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정리를 하다가 다 썩어버린 널빤지를 발견했다.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푸석푸석하게 부서질 정도로 썩어버린 널빤지였다.

썩은 널빤지에는 못이 몇 개 박혀 있었는데 썩어버린 탓인지 못이 덜렁덜렁하면서 힘을 주지 않아도 쉽게 빠지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말도 항상 부드럽지는 못하다. 어떤 경우에는 말이 칼보다 더 날카로운 경우도 있다. 상대방을 향한 말이 가슴에 칼로 꽂힐 때가 있다.

그냥 슬쩍 해본 말인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가슴을 찔러 쉽게 빠지지 않는 못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부드러운 가슴에 꽂아놓은 그 못은 절대로 쉽게 빠지지 않는다.

그 사람의 가슴이 못을 중심으로 하여 썩고, 비 바람으로 인하여 닳고 닳아서 가슴이 문드러졌을 때야 비로소 가슴의 못은 뽑히는 것이다.

어쩌면 평생을 그 못으로 인하여 가슴앓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말이 상대방의 삶을 썩어 문드러지게 한다면 그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말뿐만이 아니라 눈빛도 그렇고 태도도 그렇다. 늘상 꽃을 향하는 나비의 모습처럼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것을 참 아름답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신중의 생각의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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