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선 (소설가·본지논설위원)
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방송에서는 이상기후에 의한 더위라고 했다. 그래도 입추를 지나 아침저녁에 시원해서 살 것만 같다. 2020년 2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평범한 우리 같은 소시민들의 생활은 어떻게 변했을까?
햇수로 2년 달수로 18개월, 평범한 소시민에게는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눈에 안 보이는 이름도 생소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들의 생활을 이렇게 많이 변화 시켰다.
첫째는 비대면이란 생소한 용어로 사람과 사람들의 만남을 피한다. 사람이, 사람이 무서워 피한다. 3년 전만해도 소가 웃을 일이다. 집밖을 나갈 때는 반드시 마스클 쓰고 귀가 시에는 손을 비누로 반드시 씻어야 한다.
둘째는 확진자, 백신, 항체면역, 선별 진료소 등 이름도 생소한 단어들이 우리생활에 일상용어로 등장했다. 이전에는 식당에서 밥도 먹고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도 한잔하고 헬스장에서 운동도 마음대로 했다. 그런데 이젠 식당에서 밥도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고 술집에도 마음대로 못 간다.
거리두기 3단계, 4단계. ‘하지마라, 못한다’가 왜 이렇게 많은가? 눈에 안 보이는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는 사람들을 지배하고 통제한다. 그걸 안 지키면 더 큰 재앙이 온다. 그걸 안 지키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 확진자가 하루 2천명이나 발생하는 좁은 나라에서 왜 그런 방역 수칙을 안 지키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분들은 “지구를 떠나거라”
생명체(生命體)의 사전적인 의미는 ‘생명이 있는 물체’이다. 물체(物體)는 ‘물건의 형태’라고 해석한다. 그럼 태양계의 3번째 행성인 지구는 생명체일까? 생명이 있는 물체일까? 일부 학자들은 지구를 ‘태양의 아버지 대지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지구도 하나의 생명체라고 주장한다.
지구는 대기층(폐), 동맥(물), 정맥(석유) 등 인간의 신체 구조와 유사한 하나의 생명체이다. 지구라는 생명체에 기생하는 수많은 생명 중 가장 지적능력이 뛰어난 인간은 지구라는 생명체가 인간의 소유물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 인간은 지구라는 생명체에 기생하는 생명 중 지적 능력이 뛰어난 한 종류의 개체에 불과 하다.
그런 인간이 석유(정맥)를 뽑아서 불에 태워 지구의 대기층(폐)을 손상시키고 동맥(물)을 고갈시켜 지구라는 생명체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이상기후로 지구라는 행성의 여러 곳에 불이 나고 홍수와 지진으로 지구라는 생명체는 수명을 단축하고 있다.
그래서 지구는 상기와 같은 자정능력을 발휘하여 자신을 치료하고 있다. 이기적인 인간이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지구라는 생명체를 파괴 할수록 지구라는 생명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자정능력을 발휘 할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위성을 타고 대기권에 올라가서 첫 번째로 하는 말이 ‘지구는 참 아름답다’이다.
그들은 지구가 아름다운 것 만 알고 지구에 생명이 있어 아름다운 물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가 지구라는 생명체에 기생하는 하나의 생명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코로나 바이러스는 생명체일까? 미안하지만 무생물체이다. 스스로 생활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인간이라는 생명체에 기생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는 2분간 생존한다고 한다. 그럼 그들이 지구상에서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로버트 맬사스는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그 억제 방법은 전쟁과 질병, 기아와 재난을 예로 들었다.
지구촌 220개국 80억 인구들 중에 백신이 공급되지 못한 저개발국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희생자들을 처리하지 못해 길가에 방치하는 모습을 방송화면에서 보았다. 맬사스의 저서처럼 바이러스가 지구라는 생명체에 기생하는 인간들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생명(목숨이 있는 것), 목숨(살아서 숨을 쉬는 힘), 인간은 목숨이 없어지면 죽음이라고 부른다. 동남아 각국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방송화면에서 함부로 버려진 코로나 희생자들을 보았다. 생명이 있는 사람들은 그분들에 대한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다했으면 좋겠다.
소는 초식동물이다. 호랑이는 육식동물이다. 개는 잡식동물이다. 먹이 사술에 최상층에 인간이 있다. 시중에 농담처럼 인간은 4발 달린 의지만 빼고는 다 먹는다고 한다. 그 만큼 인간은 먹이 사슬의 최상층에 있다. 그럼 인간의 죽음도 개나 소처럼 죽지 말고 인간다운 존엄사를 했으면 좋겠다.
눈에 안 보이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 존엄사까지 앗아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딩동“ 하고 소리가 울려 문자를 보니 ‘영주 확진자 4명’이라고 문자가 뜬다. 겁이 덜컥 난다. 외출을 하지 말고 집콕이나 하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니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문자 내용을 보니 서울사람과 접촉한 사람이 확진자가 되고 그 가족이 또 감염이 되었단다. 그분들의 동선이 궁금하면 시청 홈피에 가서 보란다.
지난번 이 지면에서 외람되게도 우리 시민들 모두가 바이러스가 우리 지역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자경대가 됩시다, 하고 말씀을 올렸다. 자경대 한 분의 실수로 우리지역에 확진자 4명이 발생했다.
다시 한 번 간곡한 마음으로 시민여러분들께 한 말씀 올린다. 우리 시민 모두가 지역의 안전과 생명, 그리고 재산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고 지키는 자경대가 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