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선 (소설가·본지논설위원)
우리시민들이 살고 있는 영주시는 2개의 명품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첫째가 소백산의 공기청정지역이라는 브랜드이다. 소백산의 청정한 공기를 상품화 하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두 번째는 선비정신이다. 애민과 애향, 배려와 신의를 지키는 정신이다.
2018년 4월 13일 아침에 늦잠을 자는데 갑자기 핸드폰 전화가 울려 받았더니 “빨리 마스크 쓰세요” 한다. 깜짝 놀라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지인은 인터넷 검색창에 ‘영주시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고 했다.
TV를 켜자 화면 자막에 경북 영주시 SK머티리얼즈 유독가스 누출이라는 자막이 적혀 있었다. 인접지역의 주민들은 황급히 대피하고 인근 학교는 수업을 중단하였다. 지금도 당시 가스 누출 사고를 기억하고 계시는 시민 분들이 아주 많이 있을 것이다.
당시 SK머티리얼즈의 가스 누출 사고는 기업의 윤리에 대해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다. 기업의 첫째 목표는 이윤추구이다. 이윤 추구의 과정에서 시장과 유효수요, 소비자와 마케팅, 고용과 환경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기업이 지켜야 할 가장 큰 윤리는 공공성과 공익성이다. 이 2가지 책임은 기업이 지켜야할 사회에 대한 책임이다. 특히 그 기업이 특정 지역에 소재할 때는 그 지역 사회에 대한 공공성과 공익성, 그리고 지역에 대한 공헌도는 지속 가능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이 기업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윤리이다.
SK머티리얼즈가 배터리 공장을 상주시에 설립한다는 보도를 지역 방송뉴스에서 보았다. 그리고 자치단체와 우리 지역 리더들의 배터리 공장 유치 노력도 보았다. 평범한 영주시민은 이런 생각이 든다. 귀사의 경영진들은 참 어리석다. 2018년 가스누출사고로 귀사는 10만 영주시민들에게 금전으로 환산 할 수 없는 큰 피해를 입혔다.
선비의 고장 영주시는 소백산을 중심으로 한 청정지역이다. 청정 지역이라는 브랜드에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소백산이 품은 청정지역 영주, 선비정신으로 살고 있는 영주시민, 귀사는 유독성 가스 누출로 전 국민이 소백산 청정지역을 알고 있었던 영주시에 가스 누출로 ‘경북 영주시는 유독 가스로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당시 귀사는 10만 영주시민들에게 어떤 보상을 했는가? 청정지역이라는 브랜드의 농산물과 생산품 브랜드의 가치 하락에 귀사는 어떤 보상을 해 주었는가? 2018년 가스 누출 사고로 귀사는 우리고장에 기업이 지켜야 할 가장 큰 공공성과 공익성에 반하는 행위로 무한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다.
뿐만 아니라 애민·애향하는 선비정신을 손상시켰다. 전 국민은 선비의 고장 영주시민들은 왜 저렇게 위험한 기업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귀사는 전 국민에게 선비의 고장 영주시라는 명품 브랜드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
귀사의 배터리공장사업은 기업의 이윤 추구의 목표를 떠나 2018년 가스누출 사고로 영주시민들과 청정지역에 피해를 준 우리지역에 보상을 할 가장 좋은 기회이었다. 그런데 무공해 배터리공장은 상주시에 설립한다? 물론 배터리사업 공장부지 확보와 토지소유자 보상 문제 등 어려운 난제들이 많았음을 시민들은 알고 있다.
그런 문제들은 기업뿐만 아니라 공영개발에서도 당면하는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은 경영자의 능력과 자질문제이다. 경영자가 이 문제를 미시적 시각이 아닌 거시적 시각으로 해결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영자는 작은 이익에 탐하면 더 큰 이익을 잃게 된다.
작금에 이르러 기업의 경영 윤리는 아주 중요하다. 지금은 기업은 이윤보다 사회에 대한 공공성과 공익성이 우선한다. 그런데 귀사는 이윤에 집착하여 공해 산업으로 우리시에 피해를 입히고 무공해 기업은 타 지역으로 간다.
귀사의 경영진은 한마디로 모순된 경영을 하고 있다. 타 지역 자치단체의 시민들이나 시민단체들 같았으면 당시에 귀사는 기업을 포기하고 우리지역을 떠나야 했을 것이다. 청정지역의 선비정신이 귀사를 우리지역에 존속 시킨 것이다 그런데 공해기업은 우리시에 두고 무공해 기업은 타 지역으로 간다?
평범한 우리시민들은 SK머티리얼즈를 40년간 우리 고장의 향토토착기업, 상생기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배터리 공장 설립과정을 보니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공공성과 공익성에 반하는 그런 경영마인드로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는지 회의감이 든다. 우리 시민들은 귀사가 이윤보다 공공성과 공익성에 우선하는 우량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본지보도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 대표는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에 따라 영주공장에 기존의 산업용 가스제조사업에 대한 추가 확장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고부가 신물질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SK머티리얼즈는 지역상생 대표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10만 영주시민들이 귀사의 발표를 믿어도 될까? 배터리공장 설립과정을 보니 회의감이 든다. 귀사의 ‘투자검토’라는 단어가 면피용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왕이면 ‘투자확정’이라는 공익성 발표를 기대한다.
배터리 사업을 교훈으로 귀사는 이윤추구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역사회에 헌신하며 우리지역 시민들과 상생하며 기업의 기본적인 윤리를 지키는 우량기업 다시 태어나기를 권유 드린다. 이번 투자 건을 계기로 귀사는 지역 사회에 공공성과 공익성으로 헌신하는 향토기업,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