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 (아동문학가)
주머니
많은 사람들은 내게
물건을 맡긴다.
난 항상 그 물건을 보관해주지.
그러다 내가 입 한번 벌려
물건들 와르르 쏟아지면
날 이리 뒤적 저리 뒤적
잘 보관해줘도
날 원망하는 사람들
그래도 그게 내 일인 걸!
<감상> 지난 여름방학에 아동문학소백동인회가 주관한 ‘글나라 동심여행’ 강좌에서 동시를 써서 우수작에 뽑힌 5학년 안희영 학생의 글입니다.
앞의 신문 (92), (93)회에서는 주머니 제목에 대한 동시 이야기를 감상했습니다. 앞에서는 글을 쓴 저자가 본인 중심생각의 주머니를 대상으로 글을 썼지만 이 학생은 좀 다른 관점으로 글을 썼네요. 사람들이 내게 물건을 맡긴다고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내가 그 물건을 보관해준다고 주머니 입장에서 시를 써가고 있어요.
주머니가 한번 입을 벌리면 물건들이 와르르 쏟아진다고 주머니 자신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전개해 갑니다. 그래서 내가 이리 저리 잘 보관해주어도 사람들이 원망을 한다고 4연에서 주머니가 하소연 하는 화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이 정말 주머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날 정도로 표현하고 있네요. 그러나 끝 연을 보면 주머니는 ‘그래도 그게 내 일인 걸!’하고 자조 섞인 표현을 하는 의인법을 사용한 재미난 아동시라 여겨집니다.
(제5기 미래인재육성프로젝트 동시 우수작 2021년 8월)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