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홍콩특파원 송의달 기자
홍콩특파원으로 외국에 나가 있는 조선일보 송의달(43) 기자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영주 출신으로 중앙일간지 기자나 방송국 기자, PD들이 몇 사람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바쁜 일정으로 만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은 황당하지만 홍콩에 근무하고 있는 송의달 기자를 한번 만나 보라는 부탁을 받았다.
한번 임명이 되어 나가면, 적어도 3년은 지나야 돌아오는 특파원을 만난다는 것은 현지로 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취재 방법이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원고와 사진을 전자우편으로 보내면 간단히 해결되는 세계화 시대이다.
그래서 이번엔 홍콩의 송의달 기자에게 전자우편으로 인터뷰를 제안했다. 무작정 고향 후배에 학교도 후배인 사람이 출향인사들을 만나는 연속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인터뷰 한번 하자는 편지를 보냈다.
이삼일이 지나고 답신이 왔다. '무척 반가운 후배군요. 시간을 내어서 답을 하지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추가로 서너 번 정도 편지를 주고받으며, 인터뷰를 하도록 하죠' 라는 대답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홍콩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답신을 보냅니다. 일단 글을 보고서 부족한 것이 있으면 추가로 연락을 주세요" 짧은 통화였지만, 고향 선배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송의달 기자는 안정면 내줄에서 태어났다. 벌써 43년 전의 일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안정에서 줄곧 살다가 시내로 이사를 나와 영주초등학교를 입학했다. 이후 대영중학교를 거쳐 안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또,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1998년부터 1년 동안은 미국 워싱턴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다녔던 조지타운대 국제관계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9년 11월 중앙일보에 입사했다가 그만두고 잠시 한국일보를 거쳐 다음해 12월에 조선일보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현재까지 정치, 경제, 사회부, 산업부와 주간조선, 사장실 등에서 근무하는 등 만 15년째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홍콩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홍콩은 서양과 동양, 미국과 중국의 접점으로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곳"이라며 "고급 정보가 넘치는 아시아 최고의 금융 중심지로 배우고 느끼는 바가 많아 나름대로 큰 보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지금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의회>, <한국의 외국인 CEO>, <21세기 글로벌 트렌드, 외국인 직접투자> 등 세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향우 출신 기자모임, '소백언론인회' 구성해 이끌기도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그는 지금도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많이 떠오른다고 한다. 겨울이면 영주초등학교의 뒷산인 철탄산에 올라가 친구들과 함께 토끼잡이를 했던 일이나, 서천에서 여름철 멱을 감던 일 등이 가슴속에 아련하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 직전까지 살았던 고향 안정면도 늘 푸근한 감동을 주는 곳이다.
당시 비포장도로였던 미루나무 가로수로 우거진 신작로를 오가며 친구들과 뛰어 놀고 장난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고향 사람들과 연락도 하고 자주 만난다. 고등학교와 대학동문으로 제천의 세명대 교수로 있는 장승구 박사와 삼성그룹에서 일하고 있는 강태구 차장, 광고대행사를 경영하고 있는 원영국 사장 등이 가까운 친구들이다.
작년까지 서울에 있을 때는 영주 출신 재경 신문방송사 기자 20여명과 함께 ‘소백언론인회’라는 친목모임을 이끌기도 했다. 이 모임의 주요 회원은 차세호 보빈저널 전무, 매일경제신문 장경덕 기자, 동아일보 박현진 기자, MBC 황헌 파리 특파원, 한국일보 김정곤 기자 등이 있다.
그의 가족은 한평생을 영주, 봉화, 예천, 상주, 영덕 등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고 교감, 교장 등을 거쳐 예천군-영덕군 교육장 등을 역임한 아버지가 있다. 지난 1999년 정년퇴임한 후 지금도 어머니와 함께 영주 시내에 살고 있다.
위로 형님 한 분은 한겨레신문 광고국장으로 근무하는 송우달 기자이고, 막내 동생 웅달은 KBS 교양국 PD로 일하고 있어 중앙행정부처에서 서기관으로 재직 중인 바로 밑의 동생 명달씨를 제외하곤 형제 세 명이 모두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영주 출신으로 흔치 않은 일이다.
송 기자의 장인도 KBS PD로 정년퇴직을 한 방송인 출신이기도 하다. 홍콩에는 지난 92년 결혼한 아내와 딸(12세), 아들(9세) 등 네 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삼 형제가 신문 방송계에 근무...영주는 영원한 '선비의 고장'
그의 인생의 좌우명은 ‘참된 행복은 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행복을 느낄 때 얻어진다.’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짧은 인생이지만 혼자만의 부귀나 명예, 권력 등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 가족과 공동체, 나아가 민족과 세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에게 고향 영주는 언제나 ‘선비의 고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소백산의 장엄한 모습과 꿀처럼 달콤한 사과, 인삼, 한우 등등 특산물도 많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소백산의 흔들림 없는 기상과 풍모는 늘 무언의 가르침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만나 본 영주 출신 선후배들은 하나같이 꼬장꼬장하면서 술수와는 거리가 멀고 원칙과 정도, 실력으로 승부하는 진지함이 넘치는 실력자들이었다. 그래서 그는 영주와 영주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는 출향 인사의 한 사람으로 영주의 발전과 국가와 사회의 진정한 선진화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아 매진할 수 있기를 늘 바라며 살고 있는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정치지망 의지에 대해 물어보니 "대부분의 386세대처럼 저 역시 정치에 전혀 무관심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정치만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정치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진작 시작했었을 것"이라는 답신을 보내왔다.
(송의달 기자 연락처: 홍콩 사무실 (001)852-2591-0150, 이메일 edsong@chosun.com)
서울=김수종 기자


저도 같은 안정 출신이라 한번 뵙고 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