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가 낳은 巨山 김동극 선생

 
▲ 본지 서울 특파원 김수종 기자

 

영주시민신문은 2005년도 특별기획으로 월 3-4회 정도 영주 출신의 출향인사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수필형식의 글을 담고자 한다. 이번 기획기사는 영주시 안정면 출신으로 본사의 서울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월간<말>의 편집위원 겸 국제부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는 김수종 기자가 맡게 되었다.<편집자 주>


 

영주가 낳은 巨山 김동극 박사(80세), 그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선생과 어렵게 시간 약속을 하고 아침 일찍 수원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수원역에서 택시를 타고 농대를 지나 수봉재활원 정문 앞에 내렸다. 이른 시간이라 일이 바쁜지 이리저리 다니며 전화도 받고 업무 지시도 하는 모습이 분주해 보였다.

자리에 앉아 건강문제와 단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 만에 만나서 그런지 ‘아주 많이 늙으셨다. 벌써 여든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연배가 있는 영주 분들은 김동극 선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영주에만 수백 명의 제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현재도 월간<소백춘추>에 꾸준히 글을 쓰고 계시고, 강연도 자주 다니기 때문이다.

선생은 1926년 생으로 풍기초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을 수료했다. 장학사·교육연구사·특수학교 교장·한국특수교육협회장·교육부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 김동극 선생
흔히 선생을 ‘한국 특수교육의 개척자’라고 부른다. 그는 60년대 초반부터 특수교육 발전을 위해 몸 바친 분이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탱크 하나 더 만들 돈이 절실했고, 공장 하나를 더 짓는 것이 과제였기에 장애아동 교육 같은 곳에는 신경을 쓸 겨를도 없었다.

그런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 선생은 당시 후진국에서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특수교육진흥법’을 만드는 데 동료·후배들과 온 정성을 다했고, 한국최초의 공립 특수학교인 ‘대구남양학교’를 설립 주도하여 초대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이방자 여사가 주도하던 ‘자행회’의 수원 ‘자혜학교’ 교장을 역임하시는 등 60년대부터 40여년을 장애인 교육을 위해 일해 왔다.

아울러 ‘대구남양학교’ 교장 시절에는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장애아동 교육문제’로 한국 최초의 특수교육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특수교육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거기에 상훈으로 국민훈장 석류장 동백장 서훈, 제1회 색동회장 제1회 경향사도대상, 제5회 정신박약애호대상, 제10회 인촌상 교육부문대상, 제6회 한국평화복지 인물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선생의 노력으로 대구대, 단국대, 강남대 등에 특수교육학과가 생겨났고, 대구남양학교 시절부터 같이 일하던 동료, 후배, 제자들은 학계와 교육계에서 특수교육 전문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선생은 90년대 초반 ‘자혜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이후 현재는 장애인 재활시설인 수원 ‘수봉재활원’의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선생은 장애인교육뿐만 아니라 단식, 요가 등에도 일가를 이루고 계시는 분이다. 이미 <교육요가> <자연건강치료법>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병든다> <자녀 교육과 자연 건강> <태교와 바른 식사를 통한 장애 예방> <단식 건강법> 등 여러 관련서적을 출간한 경험이 있다. 현재도 연간 네 차례의 장기단식과 요가를 꾸준히 하고 계신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평소부터 좋지 않던 심장기능이 크게 악화되어 외부 강연이나 활동은 전혀 못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선생의 건강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이다. 남들보다 늘 앞서가고, 솔선수범하던 모습이 존경스럽게 보였는데, “최근의 건강 악화로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하루라도 빨리 재활원 일을 접고 큰 아들이 있는 대구로 가고 싶다.”고 하셨다.

연로한 분이라 사진 한 장 찍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촬영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렵게 몇 장을 찍었다. 돌아오는 길에 식사라도 같이하려고 했지만 거동이 불편하여 이루어 지지 않았다. 왠지 눈물이 난다.

한편 김동극 선생의 가족은 부인과 대구대 사범대 교수로 있는 큰 아들 인환과 김포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둘째 아들 창환이 있다.

(김동극 선생 연락처 010-5212-8701)

수원=김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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