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실패 끝에 데이터 구축 전문기업 “우뚝섰다”

2021마이크로바이옴 영주포럼
2021마이크로바이옴 영주포럼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페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어릴 적 조부의 유훈 지키며 대인관계와 회사 경영
대기업, 관공서, 금융권 기반시설 유지보수 업체 선정

기술개발과 해외사업 추진...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진출
고향 영주 발전과 지역 주민생활 향상 사업도 구상

영주시민신문의 뿌리독자

재경 영주 관련 행사가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애향인이 있다.

바로 ㈜길훈테크 이강기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의 고향사랑은 유별나다.

통상 고향 모임이 모교 동창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도 같은 동기들의 모임에 주로 참석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동기 모임을 넘어 선후배들 모임이나 더 나아가 영주 관련 행사에는 모두 참석한다.

영주시민신문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구독하고 있는 뿌리독자이기도 하다.

할아버지가 가르친 선비 정신

이 부회장은 집안사람들도 챙긴다. ‘동주회’ 이름으로 집안사람들 모임도 결성해 우애를 다지고 있다. ‘동주’는 그의 할아버지 호이다. 할아버지가 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진성이씨 가문의 사람으로 조상들의 이름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거나 선비란 사회에 나가 기여를 해야 한다는 등의 할아버지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처음 그가 사업을 시작할 때 회사 이름을 ‘동주공영’이라고 했을 정도이다. 스마트폰에서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하는 그의 목소리엔 존경의 마음이 들어 있다. 그의 할아버지(고 이유화)는 한학자로 도산서원의 원장도 역임했다. 이 부회장의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할아버지이다. 무섭기도 했지만 생활을 하면서 등불이기도 하다. 그가 주도해 만들어서 이어오고 있는 친척 모임의 이름을 할아버지의 호를 따 ‘동주회’로 한 이유다.

재경영주77회 육성장학금 전달식
재경영주77회 육성장학금 전달식

이 부회장은 이산면 신암2리가 고향이다. 퇴계 이황의 형인 온계 이해가 연안김씨 집안에 장가 든 인연으로 이 마을에 진성이씨가 터를 잡았다. 온계의 손자 때부터 이곳에 세거해 지금에 이른다. 고향에는 현재 어머니가 계시며 형님이 모시고 있다. 그의 형 이우기씨는 고향을 지키며 농사를 짓는다. 농사기법의 발전에 관심이 깊어 억대 소득을 올리는 농업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형의 소식을 영주시민신문을 통해 접했을 때 너무 반가웠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마을에서 가까운 이산동부초등학교를 다녔다. 지역민과 출향민들의 추억이 깃든 이산동부초등학교는 안타깝게도 현재 폐교됐다. 영주댐 수몰지역에 있던 이산서원을 학교 터 앞으로 옮겨 올해 복원을 마쳤다. 이산서원 복설터로 이곳을 잡을 때 학생들의 공부 터전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기도 했다.

이산동부초등  한마음 어울림행사
이산동부초등 한마음 어울림행사

실패를 성공으로 이끌다

동부초등학교를 마친 이 부회장은 영주중학교와 영주고등학교를 나와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집안 형편상 취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늦은 나이로 아주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대학 공부를 마쳤다. 늦은 나이에 대학을 졸업했는지라 바로 창업(인테리어 사업)을 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꿈꾼 창업이기도 하지만 그는 이 사업에서 실패를 맛보았다고 한다. 총 세 번의 시련을 맞았다. 사업 경험 부족에 사람이 좋아 부실채권이 많았던 탓이다.

어려울 때 이사를 수도 없이 다니면서 밤낮 없이 일을 했다. 큰 아들을 유치원에 못 보낼 정도였다. 실패와 재기를 거듭하며 그의 사업은 빛을 보았다. 그가 모교와 고향에 경제적으로 기여를 하는 것도 사업 초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마음을 다진 데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고향 생산품의 원활한 유통을 돕고 출향인과의 연결을 위한 프로젝트로 ‘영주인몰(Mall)’을 영주시와의 협업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한독기술 군포공장 태양광설치
한독기술 군포공장 태양광설치

현재 데이터센터, 상황실, 신재생에너지 주축사업

그는 대학 졸업 후 29세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사업 역량을 키웠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정보통신 전기·공조·건축·인테리어까지 토털 시공을 할 수 있었다.

그가 창업한 ㈜씨피아이솔루션은 전산센터와 방송센터, 각종 상황실 등 정보통신 설비분야 및 전기, 실내건축, 기계설비, 소프트웨어 등 종합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종합기반환경 설비사업을 선도해온 전문회사이다. 할아버지 호를 따 1990년에 설립한 동주공영을 모체로 한다. 이후 1999년에 (주)한산씨엔에스로 정식 법인등록을 하고 LG CNS, 삼성SDS, SK C&C, SQT, 현대정보기술 등 대기업 협력업체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5년 4월 ㈜씨피아이솔루션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이때, 기계설비공사 전문건설 면허, 전기공사 면허를 등록하며 정보통신 기반환경설비를 종합적으로 수주해 시공하는 역량을 갖췄다고 한다. 이 역량을 바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기업은행, 한국전산원, 국민연금공단, 보험개발원 등 대기업, 관공서, 금융권의 기반시설 유지보수 업체에 선정되는 등 기술개발과 사업규모를 키워 나갔다.

사랑밥차 전달식
사랑밥차 전달식

기술개발과 해외사업 진출

그는 기술개발에도 주력해 2010년에 정온제습 항온항습기 특허를 등록하고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소프트웨어 정부 및 공공기관 대기업 참여제한을 받고 데이터센터의 해외 시책에 따라 그의 사업은 또 다른 전기를 맞았다. 정부 시책에 따라 동남아 등 해외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경찰청과 재경부 전산센터 상황실 공사는 대표적 사례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관료의 부패가 나라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됨을 체험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시공에도 역량 갖춰

우리나라가 데이터센터의 허브로 부상하면서 정보통신 기반설비 설계 및 구축분야에서 종합경쟁력을 갖춘 그의 회사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구축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최근 서버전문기업 T사로부터 총사업비 수십억 규모의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을 수주했다.

정보통신 기반 설비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턴키 수주를 받아 굵직한 민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영상관제시스템을 비롯 네트워크 통신설비, 그리고 항온항습기, 냉방기기, 공조기, UPS 등을 아우르는 기반 환경설비 토털솔루션 공급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에 적합한 온도, 습도, 전력, 보안 등을 종합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융복합 IT기반설비 토털솔루션 제공능력을 두루 갖춰 기업은행 IT센터, 공공기관 전산센터, KBS 전산센터, 국회의사당, 정부 데이터 센터 등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품질과 기술력, 그리고 사후관리를 통해 신뢰를 쌓았다.

이 부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분야 및 LED전광판 솔루션 분야에도 진출했다. 태양광발전의 수익성 분석 등 컨설팅부터 설계, 시공, A/S 등 토털서비스 제공으로 농촌, 공장지붕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수많은 시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중심의 경영철학

사람을 좋아하고 신뢰를 한 후에는 가족처럼 생각한다.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 그의 기본자세이다. 그는 수주입찰에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정보를 자신이 갖고 있으면 모두 알려 줘 도움을 주니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도 새로운 역량을 갖추기 위해 공부를 한다. 배움에 목마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파트너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함이다. 오랜 기간 향우회, 동문회 등 만이 아니라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부회장의 사람 중심 철학과 관련되며 어릴 때부터의 가정교육과 연결돼 있다.

현재 그는 ㈜길훈테크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T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태양광 사업의 경우 지역 주민 참여로 영주댐 상류 주변 40만 평에 복합 단지사업을 추진해 고향 영주 발전과 지역 주민생활 향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계획이다.
 

이강기 부회장 프로필

-이산동부초등학교, 영주중학교
-영주고등학교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고려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고려대 노동대학원 노사정과정, 고려대 정책대학원 최고위과정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중소기업중앙회 최고경영자과정
-국립국악원 최고경영자과정
-중앙공무원교육원 민관CEO과정
-세계경영연구원 지식과정

-(현)㈜길훈테크 부회장
-㈜씨피아이솔루션 대표
-(현)영우회 사무총장
-(현)영사포 사무총장
-(현)영주인몰 추진위원장
-이산동부초등학교 동기회 총무
-재경 영주중학교 동기회장
-재경영주시향우회 조직본부장,
-아주대총동문회 조직본부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위원회 위원
-한국소기업소상인연합회 이사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 이사
-서울로미래로 신재생에너지 위원장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 이사
-중소벤처협회 신재생에너지 위원장
-대한마이크로바이움협회 부회장
-한국시설관리협동조합 K-방역공동사업단 마케팅홍보 위원장

황재천(프리랜서) 기자 / 오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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