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이젠 진부한 말이 되었지만 그래도 선거는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 하여 선거철이면 선남선녀들이 저마다 지역정가를 논하면서 침을 튀겨가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방선거는 대선과는 달라 지역마다 그 결도 각양각색이다.

대선이 이념 지향적이라면, 지방선거는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이해(利害)나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친소(親疎)관계가 영향을 미치고는 한다. 말인 즉 후보자가 가까운 이웃이다가 보니, 시민의 관심사라든가 후보 선택의 잣대가 지극히 사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그만큼 아기자기하고 가십거리도 많이 생긴다.

어쨌거나 두 달여 남은 지방선거를 통해 4년 동안 시의 살림살이를 꾸려갈 동량(棟樑)들을 뽑는다. 하여 선거에 앞서 다른 거는 몰라도 다음 두 가지 정도는 염두에 두기를 권유한다. 먼저 이유를 막론하고 투표에 참여하는 일이다.

여전히 적지 않은 시민들이 ‘나 한 사람쯤이야’ 라는 생각도 하는 모양이다. 또한 ‘정치인이라는 게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정치에 대한 식상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일리가 있고, 사실 문제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투표를 하지 않으면서 주권이 시민에게 있다고 말하는 것은 넌센스다. 최선이 없다면 차선 또는 차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누가 이리 말했던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우리의 주권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두 번째는 입후보자의 공약 바로 알기다.

후보자가 내건 공약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영주시가 꼭 필요로 하는 것인지를 꼼꼼히 살펴야한다. 공약 읽기가 후보자를 제대로 보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후보자의 허투루 된 장밋빛 정책의 남발을 경계할 수는 있다. 오래전 함석헌은 생각하는 백성이어야 산다고 갈파(喝破)한 적이 있다. 요즘의 시대적 맥락에서 재해석을 하자면 아마도 그는 소신 있는 투표가 시민의 주권을 바로 세운다고 말하고 싶었을 게다. 세월이 흘러도 생각하는 백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시 돌아가서 민주주의는 투표라는 자양분 위에서 비로소 꽃을 피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었다는 서정주의 시구처럼 어떤 꽃을 피울 것인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유권자인 시민의 몫이다. 시민들의 참여와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럼에도 만일 누군가가‘ 듣도 보도 못한 세상이 되어도 나는 괜찮아’라고 투정하듯이 말한다면 얼마나 속상할 일인가.

6월 1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지난 지방 선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 올해부터 18세 이상이면 선거권이 주어진다. 생애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될 이 청년들의 표심이 무척 궁금하다.

시민들이여, 지방 정치에도 모쪼록 관심을 가지시라. 그리고 6월1일엔 투표에 참여하자. 신분증은 꼭 지참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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