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달 행정안전부 운영지원과장, 부이사관 승진
80년 9급으로 공직 입문, 39년 만에 ‘별’ 달아

“오로지 지시, 명령, 통제 등에 의해 발휘되는 전통적인 리더십 속에서 공직생활을 배웠지만, 쓸모가 없는 공직자가 되기 싫어서 버릴 건 버리고 좋은 것만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한 길만 바로보고 꾸준히 걸어 온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습니다”

우리고장 향우출신 노경달 행정안전부 운영지원과장(58)이 지방의 9급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해 중앙부처에서 ‘행정의 별’인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5일자로 부이사관(3급 공무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지방에서 9급으로 공직을 시작한 향우출신 노경달 운영지원과장도 부이사관을 달았다. 노 과장은 6명의 승진자 가운데 유일한 9급 출신이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고장 영주동에서 5남 1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난 노 과장은 영주초, 대영중, 영광고를 나와 한양대 지방자치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같은 대학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1980년 영주시청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해 10년을 근무했고 경북도청에 근무하다 7급 시험을 치러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로 자리를 옮겼다. 행안부에서는 공보담당, 행정팀장, 분권1과장, 조사담당관 등을 두루 역임했다.

행정고시 출신의 경우 사무관을 단 뒤 서기관, 부이사관까지 승진이 수월한 편이지만, 9급 출신인 그는 무려 39년 만에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판이 나오고 있다. 지방과의 인사교류가 잦은 행정안전부 등을 제외하면 이같은 사례도 많지 않은 것이어서 9급 출신 부이사관을 두고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중앙부처에서도 9급이나 7급 출신이 부이사관이나 이사관, 관리관, 차관, 장관이 되는 사례도 종종 나왔지만, 요즘은 고시 출신에 밀려 일반직 국장은 고사하고, 부이사관도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맡은 업무에 성실한데다가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 과장은 “철탄산 올라가는 골목길 빙판에서 썰매를 타다가 낮 12시, 경찰서 마당의 싸이렌이 울려야 오후반에 등교했던 추억이 생생하다”며 “부이사관 승진을 개천에서 난 용이라고 칭찬하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때 한 마디로 성찰(省察)의 리더십을 다져 나가라는 뜻으로 듣는다”고 겸손해 했다.

재경향우회와 향우출신 공직자모임 등에도 자주 참석해 고향 발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노 과장은 우리지역 국회의원인 최교일 의원과 신호근 전 농협 영주시지부장, 송종일 영주택시 대표, 그리고 영주시청 강신호 경제산업국장, 안상모 투자전략과장, 유선호 문화예술과장, 김재필 농정과수과장, 이학모 산림녹지과장 등이 동기들이다.

이들 동기들은 노 과장에 대해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도청과 행안부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고향 영주의 발전을 늘 걱정하면서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헌신적인 협조와 도움을 주고 있는 등 뼛속까지 영주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영주시청의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노경달 부이사관이야 말로 영주를 위해서는 여느 장차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노 과장은 “왕겨 날리는 북부정미소 아들 중에서 가장 심부름 잘하는 자식으로 소문이 났지만, 새 옷을 입어 본 적이 없다”며 “영주시청, 경북도청, 내무부 그리고 행정안전부 등 새 직장을 새 옷보다 더 많이 다닌 듯하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또 “지방에서 공직을 시작해 부이사관을 달았다는 게 지방에서 중앙부처로 올라온 동료들에게는 커다란 용기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공직에 입문한 뒤 아들과 딸 잘 키우고 30년간 밥 안 굶고 살고 있으니, 더 이상 욕심은 없다. 승진은 덤이다. 앞으로도 고향 영주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고향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