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영주人터뷰[5] 안정면 한국구보다 영주대리점 최인섭 대표
하루의 시간들이 쌓이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도 더해진다. 우리고장 사람들은 어떠한 삶을 이어왔을까. 평범하게, 때로는 남다르게, 살아온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하려한다.[편집자 주]
농민과 소통하고 정보공유의 사랑방 역할
드론방제단 구성해 쌀 생산농가에 도움도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것이 아버지였어요. 언제나 묵묵히 지켜봐 주셨죠. 그리고 농업현장 등에서 만난 많은 농업인들에게 노하우를 배우며 저를 성장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농업의 발전과 상생을 고민하고 점점 고령화가 되고 있는 농촌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며 지역의 농업인들과 교류해 오고 있는 한국구보다 영주대리점 최인섭(34) 대표.
지난 2일, 농민들과 소통해온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며 보다 나은 농업환경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는 그를 만났다.
우리고장 곳곳의 농업현장에서
안정면 농업기술센터 앞에 위치한 한국구보다 영주대리점에서는 매년 다양한 농기계를 시연하는 행사가 열린다. 시연이 열리는 날이면 많은 농업인들이 찾아와 농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제품의 효율성을 살핀다.
농촌 일손을 대신하는 첨단 농기계 신제품에 대해 농민들의 관심은 높다. 시연을 위해서는 농기계에 대한 작동방법부터 구성 등에 대해 미리 숙지해야하고 궁금한 사항에 대한 질의에도 척척 답변을 하려면 사전에 상세한 정보도 알아놔야 한다. 그리고 농업현장에서 얼마나 쓰임새가 있는지를 농민들에게 전달해야한다. 나름의 농기계 척척박사가 되어야 한다.
최 대표가 농업과 농기계에 관심을 둔지는 13년여가 흘렀다. 대구에서 회사생활을 하던 아버지가 농기계 사업을 하게 되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할아버지가 계신 봉화로 왔다. 학창시절에는 아버지가 하는 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지만 20세 성인이 된 이후에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단다.
“스무 살이 된 후 바로 군대에 갔어요. 휴가를 나와 앞날에 대해 생각하면서 스스로 선택했지요. 2년 후 2008년도 말쯤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이듬해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그때 당시 영주는 기계가 보편화 되지 않았어요”
농업환경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농업의 기계화에 선진국이었던 일본으로 건너가 다양한 농작물 재배에 도움을 주는 농기계들을 살펴봤다. 또 한국의 농업환경에서 좋은 농작물을 길러내고 고령화가 되는 농촌에 어떤 제품들이 도움이 될지 꼼꼼히 둘러봤단다.
“10년 전만해도 기술력이 부족해 외국에서 농기계를 수입해 판매했기 때문에 농민들의 부담이 컸어요. 이후 기술도 좋아지고 일본에서 농기계를 만들어 와도 한국에 들어와 2~3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테스트를 거쳐요. 가는 장소마다 농촌의 지형이 다르기 때문에 평균적인 것을 찾기 위해서죠”
효율적인 농업을 위해 농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 대표는 지금도 끊임 없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농민들과 자주 만나며 소통하고 있다.
“사업보다는 농민들과의 만남을 하나의 인연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 만남을 통해 자연스레 많은 생각과 정보를 얻게 됩니다. 처음 시작할 때 아버지는 내가 농업에 대해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하셨어요. 고령의 어르신들이 계신 농가에 가서 만날 때는 정말 반가워하세요. 그렇게 많은 정이 쌓여갔지요”
농업현장에서 농민들과
매년 농번기가 되면 최 대표는 대부분 농업현장을 다니며 농민들과 만나며 시간을 보낸다. 현장을 둘러보고 불편한 점을 듣는 그 시간들이 그에게는 경험치를 높이고 노하우를 배우는 가장 좋은 장소이다.
“영주, 봉화, 의성, 예천 등을 권역으로 하고 있어요. 농업현장에서 느끼는 것들이 참 많아요. 올해는 ‘밀묘’농법에 대해 알렸는데 수확량은 같으나 작업량과 인건비는 50%가 줄어들어 효율적이죠”
그와 직원들은 한국구보다 본사에서 신제품과 AS교육 등을 주기적으로 열릴 때마다 교육을 받는다. 출장서비스도 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 상세히 알아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고 바쁜 농사일에 되도록 빨리 고장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농민들이 기계고장에도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농민들이 자가 정비도 하고 방문이 어려울 때는 즉시 휴대폰으로 영상통화해 문제를 해결할 때도 있지요”
10년 전만해도 농번기가 되면 그는 새벽 5시까지 일을 했단다. 기계가 적어 봄, 가을이면 더 바쁘고 12월까지도 일을 했다. 이제는 농기계가 보편화되면서 간단한 수리는 농민들이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오히려 다양한 기계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들이 늘어났다고 했다.
농촌 고령화에 드론방제단 구성
농촌도 변화되고 있다. 많은 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띄우는 ‘드론’ 하나로 많은 작물에 약을 칠 수 있게 됐다.
“모내기를 마치고 약을 치는 시기인 여름이 되면 사건사고도 많아요. 해결방안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드론을 접하게 됐어요. 보급도 용이해 누군가가 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어요”
최 대표는 2015년 지인을 통해 드론 방제기계를 접하고 지역의 농업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한다. 당시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농업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단다.
2016년 젊은 농업인들과 함께 그는 ‘방제용 드론 시연’ 행사도 열었다. 지난해는 영농회사법인 두레 주식회사를 설립했으며 그해 시와 안정농협, 농협시지부에서 예산을 지원하게 되면서 드론방제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농업기술센터 인삼특작과 김영동 과장님과 당시 친환경팀장님이 있을 때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지요. 그렇게 지난해 드론방제작업으로 720ha(7천200마지기)를 했어요. 안정농협의 손기을 조합장님과 백순식 상무님이 함께 고생하셨지요. 영주전체를 하다 보니 일이 많아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 농협, 법인의 노력이 잘 맞아서 농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어요”
농민과 함께하는 사랑방으로
최 대표는 농민들을 걱정하고 함께 하며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했던 아버지의 모습처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싶어 했다. 그래서 자신도 2018년 농민들을 위해 야채이식기, 전동가위 등 1천900만원 상당의 농기계를 시에 전달했다.
“내 눈에 아버지는 농민보다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어요. 청소년기를 회상하면 아버지가 일에 너무 몰두하던 모습이 떠올라요. 13년여 일을 해오며 이제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30대가 되니 열악한 환경에서 이렇게 일궈놓으신 아버지의 모습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국구보다 영주대리점은 농민들이 언제 어느 때나 찾아오는 사랑방이다. 이곳을 편하게 찾는 농민들은 “농사짓는 사람들을 위해 오래오래 하면서 이곳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최 대표는 어른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오랜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와 좋은 의견을 들으며 방향성을 찾아간다면 농업발전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단다.
“어떤 일을 하든지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지금의 자리에서 열심히 농업종사자가 농업의 터를 지켜갈 수 있도록 받침이 되고 싶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소소하게 농사를 짓고 계신데 이제는 하고 싶은 것 하셨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