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흑색선전과 가짜뉴스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민들은 날마다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기에 정체불명의 정보에 휘둘리고 있다. 게다가 정보의 흐름도 일방통행에서 쌍방향으로 바뀌면서 공급자와 소비자의 경계도 모호해졌다.

조금 과장되게 말해 뭐가 뭔지 모르는 혼란의 도가니다. 실제로 전통적 미디어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의 소식통을 보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라는 속담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 대표적인 공간인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곳은 거의 도떼기시장에 가깝다. 1인 미디어의 세상답게 개인의 주장이 여과 없이 세상으로 뛰쳐나온다. 1인 미디어가 모두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정보의 왜곡과 조작이다. 현대 미디어의 특성상 정보의 가공과 편집이 용이해지고 높은 퀄리티 까지 갖추면서 정보의 진위 식별이 쉽지가 않다. 시쳇말로 확신 편향적 ‘가짜뉴스’라는 건데 그 태생에 대한 F․ 베이컨의 통찰이 새겨들을 만하다.

"인간의 지성은 일단 어떤 의견을 채택한 뒤부터는 모든 증거를 끌어들여 그 견해를 뒷받침하거나 동의해버린다. 설사 정반대를 가리키는 중요한 증거가 훨씬 더 많다고 해도 이를 무시하거나 간과해버리며, 미리 결정한 내용에 죽어라고 매달려 이미 내린 결론의 정당성을 지키려한다”

이런 가짜뉴스의 수법 몇 가지를 보면, 먼저 어떤 사실 속에서 필요한 부분만 임의적으로 잘라내어 보여주는 것이다. 맥락을 무시한 경우인데 정보의 내용은 당연히 변질된다. 다음, 의도적인 조작이다. 관련이 없는 두 개 이상의 정보를 짜깁기하는 방식이다. 이를 밝히려면 크로스 체크나 사실에 대한 추적 과정이 있어야 한다.

대개의 소비자들은 번거로움 때문에 검증을 포기해 버린다. 그 다음, 정보의 출처와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설령 출처나 근거가 있더라도 그 자체가 또 다른 가짜뉴스인 케이스다. 이 정도가 되면 할 말이 없어진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대체로 배중률적 흑백논리에 바탕을 둔다. 또한 상대가 반론을 제기하면 동문서답을 하거나 혹은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식의 궤변을 일삼는다. 소수이지만 아예 터무니없는 욕설로 응수하기도 한다.

물론 소비자 쪽에도 문제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고 믿으려 하기 때문이다.

정보는 넘쳐나고 사실을 제대로 알기란 간단치 않다.

그러나 아무리 탈진실post-truth의 시대라고 해도 진실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법.

하여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실과 주장이 대응하는지를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1)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을 뜬다.

1)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의 작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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