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는 일인가요...각 단체 회장들의 도움없이는 어려운 일이죠"
“그분요...불쌍한 사람을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는 사람이죠"
영주여성복지회관에 근무하는 김화숙씨(48.별정7급)는 여성단체협의회 이경자 회장(59)을 진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봉사를 하는 사람이라며 단 한마디로 이렇게 평했다.
김 씨는 또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안위보다는 불행한 이웃들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흔치가 않다"며 평생을 이웃에 대한 철저한 봉사정신으로 아름다운 영주를 만들어가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마을 부녀회, 여성자원 봉사대, 부녀의용소방대 등 관내 16개 단체로 14년 전인 87년 4월에 구성된 영주여성단체 협의회를 지난해 12월 여덟 번째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 이경자 회장은 전체회원들의 유대강화와 화합에 가장 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봉사란 것이 개인 혼자서도 가능한 것이지만 단체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없이는 더욱 힘든 일이죠"
이 회장은 여성단체 협의회가 각 단체별로 돌아가며 실시하고 있는 하망동 성당 만남의 집 무료급식 봉사나 소년소녀가장 자매결연 아동에 대한 뒷바라지, 노인 요양시설인 장수마을과 만수촌에 대한 목욕봉사 등이 개인보다는 단체의 봉사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처녀 때인 36년 전 영풍군 시절 보건소 간호사로 6년간 근무할 때부터 장애인 목욕시켜주기가 주특기(?)였다는 이 회장은 나이 30세부터 지역사회봉사활동을 시작해 새마을 부녀회장 10년, 여성자원봉사대장 10년, 마야 부녀회장 5년의 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장애인 목욕을 시켜주다가 똥물 세례를 받기도 했죠. 더럽다는 생각보다 누군가는 씻겨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목욕을 시켰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를 하지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당시의 심정을 잘 모를거라며 과거의 한 도막을 꺼집어 낸 이 회장은 봉사정신이 투철하지 않고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봉사도 돈이 많아야 겠더라구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김장 해줄 때나 불우시설을 찾을 땐 노력봉사도 좋지만 좀도 예산이 넉넉해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고 싶죠. 근데 항상 적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이 회장은 여성단체 협의회가 매년 겨울에 두 번 실시하고 있는 김장 담그기 행사가 예산부족으로 조금밖에 전달하지 못해 못내 아쉬운 마음을 삭힐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30여년이 넘는 봉사이력(?) 에서 과거에 자신의 도움을 받은 소년소녀가장들이 이제는 모두 자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혹은 주부로서 자신을 친정이라고 생각하고 찾아주는 일도 가끔 있다는 이 회장은 잊지 않고 찾아 주는 이들에게서 봉사활동의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단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러한 보람보다도 서글플 때도 많단다.
“언젠가 직접 씻겨주고 밥도 떠 먹여주고 극진히 보살펴 줬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화장터로 갈 땐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구요. 마지막이라도 편하셨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죠”
돌봐주는 가족조차 없는 독거노인이 외롭게 살다가 화장터로 갈 때는 ‘가는 마지막까지 외로움’그 자체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바쁜 봉사활동 속에서도 이 회장은 아들을 외국 유학까지 보냈다.
얼마 후면 영주에서 외국어 학원을 개업하게 된다는 아들을 두고 이 회장은 집안일을 못챙겨줄 때도 있었지만 자신이 평생 봉사하는 삶을 산 것이 오히려 아들을 반듯하게 키워낸 것 같다고 말했다.
“혼자하는 봉사인가요. 협의회의 열성적인 각 단체 회장들이 없이는 너무 어려운 일이죠"
통통한 체구에 작은 키, 겉으로 풍기는 인상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정주부같지만 시원스런 입담 속에 그녀가 살아온 지난 세월이 이처럼 녹아 있다.
[함께하는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