 철저하게 확인하고 함부로 누르지 말아야 한다. 일단, 모르는 메시지는 무조건 의심부터 해야 할 일이다. 얼마 전에 부산에서 가슴 아픈 사건이 발생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사흘간 1억6천만 원을 보이스피싱 당하고 그 충격으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이버 범죄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범죄수단은 점점 더 지능화 되고 있다. 수수방관만 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사건들이 많다. 사이버 범죄의 피해는 어느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거나 심지어 한순간에 생명을 앗아가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이버 범죄의 지능적 수법을 파헤쳐 범인을 체포하고, 사이버 범죄의 잔악성을 알리는데 앞장선 사람이 있다. 사이버 범죄 전담 박중현 형사는 리얼 범죄 추적기 『인격 살인』이라는 책을 통해서 사이버 범죄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2018년 14만9천64건이었던 사이버 범죄가 2019년에는 18만499건이었고 2020년에는 총 23만4천98건 발생했다.
그리고 전체 발생 건수 중 직거래사기·메신저 피싱·로맨스 스캠과 같은 생활밀착형 사이버 범죄가 최근 6년간 평균 58.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통계 출처: 경찰청)”고 밝히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사람도 지키고 재산도 지키기 위해서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주변에서 지인이나 가족을 사칭한 문자를 받았다는 사례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사이버 범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깜짝 기지로 보이스피싱 범인을 검거하는 기사를 보면 영주에서도 보이스피싱 피해가 잦은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사람은 사이버 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속된 말로 모르면 털린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범죄를 당해 개인 정보도, 돈도, 영혼까지 탈탈 털리게 된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다양하게 진화하는 사이버 범죄의 접근경로를 잘 숙지하고 있어야 불행으로부터 나와 가족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또한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되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신고를 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신고 전화번호는 112도 있고, 금융감독원 1332도 있다. 사이버 범죄는 예방이 최선임을 거듭 강조하며 위에서 언급된 책의 내용을 옮긴다. “1가구 1사이버 범죄 예방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