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영주人터뷰[6] 풍기읍 대한인삼사 문영식 대표
하루의 시간들이 쌓이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도 더해진다. 우리고장 사람들은 어떠한 삶을 이어왔을까. 평범하게, 때로는 남다르게, 살아온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하려한다.[편집자 주]
사포닌 함량 많고 힐링 채소인 ‘새싹삼’ 알려
풍기인삼 시배지인 금계에서 인삼역사 이어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인삼 중 풍기인삼은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자라 조직이 충실하고 향이 강하며 사포닌 함량도 매우 높다. 그런데 이 풍기인삼의 종자를 심어 자란 ‘새싹삼’을 화분에 심어 관상용으로 보다, 캐서 뿌리부터 줄기, 잎까지 모두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하는 청년농업인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새싹삼’은 인삼의 주요성분인 사포닌 함량이 뿌리보다 일과 줄기에 더 많다고 한다. 인삼의 주산지에서 이런 효능을 알리는 대한인삼사 문영식(33) 대표를 만났다.
4대 이은 인삼재배 100년 넘어
지난 9일 대한인삼사에는 문 대표의 어머니 전옥희(69)씨가 주문이 들어온 인삼을 포장하고 있었다. 인삼농사만 40년을 지었다는 어머니는 증조부 때부터 풍기 금계리에서 인삼농사를 지어왔다고 했다.
“십승지를 찾아 자리를 잡은 사람들도 있고 이북에서 피난으로 내려온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집안은 본래 풍기 금계리가 본가에요. 증조어른 때부터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삼농사를 지어왔지요. 올해 99세인 시어머니에게 옛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어요”
문 대표의 부모님은 인삼농사만 짓다가 1985년 풍기인삼시장에 수삼과 홍삼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열었다. 철원에서 직업군인으로 있던 문 대표가 2017년 7월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인삼농사도 짓고 판매도 함께한다.
“아들은 아기 때부터 인삼밭에서 지냈어요. 학교에 갈 때 빼고는 대부분 인삼과 함께 했다고 볼 수 있죠. 풍기인삼축제 초창기에는 아들이 인삼돌이로 축제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내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도움이 필요했는데 고향으로 내려와 대를 이어 농사며 판매까지 함께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문 대표의 어머니는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아들에게 고마움을 내비쳤다. 현재 문 대표는 금계동과 부석에서 인삼농사를 짓고 있다. 2천500평은 본인이 직접 하고 2만평은 큰아버지와 함께 재배한다.
문 대표는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 힘들어하셨고 대를 이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지켜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기에 내려오게 됐다”며 “인삼에 대한 어머니의 철학은 ‘인삼은 남의 건강을 위해 일하는 일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를 듣고 미래를 위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어머니의 조언이 문 대표의 마음에 닿아 고향에 왔지만 어느 때는 상반된 의견에 부딪혀 어긋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삼에 대한 열정과 함께 조금씩 설득하고 믿음을 주면서 그의 어머니는 점점 그를 믿어주셨다. 이에 그 믿음을 굳건히 하려고 노력을 이어간다고 했다.
뿌리와 잎, 줄기까지 먹는 ‘새싹삼’
새싹삼은 버릴 것이 하나 없다. 뿌리, 줄기, 잎까지 통째로 먹는 웰빙 채소로 알려져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나물처럼 식감이 부드러워 샐러드, 비빔밥, 주스 등 가볍게 즐기기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새싹삼은 한 뿌리에 사포닌이 1~4mg, 잎과 줄기에는 뿌리보다 2~3배 많은 8~12mg 가량이 들어있으며 24개월 미만의 삼을 이용해 30~40일 정도 키운 삼을 말한다. 인삼의 향과 맛, 유효성분을 기대할 수 있는 약용채소로 활용된다.
타 지역에서 벌써부터 새싹삼을 건강음식과 웰빙음식으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여 왔다. 또한 학생,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새싹삼 화분 만들기 체험행사가 열렸다.
인삼의 고장에서 ‘새싹삼’ 전파
이 새싹삼을 키워 판매하는 문 대표는 고향에 내려오기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당시에 방송에서도 새싹삼을 많이 알리기 시작했다.
“영주가 인삼의 산지인데 이곳에서는 새싹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없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내려오게 되면서 계획을 세울 때 새싹삼이 생각했죠. 그렇게 구상한 것은 2018년 영주시와 동양대에서 진행한 청년창업지원에 지원하게 됐어요”
그는 청년창업으로 700만원을 지원받아 3~5년 된 인삼을 심어 인삼화분을 만들었다. 당시 새싹삼은 부수적인 제품이었다. 청년창업에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원했기 때문에 새싹삼을 할 수 없어 조금 큰 인삼으로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보다 나중에 먹을 수 있도록 판매했단다.
“판매하려고 작업하는데 화분이 생각보다 비쌌어요. 그래도 지원받은 것이 있어 많은 비용을 받지 않고 판매할 수 있었죠. 2~3년이 지난 지금도 판매하고 있지만 당시 어른들은 호응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어요. 지금도 나이 많은 어른들은 걱정 어린 이야기를 하실 때도 있어요”
문 대표는 새싹삼을 중심으로 하기에 시장이 작다고 생각해 인삼매장에 한쪽에 부수입으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진열했다. 그렇게 1년근부터 다년근을 화분에 심어 내놓았으나 손님들의 반응은 어른들의 우려와는 반대로 작은 화분에 쏠리며 인기를 끌었다.
“영주는 새싹삼이 후발주자라기보다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곳이에요. 농촌진흥청에서는 새싹삼의 효능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죠. 새싹삼이 좋다는 것, 특히 잎에 사포닌 성분이 많다고 홍보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새싹삼과 큰 인삼이 가진 각각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새싹삼은 봄, 여름철에 전국으로 판매돼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종자를 심어 키우기 때문에 공간에 제약이 없어 사무실에서 키워 판매된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뿌리채 판매한다면 문 대표는 흙에 심어 화분으로 팔아 관상용으로 두었다가 이후에 뽑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선물용이나 아이들의 체험용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진짜 잎이 있는 인삼이기 때문에 교육용으로 구입하고 화초를 좋아하는 어른들이 사간다고 한다.
현재 매장 외에도 안정농협로컬푸드에 납품해 3뿌리가 심어진 화분이 5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타 지역에서 판매되는 새싹삼도 영주지역에서 종자를 구입해 싹을 틔워요. 이미 타 지역에서 새싹삼을 먼저 한 사람들이 선점하고 있지만 종자가 있는 우리지역에서 하면 더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개최되는데 풍기인삼을 알리며 체험 등으로 참여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 참여하고 싶어요”
젊은 농업인 위한 다양한 정책 필요
문 대표는 올해 농업기술센터와 경북전문대에서 협업해 교육하는 농산물가공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고향에 내려온 후 바로 교류한 청년농업교육모임인 4H는 지난해 회원으로 들어가 정보교류와 좋은 생각들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가입할 때는 인원이 80명이었는데 지금은 더 늘어 100명 가까이 됩니다. 젊은 농업인에게는 정말 좋은 모임이에요. 이 모임하면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죠.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각자의 생각들이 달라 어려움이 있을 때가 있는데 이런 것을 이야기하며 지혜롭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의논할 수 있어 좋아요.”
그는 2,3세대 농업인들이 나이차가 적은 또래모임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봉사도 하면서 교육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려는 생각이 있는 젊은 청년들이 있다면 가입하기를 적극 권유했다.
“현재는 인삼제품을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며 연구하고 있어요. 1차 농산물에 대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시판매로 이어지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생각하는데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간식제품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계획을 전하는 문 대표는 청년정책이 있으나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아 2세대 청년농업인들을 위해 좀 더 다양해진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청년농업인에 대한 바람도 이야기했다.
“지금 고향에 내려오려고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망설이고 있어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고향으로 오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정책은 주로 정부와 경북도의 정책이기에 젊은 청년들을 위한 영주만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문 대표는 귀농귀촌에 대한 지원도 좋지만 대부분 노령의 연령대로 인구증가에는 한계점이 있다면서 젊은 청년들은 가능성이 많고 인구증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귀농귀촌과 같은 다양한 교육과 혜택이 주어진다면 고민하지 않고 내려오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이전보다 인터넷 판매가 더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젊은 인력들이 영주에 정착해 잘하는 인터넷 판매에 도움을 주고 농업인 교육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청년농업인에게도 많은 관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