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아동문학가)
겨울나무
나무의
앙상한 가지에
눈이 쌓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알록달록하고 풍성한
옷들을 입고 있었는데
그 옷들은 바람에게
빼앗겼나 보다.
나무야, 언제까지
옷을 빼앗길 거니?
《감상》 겨울이면 옷을 벗고서 벌거숭이가 된 채로 떨고 있는 나무의 모습. 시를 지은 어린이는 이 떨고 있는 겨울나무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하얀 눈이 내려 덮고 있으나, 봄부터 잎을 달아 여름에 풍성하게 푸른 나무는 가을이 되어 울긋불긋 고운 단풍 옷을 입고 춤을 추더니 어느새 겨울이 찾아오니 그 곱던 잎들을 찬바람에 다 날려 보내고 앙상하게 서 있다.
그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파서 이 어린이는 “나무야, 언제까지/ 옷을 빼앗길 거니?”하고 나무에게 묻고 있다. 시를 지은 이의 마음이 마지막 연에 그대로 녹아 있는 4연 10행의 4학년 어린이다운 아주 간단명료하고 참한 아동시(兒童詩)다.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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