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복 (소백산백년숲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2018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IPCC 총회에서 지구대기의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대비 1.5℃ 이내로 억제할 것을 제안하여 채택하였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Zero)를 달성할 것을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50년도 CO2배출량 목표를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상향하였으며 매년 2,670만톤의 CO2를 산림과 환경부문에서 흡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50 탄소중립」정책을 수립 발표하였다.
현재 대기 중 CO2 농도는 417ppm이다. 1950년대 300ppm에 머물던 것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이로 인해 산업화 이전에 비해 기온이 1.2℃ 상승하였다. 이 추세를 막아 1.5℃ 이내로 기온상승을 억제하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쉽지 않은 과제다. 대부분의 CO2 배출은 발전과 산업부문의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CO2 발생량은 91.6%가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한다. 신재생에너지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산림과 환경부문에서 탄소흡수를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산림이 탄소를 흡수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과정으로 탄소를 흡수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자연상태의 울창한 숲은 그 자체로 탄소균형이다. 광합성으로 흡수된 탄소와 호흡과 분해작용으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CO2 양이 균형을 이룬 상태다.
산림이 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숲을 이루고 성장한 목재를 장기간 이용해야 한다. 숲의 탄소흡수량은 증가한 목재의 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숲에 있는 나무들의 총 재적을 측정한 값을 입목축적이라 한다. 이를 나무의 나이로 나누면 연평균 생장량이 된다. 연평균 생장량이 최고가 되도록 관리하면 단위 면적당 목재의 생산량이 극대화된다.
탄소 흡수량을 극대화하려면 연평균 생장량이 최대가 되는 35~40년 주기로 벌채하고 다시 조림하는 순환주기로 관리하면 된다. 물론 나무의 종류와 산지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논리는 같다. 풍치와 환경을 보전할 지역과 인공조림을 통해 목재를 생산하고 소득 활동을 할 숲을 나누어 관리해야 한다.
2020년도 기준 우리나라 숲의 입목축적은 평균 165㎥/ha에 달하며 경상북도는 평균 168㎥/ha이다. 경상북도 숲을 수령별로 보면 수령 11~20년(2영급) : 53㎥/ha, 21~30년(3영급) : 124㎥/ha, 31~40년(4영급) : 178㎥/ha, 41~50년(5영급) : 208㎥/ha, 51~60년(6영급) : 209㎥/ha으로 평가되었다.
이를 연평균 생장량으로 보면 4영급(평균35년)에서 5.08㎥/ha/yr으로 정점을 나타내고 5영급에서 4.62㎥/ha/yr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진다. 연평균 목재생산량이 최대가 되는 시기를 벌기령으로 삼고 수령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가치를 고려해 수종별 벌기령 지침을 만들어 관리한다. 목재 1톤에는 탄소가 0.49%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CO2로 환산하면 1.8톤이다.
목재를 벌채하여 건축자재로 사용하면 그 수명만큼 탄소를 대기로부터 격리하는 것이다. 또 부산물을 연료로 발전하거나 난방에 사용하면 그 열량만큼 석유나 석탄의 사용을 감축하는 것이다.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양을 늘리면 지질시대 석탄기에 대기 중 탄소가 석탄으로 지각에 격리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이다.
46억년 전 처음 지구가 생겨났을 땐 지구대기의 40% 이상이 CO2였다. 38억 년 전 바다에 시아노박테리아가 출현하여 광합성을 하면서 CO2의 감소가 가속화되었다. 엽록체를 가진 다세포 식물이 육상에 진출한 4.5억년 전에는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1% 미만으로 감소하였다.
3.6억년 전부터 6천만년간 지속된 석탄기 동안 대기 중의 탄소가 또다시 목재에 흡수 석탄이 되었다. 이후 중생대를 지나며 대기 중의 CO2농도가 200ppm 대로 낮아졌고 육상의 식물들이 낮아진 CO2 농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를 이어온 것이 오늘날 식생이다, 신생대 최근기 CO2 농도는 200ppm~280ppm 사이를 오르내리며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차 되었다. 적어도 최근 수십만년 동안 CO2 농도가 300ppm을 넘긴 적이 없었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CO2 농도는 1950년대 300ppm을 넘겨 417ppm에 이르렀다. 지구생태계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 것이다. 식물들은 오히려 높아진 CO2 농도로 훨씬 더 번성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 인류가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차하는 추운 지구에서 문명을 키우고 번성한 종이라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각국은 탄소세 등을 신설하며 탄소 발생 감축 노력을 게을리하는 국가로부터의 상품수입을 막을 것이다. 탄소 감축의 첫째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다음은 재생에너지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목재 문명이 석탄기에 나무가 했던 것처럼 인간세의 목재문명이 증가한 대기 중 CO2 농도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