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이든 교통 혼잡은 본질적으로 주차난이며, 주차난은 주차면수 대비 차량의 과다가 빚어내는 현상이다. 영주시만 해도 2021년 기준 차량등록대수는 5만7천대를 넘어서는 반면 주차면수는 7천100대(개인 주차장 제외)에 불과하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차량대수만큼 주차면을 조성하는 일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 그만한 재원 마련이 쉽지가 않고, 적재적소의 주차장 확보는 더욱 쉽지가 않다. 이를테면 가흥 신도시의 경우처럼 특정 지역에 인구와 차량이 집중되면 주차장 조성 부지의 확보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통의 동맥경화는 도무지 피해갈 방법이 없다.
시에서는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주차장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중이다. 지난해 시는 영주동 거점 주차장을 비롯하여 세영리첼 인근 임시공영주차장, 개방 주차장사업 등 1천200여 면을 확보했다고 한다. 금년에도 가흥신도시 주차타워(200면)와 어린이테마공원 지하주차장(99면)등을 계획하고 있어 가흥동의 주차난을 해소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시의 고충을 모르는 게 아니지만 개선해야할 과제도 있다. 형식적인 차고지 증명제도나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하는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은 개선의 틈새가 있다.
시민의 활용이 낮은 도심공원이나 놀이터를 주차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은 어떨까. 또한 주차장의 구역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예컨대 공영주차장 사업 대상지 중 일부는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이동이 적은 구도심이나 변두리에 위치하여 비능률적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해결이 시급한 과제는 시민들의 미성숙한 교통 문화이다. 시에서는 매일 시가지를 돌며 무단주차에 대한 계도 단속을 한다. 시민들과 언쟁도 하고 때로는 얼굴을 붉혀가며 읍소도 한다. 그러나 유료 주차장엔 빈곳이 눈에 띄는데도 길가 불법 주정차는 여전하다. 이면도로나 골목길 주차는 당연하고, 심하게는 길모퉁이나 횡단보도까지 점령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시민의 권리와 책무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은 아닐까.
교통 혼잡에 대해 불평을 하기 전에 한번쯤 자신의 뒷모습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간다든지, 대중교통의 이용과 주차장외의 지역에 주정차의 자제 같은 누구나 알지만 그러나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 일상 말이다.
시민들의 의식이 달라지면 주차난은 분명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주차장 조성도 중요하지만 양보와 배려 같은 운전자들의 소리 없는 공동체의식의 실천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