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향인들의 고향 발전기여 플랫폼이 필요하죠”

2016년 재경영광고 송년의밤 행사(회장 선임)
2016년 재경영광고 송년의밤 행사(회장 선임)

한국공항공사 32년 근무, 업무 열정으로 위상 높인 장본인
퇴직 후 대학 강단서 후학 양성...항공분야 학회 활동도 ‘열심’

애향인 전문지식과 역량 담을 수 있는 발전 플랫폼 개설 시급
외지관광객 여행 상품 개발에 출향인 아이디어 반영도 방안

우리고장 인구도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페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물고 있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 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편집자주 >

김태한 박사
김태한 박사

김태한 박사는 동년배의 대부분이 은퇴를 한 현시점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항공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후진을 양성해 왔다.

현재는 항공안전기술원의 감사로 재직하면서 항공분야 학회인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으며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직장생활은 한국공항공사에서 시작해 정년까지 미래창조사업본부장, 운영본부장을 지냈고 퇴직 후에도 이 분야 학회임원으로 학문적 발달에 기여하고 있다.

광운대, 성신여대, 한국항공대학교에서 인재를 양성해 항공안전과 관리에는 실무부터 정책까지 모두 꿰뚫고 있어 미래 산업의 한 축인 항공우주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을 함께 하는 친구를 만난 곳, 고향 ‘영주’

영주에서 자란 그는 영주초, 영광중, 영광고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모교인 중앙대에서 법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자녀의 공부를 위해 산골을 벗어나 친척들이 사는 영주로 이주한 그의 부모님, 부모님의 기대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공부에 욕심이 많았던 김박사였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하고자 했던 영주중학교에 배정되지 못하자 속상해하기도 했다.

중학교때는 제자들의 미래성공을 위해 좀 더 공부를 잘 하라고 매를 든 황상국 선생님이 가장 기억이 나고 졸업 후 30년 만에 그 스승을 모시고 다시 설악산 수학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는 영광고 친구들, 학창 시절부터 긴 밤 지새우며 미래를 이야기하고 토론을 하고 함께 공부를 했던 친구들이다. 해도해도 끝이 없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이야기는 고향 이야기라 한다. 고향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 실현을 위해 큰 힘을 발휘할 친구 모임이기도 하다.

공부만이 아니라 운동도 열심히 국민학교(당시 초등학교) 5학년 때에는 핸드볼 경기 경북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경북대표로 전국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경기 후에는 운동화 안에 흙이 발자국 모양으로 남고, 얼굴엔 땀이 말라 소금이 덕지덕지 쌓였다 하니 맡은 일은 전력을 다해 임하는 습관이 어려서부터 베여있음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몸에 베인 습관은 성인이 되고 직장 은퇴 후에도 맡은 일에 전력을 다해 수행하는 모습을 보이니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다.

최고의 공기업 평가 받기까지의 열정

평생의 대부분을 한 직장에서 보내며 족적을 남겼다. 1987년 한국공항공사에 입사해 32년의 청춘을 이곳에서 경리, 조달, 인사, 인력개발, 미래경영, 전략기획 업무 등의 부서장으로 일하고 경영평가실장, 미래창조사업본부장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

경영평가실장으로 재직 시에는 정부의 공기업평가에서 공기업 1군 A등급, S등급, A등급을 연이어 받아 한국공항공사의 위상을 드높인 장본인이다. 그 후 지금까지 어느 기관도 S등급을 받지 못했으니 당시에 높은 경영실적을 달성하기까지 전 임직원의 전폭적인 힘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김 박사의 열정이 아니면 불가능했다는 평을 당시 근무했던 임직원들로부터 받는다.

2017 한국의경영대상(기관 수상)
2017 한국의경영대상(기관 수상)

한국 항행안전장비 세계적 우수성 입증

미래창조사업본부장으로 재직시에는 우리나라의 항행안전장비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계기가 됐던 항행안전장비 수출과 성공적 운영, 콜럼비아 공항 컨실팅, 우간다 공항 시 설사업 수주란 성과를 거뒀다.

터키 25개 공항에 공항공사가 개발한 항행안전장비(ILS:계기착륙장치, DVOR:전방향무선표지장치)를 수출하고 운영 노하우를 전수했으며 현재까지도 이 장 치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터키 25개 공항은 터키 전체 공항의 반에 해당된다. 콜럼비아에는 항공청장과 투자청장을 만나 콜럼비아 북동부 6개 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의 실질적 정착을 실현했으며 우간다 엔테베 공항은 시설개선 사업을 수주해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스마트 에어포트 구현

운영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김포공항 등 주요 공항 국내선 CUTE(첵인카운터 공용시스템) 설치 운영, 공용 체크인 키오스크(셀프 체크인)를 개발해 설치하고 빅테이터를 이용한 공항 주차 장 정보공유, 김포공항 주차장 하이패스 이용 결재 처리 등 첨단의 스마트 에어포트 구현에 힘을 쏟았다.

고향의 추억은 즐겁지만 현실은 안타까워

애향인들과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즐겁고 추억이 줄기줄기 이어지지만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무언가 미흡하다는 것이 공통적이다. 주거 인구가 계속 감소 추세에 있고 대도시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고향, 영주시의 발전을 위 한 돌파구는 무엇일까? 영주에 살고 있는 시민들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라 애향인들에게도 고민거리이다.

고향을 떠나 있는 애향인들이 평소 생업으로 바쁠 때는 잠시 잊더라도 가족, 친척, 친구, 선후배들과의 만남에서 늘 그런 아쉬움으로 가슴이 아릿아릿 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잘 살지 못한 시절만 해도 명절, 제사, 대소사가 있으면 친척들이 함께 모여 힘을 합해 일을 하고 윷놀이를 비롯한 놀이를 하고 음식을 나눠 먹던 모습들이 이제는 이어지지 않는다.

김 박사는 “친척들 간의 교류가 이젠 요식행위가 되고 그 모임에서 피어나는 행복지수가 사라지고 있는 세태가 못내 아쉽다”며 “고향의 발전에는 친척들간의 유대 관계 복원도 하나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향 위해 애향인이 가진 역량을 쓸 수 있는 플랫폼 필요

김 박사는 애향인들의 역량을 활용 할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애향인들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지역 발전의 중요한 솔루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출향인 중에는 고향의 생산품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고향의 생산품은 고향 사랑의 마음으로 소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애향심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출향인들이 고향에 이바지할 여지가 큰 부분은 애향인들의 역량 활용, 즉 고향을 위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출향인들이 알아서 찾아와 기여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제자매도 고향을 떠나 있고 친구들도 대부분 타향살이를 하면 고향과의 연결선이 없어서 고향이 출향인들의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도 모른다”며 플랫폼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역량 활용의 가장 큰 주체는 공직자... 민간노력도 필요

애향인들의 역량을 활용할 주체는 영주시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영주시의 공직자들이 애향인들의 역량 활용에 주도적으로 임해야 한다. 민간 차원의 접근도 필요하다. 각 학교별 동창 모임도 있다.

동창회에서 만나 지난 추억을 이야 기하고 현재를 이야기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것도 좋다. 일단 친밀도가 약하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일 추진에 동창들의 응집력이 약하고 필요 역량을 가진 동창들의 적극 참여도 소극적일 수 있다.

김 박사는 “동창회 모임이 만나서 음식을 먹거나 체육대회를 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동창회는 공통의 기억을 갖고 친밀도가 높고 지역 발전을 바라는 마음은 표현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통한다. 동창회에서 친목모임에 더해 고향발전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사업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향 소식을 알아야 관심도 키운다

김 박사는 “고향에 대한 소식이 없으면 고향 발전에 대해 생각하기도 어렵다. 고향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고향소식을 자주 접할 때 가능해진다”며 “애향인들이 고향을 방문하고 고향에 대 해 많은 파악을 할 수 있도록 고향의 산업, 고향의 기업, 고향 사람들 소식, 고향의 유적, 골목 시장과 같은 고향의 시장, 옛 추억의 장소, 고향의 특산물 등 다양한 정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국보 탐방, 보물 탐방, 수백년 소나무 숲 아래 멍 때리기, 신라가 만든 사찰여행, 고려의 사찰방문, 선비와 스님의 한시 수창 장소 찾기, 서원의 흔적을 찾아, 근대 건축물 방문 등등 외지의 사람들이 영주를 방문하고자 하는 마음이 동하게 하는 가치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는 외지에 사는 애향인들이 잘 파악할 수 있다”며 “방문, 견학, 탐방, 체험 등 영주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애향인들과 함께 만들어 보는 것도 고향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 라고 말했다.

황재천(프리랜서) / 오공환 기자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