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선 (소설가·본지논설위원)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백신주사 맞으셨나요”하고 안부 인사를 묻는다. 옛날에는 “식사하셨습니까”가 안부 인사였는데 지금은 백신 접종하셨습니까, 가 안부인사이다.
지난 6월 9일 국민체육센터에서 화이자 1차 백신 접종을 했다. 백신접종 대상자들은 행정복지센터 앞에 모여 빨간 버스를 타고 국민체육센터에 갔다. 국민체육센터 주차장에는 거동불편 고령자를 위해 여러 대의 휠체어가 준비되어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유니폼을 입은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체육센터 주차장에서부터 친절하게 동선을 안내하였다. 휠체어를 타고 동선을 따라 갔더니 넓은 실내체육센터에는 많은 부스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입구에서 신원을 확인하고 번호표를 받고 자원봉사자들의 안내에 따라가니 체온을 측정하고 문진표를 작성하였다. 다음 부스로 가니 여러 개의 칸막이 주사실이 나타났다. 주사실에 들어가니 간호사가 왼쪽 어깨 옷을 올리고 “어르신요 쪼매 따꼼하니데이”하고 말했는데 접종은 끝났다.
그리고 중앙에 접의자로 배열해 놓은 대기실로 안내되었다. 접종 후 대기실에서 15분, 30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대기시간에 접종후유증이나 이상반응을 관찰한다고 했다. 의자에 앉아서 옆 사람을 보니 왼쪽 가슴위에 풍기읍이라고 쓰인 하얀 명찰이 붙어 있었다. 풍기에서 오신 분들은 모두 그런 지역표시 명찰을 붙이고 있었다.
아마도 풍기읍에서 고령의 소재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해 그런 조치를 한 것 같았다. 세심한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대기 시간이 끝나자 어떤 자원봉사자분이 출구로 안내 해줘서 국민체육센터를 나왔다.
금년 3월 국민체육센터 주차장에서 지팡이를 짚고 보행 연습을 했다. 그곳은 벤치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고 강풍을 막아주는 따뜻하고 외진 곳이었다. 그래서 그곳에 자주 가서 걸었다. 코로나로 영주시수영장과 테니스장도 폐쇄가 되었고 체육센터도 문을 닫았다.
어느 날 공무원차림의 사람들이 체육센터에서 나오며 무엇인가 협의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런 모습을 몇 번 본 것 같다. 코로나 백신접종을 받으면서 생각하니 그때 그분들이 국민체육센터에 현장답사를 하면서 접종실 설계를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0년 1월 20일 코로나가 시작된 후 햇수로 2년, 일수로 530일이 지났다. 그동안 영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를 예방하고 선비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리지역 자치단체의 재난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백신 1차 접종을 한 평범한 노인은 백신 1차 접종날에 국민체육센터에서 본 의료진과 자치단체 공무원,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자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분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그 많은 분들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다. 그분들도 소중한 일상생활이 있다. 그런데도 선비시민들을 위해 소중한 자기 시간을 봉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백신접종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74세 지인 중에는 이런 분도 있다. 74세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대상이다. 75세부터는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이분은 평소에 밀가루와 생선알레르기가 있었다. 그래서 문진 때 알레르기 이야기를 했더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지 앉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접종포기를 했다.
1차 아스트라제네카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은 6월 30일까지 화이지 백신을 신청하라고 했다. 그래서 화이자백신 접종에 대해 문의를 했더니 6월 30일까지 화이자 접종 대상자는 1차 접종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부족으로 접종 신청 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 한해 신청을 받는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시에 74세 노인처럼 알레르기가 있거나 혹은 기저 질환으로 백신접종을 하지 못한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백신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중대본은 한국은 백신 선태권이 없다고 했다. 백신의 제한된 물량과 접종계획 수립 시 위와 같이 백신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 대한 접종계획은 없는 것 같다.
모든 행정은 예외조항이 있다. 코로나 백신에도 위의 사례처럼 예진 때에 그런 예외조항에 대한 접종계획도 세웠으면 좋겠다. 의사가 인정하는 위와 같은 사례에서는 백신의 선택권을 주었으면 좋겠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하반기에는 수요보다 더 많은 백신과 다양한 백신이 들어 올 것 같다. 그땐 이런 사례들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은 것 같다. 또한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도 의외로 많이 백신접종을 기피하고 있다. 하반기 접종 시에는 이런 분들의 고충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딩동”소리에 전화기 문자를 보니 경상북도에서 보낸 문자에 영주 확진자 1명, 하고 문자가 뜬다. 어느 동에 사는 누구인지? 동선은 시청 홈피에서 확인하란다.
사회적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자영업자들의 영업시간을 늘려도 백신은 아직도 집단면역수치에는 미달이다. 백신접종을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방심은 안 된다. 더구나 전파력이 아주 빠른 변이 델타바이러스까지 국내에 유입이 되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전 국민이 집단면역 수준의 백신접종을 한, 일부 국가들도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자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마스크를 쓰고 국경폐쇄를 하고 있다.
그럼 우리 시민들은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 우리 모두 공동체 의식을 갖고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마스크를 쓰는 방법뿐이다. 우리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백신접종을 하고 개인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시민들 스스로가 바이러스 자경대(自警隊)가 되어 우리지역을 보호하는 방법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