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인 자신의 동생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강간을 당하였다는 언니의 다급한 전화였다.
언니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이 피해자의 집을 찾았으나 피해자인 동생은 자신이 당한 일을 밝히기를 꺼려했다.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데다 아무한테나 말문을 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함께 동행한 여성상담관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부드럽게 상담을 시작했다.
이내 여동생은 말문을 열었고 강간피의자는 범행 이틀 만에 경찰에 의해 검거돼 현재 구속된 상태다.
이는 최근 우리지역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으로 여성상담관의 활동
사항 중 하나이다.
지난 2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영주경찰서 여성상담관제도는 이처럼 범죄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이용 빈도가 늘어나는 등 서서히 정착되고 있다.
영주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여성상담관제가 최초 시행될 때만 해도 상담실을 찾는 여성들이 거의 없었으나 경찰의 지속적인 홍보활동으로 지난 6개월 동안 70여명의 각종 피해 여성들이 상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이들 피해여성들의 상담내용을 분석한 결과 가정폭력이 80% 이상을 차치하고 성폭력 10%, 성추행 5%, 강간 등 기타 5% 순으로 나타나 지역내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시민카운슬러대학에서 여성상담기법 교육을 직접 이수하고 영주경찰서 여성상담관으로 활동중인 김성신 경장은 "피해를 당하고도 경제적·신체적 약자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기피하고 가해자의 법적 처벌을 원하지 않아 피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유관기관과 여성단체와의 긴밀한 협조와 홍보체제로 여성들의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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