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안 최상호 (시조시인, 본지 논설위원)

사상 유례가 없는 대권 도전자 숫자, 무려 스무 명이 넘습니다.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서민으로선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입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서 보고 듣고 느끼기에 그 나물에 그 밥인 것만 같습니다.

적어도 나라를 대표할 대통령이라면 우월한 자기 능력보다 각 방면의 뛰어난 인물을 선택하는 안목만큼은 남달라야 할 것입니다.

현 정부 들어 총리, 부총리를 지내신 분들, 검찰총장, 감사원장 그리고 의원, 도지사를 지내신 분들이 각축을 벌이는 모습이 그리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까지의 우리 정치사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에 대한 수정과 보완 의지가 강하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라며 몇 가지 발칙한 상상을 펼쳐봅니다. 가장 먼저 공약에 대한 것입니다.

첫째, 이 나라의 모든 선출직 공무원 자격을 강화하여 작은 범죄경력이라도 있으면 후보자자격을 박탈한다고 공약해주기를 바랍니다.

둘째,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할 때부터 적어도 둘 이상의 정당 소속 의원이 공동으로 법안을 발의토록 하겠다고 공약해주기를 바랍니다.

셋째, 국가 경영의 최고 목표를 민생에 두겠다고 공약해주기를 바랍니다.

넷째, 모든 선출직 공무원의 재산변동 상황 분기별로 공개하고, 임기 내 법정 이율 이상의 증식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약해주기를 바랍니다.

다섯째, 국회의원 지위는 지방의회와 똑같이 최대 3선까지만 가능하게 공약해주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현 헌법을 개정하여 내각책임제 또는 대통령 중임제가 가능하도록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약해주기를 바랍니다.

아직 특별한 공약이 없는 후보자도 보이지만, 지지율이 높은 이들에게서 공통점은 보입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장은 공정하게 결과가 정의롭게 만든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왜 이제까지는 그리하질 못했나 하는 점입니다. 그들이 높은 결정의 자리, 조언의 자리에 있을 때 말입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특혜가 없고, 벼락부자가 나타나지 않으며, 모든 소득에 세금이 붙도록 했어야지요.

경제활동의 주체는 기업이 아니어도 될 수 있게 하고, 규제가 있어서 실행하지 못하는 환경을 없애주었어야지요.

선진 복지 국가처럼 집이 없어서 쉴 곳이 없는 국민이 없도록 공공주택의 비율을 높여야 하고, 가구를 이루는 인원 숫자에 따라 주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여 ‘내 집’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집’이 될 수 있도록 주거정책도 바꾸었어야지요.

공동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과 의료환경 그리고 독자적인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이동환경도 조성했어야지요.

정책의 실패로 인한 손실은 한 푼의 모자람이 없게 보상하고, 공익 실행으로 빚어지는 공무원에게 실패의 책임을 묻지 않으며 성공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를 담당자에게 돌려줌으로써 공무원의 창의성을 존중했어야지요.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재직기간 내내 같은 상임위원회에 속하게 해서 오로지 국책과 국익에만 전념토록 정당 간 합의를 이끌어주었어야지요. 국회의원들이 연중 상설로 회의를 하면서 보다 나은 수정 보완 사항이 생산되도록 이끌었어야지요. 삼권 분립의 국가이니 어느 한 기관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리는 역할만 주어지게 만들었어야지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는 혜성 같은 존재로서의 대통령이 아니라, 기초의회에서부터 희생과 봉사 습관을 지닌 이가 중앙정치로 나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직에서 저지른 잘못은 법정에서 벌금형 이상이면 조건 없이 사퇴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등록된 재산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증식이 일어나지 않게 법제화하고, 입법. 사법, 행정의 정점에 있던 이들이 다른 분야로 기관 이동을 할 때는 반드시 전 소속기관원(노조 등)의 절대적 동의를 바탕삼아야 합니다.

말단 공무원일지라도 퇴임한 뒤에는 일정 기간 내에는 관계되었던 분야의 사업을 할 수 없어야 합니다. 사회적 기부나 기증으로 얻게 된 장소나 물건에는 기증자의 이름을 건 전시가 되게 하고 기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가 유공자 기림 이외에도 사회유공자 기림에 대한 입법으로 재산의 대물림보다 정신의 대물림이 이어지도록 만들어야지요.

그 첫 단추를 6.25 참전용사, 월남전 참전용사, UN군 파견 용사 등에 대한 복지와 대우를 크게 높여야 합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가 아니라, 모든 출생이 축복받고, 모든 삶이 차별받지 않으며, 모든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국정을 이끌어주는 구원자가 누구일까요? 최근의 문제인 코로나 백신 접종 다음에 부작용이 생겼다면 피해자가 인과성을 입증하라 하지 말고 신고받은 즉시 방역 당국에서 치료해주면서 인과관계를 찾고자 노력해주어야 합니다.

다가오는 미래는 탄소중립이지만 AI와 전기 이용 시대일 것이고, 모든 국가가 다국적 국민을 포용하게 되는 지구촌 화합의 시대일 것입니다. UN을 비롯한 모든 국제기구에서 인류애를 부르짖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여 사람들의 미래를 우주로 나가게 이끌 인물이 떠오를 것입니다.

시골에 사는 문단 말석 문인의 발칙한 상상 속에서 다음 대통령은 단군의 핏줄과 얼을 이어받은 인물이길 원합니다. 그분의 생애가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벗어난 적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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