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을 하며 선비정신을 바탕에 두다

부천 영주향우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부천 영주향우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페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주>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소방방재 전문가
성공기업 저력에는 ‘사람중시’ 인생관

김정섭 ㈜중앙소방이앤지 대표는 소방방재 분야 전문가이다.

㈜중앙소방이앤지를 비롯 소방방재 분야 회사들을 창업해 유망 기업으로 키운 기업가이자 우리나라 소방방재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이다.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실무를 바탕으로 학문적 역량을 키워 방재공학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은 우수논문으로 선정돼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원장상을 수상했다. 소방방재분야 후학 양성에도 관심이 크다.

현재도 열악한 기반의 소방이지만 단 한 번의 사고로 인적 물적 손해가 큰 재해를 방지할 수 있는 분야가 소방이기 때문이다. 그는 후진 양성을 위해 경민대학교와 동양대학교 소방관련 학과에서 외래교수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소방방재 관련 학과 출신자들의 취업 기회를 열기 위해 대학 관련학과 출신자들을 매년 채용하고 있다.

소방 분야 창업을 하기 까지

1975년 영주종고를 졸업 후 곧 바로 취업한 곳이 봉화 석포에 소재한 코스모화학이었다. 삼척공전 출신과의 임금 격차에 자극받아 삼척공전에 진학했고 대학를 다니며 과외교사 등으로 학비를 마련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연구소에서 안료 개발을 담당했다. 안료의 국산화가 그의 목표였다. 국산화가 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고 관련 산업의 발달로 이어질 수 있는지라 5년의 시간을 투자해 국산개발을 성공시켰다.

1992년 12월 다니던 회사를 사직하고 이듬해 직원 5명을 두고 소방설비업을 시작했다. 다니던 회사에서 안전관리자로 활동하면서 소방의 중요성이 더 커짐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이 분야 전문성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창업의 이유였다고 한다. 김 대표가 갖고 있던 소방설비기사, 산업안전기사 등 관련 자격증이 창업에 필요한 기술적 자본이기도 했다. 창업 초기 2~3년은 휴일도 없이 일만 했다고 회고했다.

영주출신 권순조 시인 시집 출판기념회
영주출신 권순조 시인 시집 출판기념회

회사 경영에도 적용하는 인성 중시의 선비정신

김 대표는 창업 초창기 직원 5명으로 출발해 지금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김 대표는 사람을 중시한다. 창업 동지들이 오랫동안 근무한 것은 그의 이러한 사람 사랑이 회사 문화가 됐기 때문이다. 창업 동지 중 세 명이 지금도 근무하고 있으며 두 명은 자녀들도 회사 가족이 됐다 한다.

또 사직 후 같은 분야에서 창업을 한 사람들은 지원하기도 했다. 그 직원들이 세운 회사는 지금 김 대표의 사업에 협력사가 돼 윈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을 중시하는 그의 인생관은 어렸을 적 형성됐다. 총동창회장 자격으로 영주중학교 졸업식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자라나는 세대의 인성교육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 스스로도 어렸을 적 받은 어른들의 인성교육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선택의 시기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여러 학교 운영위원장을 역임하면서도 인성을 강조했다.

1993년 회사 설립 후 도급 순위 최상위(소방시설 공사업, 소방시설 관리업)업체로 발돋움하고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은 영주 출신으로 어릴 적 가정교육과 선비정신을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금도 사사로운 이익 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선비 정신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김 대표에게서 기업가형 선비정신이 보이는 이유다.

한국소방시설협회인천시회 장학증서 수여
한국소방시설협회인천시회 장학증서 수여

소방방재 산업분야에서 왕성한 할동

소방방재 분야에서 그가 쌓은 업적은 최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경영하는 ㈜중앙소방이앤지는 소방시설공사업, 전기공사업, 소방시설 설계업, 감리업, 소방시설 유지관리업을 하며 기업부설 연구소를 갖추고 있다.

시공능력은 5천여 개 업체 중 최상위 그룹에 속하며 소방시설 관리업은 600여개 업체 중 역시 최상위 그룹이며 신용평가 역시 상위권이다. 자회사인 경인소방이엔지도 소방공사업, 소방시설 관리업, 감리업, 설계업을 하며 시공능력과 점검 능력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창업 초기의 다섯 명이던 동료들이 사십여 명으로 늘어났다. 기술력 향상과 정도 경영을 추구했고 믿고 함께 한 동료들의 성실함이 있었기에 부침이 심한 건설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중앙소방이앤지는 소방공사 사관학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소방기술 분야는 현장 기술력과 국가 자격증도 함께 보유해야 기술자로서 대우를 받는데 그의 회사에는 어렵다는 소방 기술사를 세 명을 배출했고 소방시설 관리사 역시 네 명을 배출했으며 특채로 소방공무원 두 명이 근무하고 있다.

매년 관력학과 졸업생 서너 명씩을 입사시켜 소방기술인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기 근무로 동종업체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많음에도 경쟁력이 있는 건 장기 근무자들의 동종 업체와는 비교해 높은 기술력에다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공휴일이나 지방은 물론 야간작업까지도 불사하기 때문이다.

현재 김정섭 대표는 (사)한국소방시설협회 인천시 회장으로 있다. 이 협회에서는 이사와 감사도 역임했다. 소방산업공제조합에서 감사를 지낸 후 현재 이사로 할동하고 있다. 현재 소방청 중앙소방기술심의위원, 소방산업정책심의위원, 소방특별조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인천광역시 성능위주설계심의위원, 인천교육청을 비롯 여러 기관의 소방기술심의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재경문수향우회
재경문수향우회

소방업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인정 받아

김 대표는 올해 7월 1일 인천 부평구(구청장 차준택) 선정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했다. 그가 받은 상은 경영혁신으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은 상이다. 상을 받으면서 김 대표는 “고객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노력하는 기업, 꾸준히 연구하고 발전시켜 세계로 나아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수상이 결정되자 당시 인천의 지역 언론은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경영부문 수상자인 ㈜중앙소방이앤지는 전문소방시설공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28년차 소방종합면허업체다. 소방시설 도급 한도액이 전국 10% 이내에 포함되는 소방전문 우수기업이다.

부설연구소를 두고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지난해 화재감지기 교체용 드론 특허를 받는 등 소방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기부금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재래시장이나 양로원 등 취약지구 소방시설 무료 점검 및 무상 수리 활동 등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왕성한 활동이 인정받아 인천시장 표창 3회, 행안부장관 표창 3회, 소방청장 표창 2회, 경기도지사 표창 2회, 강원대 우수 논문상, 부평구청 우수중소기업인상, 부천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소방시설협회인천시회 장학증서 수여
한국소방시설협회인천시회 장학증서 수여

고향 생각하는 애향인들의 모임 활동도 ‘적극’

현재 김 대표는 영주중학교 총동창회장이다. 영주중 총동창회는 이미 평동문으로 그리고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동창회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었다. 영랑회 회장인 전홍구 전 KBS부사장의 권유로 활동을 시작한 영랑회는 매년 장학금 500만원을 조성해 지급하고 있다.

영랑회는 모교인 영주중의 숙원사업을 연차적으로 해결하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근면 성실한 후배들을 후원하기 위해 결성했다. 2015년에는 교정에 시계탑을 세우고 시계탑에 ‘꿈은 크게, 끼는 실천으로, 행동하는 지식인’을 새겨 후배들이 사회에 큰 기여를 하는 소망을 담았다.

이 때 체육관 대형 벽시계도 함께 기증했다. 2009년에는 애향인들의 모임인 재경문수향우회 결성에 실무책임자인 사무국장을 맡아 출범시켰다. 그의 왕성한 실무적 뒷받침으로 재경문수향우회는 영주의 대표적인 향우회가 됐다. 그 후 재경문수향우회 회장을 역임했다. 부천에 사는 영주 출신들의 모임인 재부천영주향우회장도 역임한 애향인이다.

고향 마을은 늘 동경의 대상

김 대표는 문수면 월호2리 동산골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가난했지만 단란하고 교육열이 강했다. 동산골은 월호2리의 기와고개마을, 동산골마을, 새마을 중 하나이다. 월호2리는 와현지, 속골못, 피밭골지 등 저수지가 있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에게 저수지와 기와고개는 추억의 장소이다.

몸집이 작고 겁이 많아 반남박씨 재사를 지날 때도 홀로 가지 못했던 추억, 썰매를 타며 얼음이 얇은 곳을 겁냈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문수초를 다니다 6학년에 문수중부초로 전학해 졸업했다. 그리고 영주 시내 영주중으로 진학했다. 당시 영주중은 공부를 잘 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그의 형(김영섭 전 문수면장)이 1년 먼저 영주중에 진학해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많이 들었다.

화재 예방 시설을 미래 가치로 평가해야

에너지를 손쉽게 사용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도 소방산업의 발전 요인으로 작용한다. 목재에서 연탄, 석유, 전기에서 미래 에너지 자원인 태양광 수소 등의 에너지원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예기치 못하는 재난이 발생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건축물이 대형화 초고층화 되면서 방재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위험이 도사린다.

사람 삶의 변화와 함께 화재 발생의 원인도 변하기 때문에 소방기술 발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평생을 소방기술자로 살아온 사람으로 화재 예방 시설이 경제적 가치로만 평가 받지 않고 미래가치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향에서도 고층 건물이 올라가는 등 변화의 바람 속에 있어 그에 맞는 소방방재 기술도 함께 적용되길 바라고 있다.

생각이 반듯하고 건강한 젊은이들이 미래산업인 소방업계로 진출하고자 한다면 40년 경력의 경험을 토대로 기술을 전수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특히 고향 영주 출신들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섭 대표 프로필

- 문수초등학교, 문수중부초등학교(6학년 때 전학), 영주중학교
- 영주종합고등학교(현 영주제일고등학교)
- 강원대학교(삼척캠퍼스) 화학공학과
- 강원대학교 방재설비대학원 방재설비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 경민대학교, 동양대학교 소방학과 외래교수 역임
- 재경 문수향우회 회장, 부천시 영주향우회 회장
- (현) ㈜중앙소방이앤지 대표
- (현) 영주중학교 총동창회장
- (현) (사)한국소방시설협회 인천시회장 (감사 및 이사 역임)
- (현) 소방산업공제조합 이사(감사 역임)
- (현) 소방청 중앙소방기술심의위원, 소방산업정책심의위원, 소방특별조사위원
- (현) 인천광역시 성능위주설계심의위원
- (현) 인천교육청 등 여러 기관 소방기술 심의위원
- (현) (사)부평중소기업협의회 부회장, (사)부평구체육회 부회장, 부평신우신협 부이사장

황재천(프리랜서) 기자 / 오공환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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