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 (수필가)

영주시 인구는 2022년 3월 기준 101,599명으로, 머잖아 100,000명 붕괴도 초읽기에 들었다. 2020년 합계 출산율 0.97명, 2021년 합계 출산율 1.03명이라는 데이터를 보며 우리 지역의 인구 절벽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전국 합계 출산율 0.81명에 비하면 수치가 조금 높긴 하나 현실에 비춰보면 나라 전체로 드리운 먹구름이다.

지금의 세대는 일을 원하지, 결혼과 출산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출산장려금 몇 푼으로 저출산을 해결할 일은 아니다. 두 사람이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낳아야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음에도 그 절반인 한 명도 안 되는 출산 현실이 미래를 불안케 한다. 아이를 많이 낳아 젊어지는 도시를 만들고 싶은 건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이의 바람일 것이다.

영주시가 인구 유입을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영주를 사랑하지만,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 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곤 한다. 인구 유입 정책이 하나의 큰 과제이긴 하나, 인구 유출을 방지할 구체적 대안 역시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소멸 위험지역인 영주의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과 함께 초조감을 감출 수 없다.

한때 3포 세대, 5포 세대, 7포 세대, 9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후 N포세대라는 말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불투명한 미래는 시간이 갈수록 불안의 강도를 높여나갔다. 극심한 취업난과 함께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 현실 앞에 좌절하는 청년들, 어둠의 터널에 언제까지 갇혀 있어야 할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고향은 정서의 뿌리라 하지 않았던가. 대도시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 층도 있지만 고향이 좋아 고향에서 뿌리내리며 살기를 희망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찌 터전을 이뤄 내일을 설계할 수 있단 말인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과연 영주의 기업 기반은 젊음을 담보할 만큼 탄탄한지를 묻고 싶다.

대부분의 지역이 줄어드는 인구로 고민하는 가운데 도농복합시 몇몇 지자체만은 귀농·귀촌 인구가 늘면서 타지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인구가 늘고 있는 도시는 20만~30만의 도농복합시로 천혜의 자연경관과 함께 교육 및 문화, 생활편의시설까지 두로 갖춘 지역이다. 필요시 취업 및 생산활동에도 기회 제공이 용이한 곳이다.

영주를 생각하고 영주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우리 지역 강점은 청정지역에서 자란 우수한 농특산물의 보유다. 귀농·귀촌한 이들에겐 더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영주가 좋아 찾아온 이들이 역귀농 없이 그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2차산업을 부흥시킴으로써 6차산업 활성화를 꾀한다면 특화된 지역산업의 면모가 갖춰지리라 본다.

자원 최적화로 양질의 일자리가 담보된다면 젊은 층의 인구 유출 방지와 동시에 특화된 도시의 인구 유입에도 효과를 거두지 않을까 싶다. 일자리가 있어야 젊은 층이 모여들고, 젊은 층이 있어야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지역 발전을 위한 특화된 산업이야말로 영주를 보존케 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향후 영주 시민의 인구가 증가세를 보인다는 반가운 소식이 접해지길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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