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선 (소설가·본지논설위원)
작년 6월 ‘영주적십자병원과 코로나 2차 대유행’이라는 칼럼에서 코로나 확진자 치료 보조금 지급에서 상주적십자병원과 영주적십자병원의 손실보상금 불균형 차별 지급에 대한 항의 칼럼을 썼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영주적십자병원이 외지 코로나 확진자 치료를 해주고 손실보상금에 차별 대우를 받고 상주적십자병원이 받은 특별재난교부금을 영주적십자병원이 받지 못한 것에 대해 평범한 영주 시민들을 열나게 했다. 그래서 그런 칼럼을 썼다.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이 칼럼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다. 그분의 따님이 코로나 확진자가 되어 현재 영주적십자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의료진이 모두 친절하고 우리지역 시민들이 모두 따뜻하게 대해줘 너무 고마워서 이 칼럼에 댓글을 단다고 했다. 코로나 입원 환자 중에는 경기도 동탄에 사는 분도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다. 그분의 댓글을 보고 영주시의 의료진들이 고맙고 코로나로 고통을 받고 있는 외지인에게 친절한 시민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코로나 바이러스, 참 무섭다.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이미 80만 명이 죽었고 한국도 사망자가 5천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백신접종을 하면 2019년 초기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독감정도로 끝날 줄 알았는데 바이러스가 전 세계의 인간들의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줄 몰랐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들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평범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우쳐 준 것이다. 인간들이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어느 정도 통제했다고 발표하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그럼 신종 변이 바이러스는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바이러스 항체를 만드는 백신과 강력한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누구도 언제까지라는 확신을 할 수가 없다.
그럼 인간과 코로나 바이러스는 공존 할 수가 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생존 방법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백신 주사를 맞는 방법뿐이다. 그래서 백신주사를 맞았다. 백신접종센터에서 1, 2차 화이자 백신을 맞았을 때는 몸에 어떤 반응도 없었다. 그러나 3차 화이자 접종을 했더니 가벼운 통증이 있었다. 청정지역 선비시민 여러분, 우리 모두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백신 3차 접종을 합시다.
2004년부터 햇수로 17년간 영주시민신문에 칼럼을 썼다. 칼럼(column :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시사문제, 사회촌평을 하는 난)을 쓰면서 우리지역의 이슈나 사회문제에 대해 논하고 칼럼의 원칙에 충실 하려고 했다. 포항에 지진이 났을 때는 학교 건물에 내진보강 설비를 하자고 했고 영주댐 문제가 우리지역에 이슈가 됐을 때는 영주댐에 관한 글을 썼다. SK머티리얼즈가 지역사회에 이슈가 됐을 때는 지역의 여론을 시민칼럼으로 썼다. 그동안 전국의 여러 지면에 독자들을 상대로 글을 썼다.
영주시민신문에 쓰는 칼럼은 항상 조심하고 신중하게 본연의 원칙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한 달에 1회 2천700자 칼럼 한 편을 쓸 때마다 다른 글보다 더 에너지를 쏟았다. 그 이유는 전국의 독자들은 비대면 독자들이다. 그러나 영주시민신문의 칼럼의 독자들은 내가 사는 지역의 이웃이며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우리시민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오랜 만에 만난 옛날 친구를 만나 안부를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시민신문 칼럼을 보니 니가 뭘하고 지내는지 알겠더라”하고 대답했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사회문제를 논하거나 비방하는 일은 칼럼 주제에서 제외하려 애를 썼다. 가능하면 우리지역에 공익적이고 시민들이 공감하는 칼럼을 쓰려 했다. 아니면 시민칼럼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전국적인 사회문제나 이슈는 다른 분들이 쓰고 우리지역에 사회문제나 이슈를 논하고 시민들의 여론을 대변하는 지역 칼럼을 쓰려고 노력했다.
2004년 첫 회 칼럼은 ‘부처님 코 베어가는 세상’이라는 제명으로 칼럼을 썼다. 강변도로가 삼존불과 너무 가까이 있어 대형 트럭이 다닐 때마다 진동으로 소중한 천년 문화재가 심하게 훼손되고 있었다. 삼존불 축대에 균열이 생기고 벽면에 금이 가고 있었다. 당시 삼존불 앞 도로는 비포장 자갈길로 차량들이 다닐 때마다 먼지와 진동이 아주 심했다. 그래서 삼존불 앞에 기존 신작로를 삼존불에서 조금 더 멀어지는 우회도로를 만들자고 했다.
지금의 삼존불 앞 2차선 아스팔트 도로를 지날 때마다 그 칼럼을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 2004년 당시 영주시민신문은 월 1회 발간되었다. 사주겸 편집국장 혼자서 밤을 새워 신문을 만들었다. 오직 지역 여론을 대변하는 자긍심 하나로 신문을 만들었다. 북부지역 여론의 중심이 된 지금의 영주미디어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그땐 젊었고 열정이 있었다.
혹시나 17년 동안 제가 쓴 졸필 칼럼으로 마음이 상한 시민들이나 단체가 있었다면 넓으신 마음으로 해량하시기를 소원한다. 모든 일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몸은 병들고 에너지가 소진 되어 시민여러분들께 고별의 인사 올린다. 코로나로 고생했던 신축년이 지나고 12간지 중 범띠의 해, 임인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잡귀와 액운을 막아 주는 영물로 알려져 있다.
호랑이는 짐승의 왕이며 모든 일에 도전하여 성공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사랑방에 대호도를 붙여 놓고 잡귀와 액운을 막으려 했다. 임인년 새해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소멸되고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는 우리시민들의 모습을 희망하며 시민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만복이 함께 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며 고별인사를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