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영주人터뷰[12] 봉현면 김정환홍삼 김보미 부사장

하루의 시간들이 쌓이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도 더해진다. 우리고장 사람들은 어떠한 삶을 이어왔을까. 평범하게, 때로는 남다르게, 살아온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하려한다.[편집자 주]

6년근 인삼 고집하며 홍삼만 100% 제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에 맞춰가기 위해 노력

아버지는 항상 흙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게 아버지는 하늘이에요.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하고 있지만 아버지를 따라갈 수는 없네요. 일과 삶에 있어 아버지는 나에게 종교와도 같습니다

우직하게 인삼농사에 열정을 쏟던 아버지, 무뚝뚝하고 큰 벽처럼 무섭게 다가왔던 그 아버지가 이제는 항상 그리운 존재이자 하늘이라는 김정환홍삼김보미(40) 부사장.

아버지가 지켜온 신념을 이어가며 아버지 이름을 건 브랜드에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그녀를 만나봤다.

아버지가 50여 년간 지켜온 뜻 이어가
아버지는 기본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도 잘 살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갖고 인삼농사를 짓기 시작하셨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마음이 거짓되지 않다는 것을 자식인 내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 마음을 담은 제품에 신뢰와 정직을 담으려고 합니다

아버지 김정환 대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인삼농사를 배우며 일을 시작했다.

인삼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처음 밭을 고르고 칸을 잰다. 칸을 재면 둑을 재고 말목이 들어가고 거적이 덮여지는데 필요한 자재들을 구매해야 한다. 이런 일을 옛날에는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많이 시켰다. 그때 김 대표는 동네 인삼밭에서 그 일을 시작하며 인삼농사를 배워갔다.

아버지가 일을 하려 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갈 때면 다른 친구들은 학교를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그때 아버지는 내가 이 산을 산다라고 마음을 먹었다고 해요. 그 마음으로 일해 산을 사셨다고 했어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전하던 김 부사장은 잠시 울컥한 마음을 멈추고 자신의 초등학교 시절을 전했다.

그 당시 집 앞 마당에 인삼이 널려 있었다는 그녀는 부모님이 시내에 나가 팔기 위해 백삼을 깎고 접어서 실에 말아놨다가 풀어 팔았다고 했다. 그 푸는 과정은 그녀와 동생들의 몫이었다. 학교에 갔다 오면 가방을 내려놓고 풀기 시작하면 손의 살갗에 거스러미가 일어 일하기 싫어했다고.

홍삼을 제조하기 전 그녀의 아버지는 태극삼을 했단다. 인삼을 물에 데치고 나면 속까지 익지 않아 다시 안에까지 익도록 후숙을 시켰는데 이를 그녀의 어머니가 맡아했다.

김 부사장은 어머니에 대해 가을이 되고 인삼을 후숙을 할 때면 어머니는 한 번도 방에서 잠을 편하게 주무시지 못했다항상 후숙하는 고무대야 통 위에서 주무셨고 그 모습을 중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보면서 자랐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처음에는 힘들게 일해 온 아버지와 어머니를 봤기에 대를 이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홍삼 100%, 신뢰 지키기 위한 노력
김정환홍삼에서 일한 지 올해로 18년째인 그녀는 김정환홍삼에 대해 한국에서 좋은 약재 중의 하나인 홍삼을 정말 제대로 만들고 싶은 욕심으로 만들어진 브랜드 회사라고 했다.

기존의 홍삼제품과의 다른 점이 있다면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홍삼이 아닌 한약재들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 오로지 홍삼만 100%로 가공해 만들어진 상품을 제조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먹거리 식품들에 있어 신뢰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변함이 없이 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위생적인 부분은 철저하게 지켜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출고하지 않는 것, 홍삼 고유의 향기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지켜나가는 것을 꼭 지켜나갑니다

김정환홍삼의 시초는 가공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재배에서부터 시작된 회사이다. 좋은 홍삼제품을 만드는 것에 인삼재배는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많은 홍삼제품 겉표지에는 6년근이라고 쓰여 있다. 소비자들은 정말 6년근일까?’라는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김 부사장은 소비자의 이런 의문점에 조금의 거짓도 없이 6년근만으로 100%를 사용하는 회사가 되어야겠다는 신념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인삼재배와 6년근 고집하는 이유
인삼재배에 있어서는 그녀의 아버지를 빼놓을 수가 없다. 김정환홍삼의 제품은 김정환 대표의 전문적인 인삼재배 노하우가 들어가 좋은 홍삼의 기본이 되고 있다.

“6년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땅심이 좋아야합니다. 땅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노력과 자연의 도움으로 인해서 좋은 땅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6년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튼튼하고 좋은 우량 묘삼을 길러야 하는데 이때 양질의 좋은 흙을 위쪽에 올려 좋은 묘삼을 길러냅니다

홍삼제품으로 가공하기 위해 양질의 좋은 인삼을 만들어내는데 목적을 둔다는 그녀는 인삼의 생육상태를 보면서 물을 조정하고 인삼 안쪽까지 잘 쪄질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키워낸다고 했다.

6년근이 좋은 이유에 대해 실험도 해보고 4년근이 더 좋은 인삼의 원료가 될 수 있다는 가설도 세워봤었다는 그녀는 아직까지 4, 5, 6년근 인삼 중 홍삼원료 중에는 6년근이 가장 좋다라는 믿음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4년근에서 5년근으로 1년근을 더 키울 때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한 밭에 생산되는 인삼의 양이 한해를 넘기면 1/3이 죽어요. 지난해만해도 풍작이었던 인삼이 올해처럼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이 불어 어장이 무너지면 절반으로 줄거나 쓸려내려갈 수도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6년근을 키우기 위한 목적은 사포닌과 진세노사이드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년근일 때와 6년근일 때는 진세노사이드 종류가 달라져 6년근이 탁월하다고 생각해서 홍삼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환홍삼, 해외로 진출하기까지
김정환홍삼은 그녀의 아버지가 30년 전부터 태극삼을 대만으로 수출하기 시작해 중국, 동남아로 진출했다. 당시 바이어들은 김정환이 만든 삼은 한 근당 1불이나 2불을 더 주고도 산다고 했으며 그때부터 시작된 수출은 현재 미국까지 확대됐다.

가공제품은 20년 전부터 대만, 홍콩으로 98만불, 100만불까지 수출했으며 인삼의 선두주자로 신뢰를 주는 회사가 되기 위한 브랜드명, 디자인부터 많은 것을 시도했다.

당시 제품들은 금색과 붉은색으로 겉포장이 화려했어요. 우리 제품은 파우치 형태로 여러 가지 한약제를 섞지 않은 순수 홍삼만을 추출해 백화점에 진열했는데 화려한 제품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았죠. 그래서 디자인을 바꾸는 등 해외로 가는 상품은 붉은 색을 넣었고 지금까지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어요

대기업을 상대하며 영세사업자로 많은 좌절도 겪었다. 제품명도 15년 전에 김정환홍삼과 겨우살이 이야기’, ‘꿀 먹은 홍삼절편등을 만들어 당시에는 시대를 앞선 파격적인 제품명으로 바꿨다.

“2001년에 대학교를 다닐 때쯤 경상북도에서 미국 뉴욕 한인들을 대상으로 추석맞이 행사를 했는데 아버지를 따라가서 판매를 했어요. 4일 동안 열린 행사인데 가격과 제품이 너무 좋다고 많이 구입해줘 이틀만에 모든 제품을 팔았어요. 제품이 1억 원대였죠

다음해에는 너무 빨리 팔리기 때문에 미리 줄을 서야 살 수 있다며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몰렸다고 한다. 이때 그녀는 홍삼이 미국시장에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영주의 기업인으로, 시민으로 살아가기
김 부사장이 첫 번째로 지켜나가는 것은 신뢰와 정직이다. 사람은 흙을 속일지라도 흙은 절대로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의 슬로건이다.

아무리해도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흙은 그만큼 돌려준다는 믿음이 있고 이것은 마찬가지로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정직하게 그 길을 가다보면 소비자도 알아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해왔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아버지가 재배를, 어머니는 가공에 대해 잘 알고 계시지만 식품분야에는 잘 몰랐다홍삼으로 좋은 원료를 가지고 있지만 식품으로 만들기에는 경험이 부족했고 자신도 배우기 위해 경기도에 가서 숙식하며 배웠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풍기인삼에 대해 연구센터나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굉장히 부족하다회사에도 품질과 관련해 식품전공자가 있지만 식품전공자를 구하기가 어렵다. 인삼을 전문적으로 만질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고 풍기인삼이 왜 좋은 지,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알릴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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