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한 주부로부터 상담전화가 왔다. YMCA 시민중계실이 해결해 준다는 소문과 믿음으로 상담을 한다는 것 이였다.

이 여성의 고민내용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자식에 대해 부모로서, 자식을 포기하는 법 절차에 대한 고민이었다. 자식을 포기한다! 자식 포기 방법에 대한 법률상담은 본인으로서는 무리라 생각하여 YMCA 시민중계실 자문 변호사를 통해 자문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상담은 계속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자식을 포기할 아무런 이유도 없는 상담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내용은 이 분의 자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휴대폰을 가지고 싶은 충동에. 부모님께 상의하면 허락은 안 해 줄 것 같아 부모동의 없이 대리점 측의 일방적 편법으로 휴대폰을 구입하였고, 사용료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용을 해보니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는데 사용료는 한 두달 연체되고 동시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시간만 차일피일 미루니 통화정지와 함께 미납요금은 연체료와 함께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자식이 저지른 책임에 대해 부모에게 사용료에 대한 지불청구서가 날아오고, 통신 회사로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걸려오는 독촉 전화에 정신적 고통으로 이 학생은 급기야 가출을 하는 지경 이르럿고 동시에 자녀 교육관리에 대한 책임으로 부부간 갈등도 심화되어 부부문제로 비화되는 지경에 자식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상담의 해결은 앞서 언급했듯이 간단한 내용이다. 소비자법상 부모의 동의가 없는 미성년자와 계약은 무효이다. 그러나 이 가정은 상거래상 문제는 소비자법 으로 해결 될 수 있으나 더 큰 문제는 무관심한 소비형태가 가져온 가족간 신뢰의 금은 자신들이 아니고 누구도 해결 못하는 것이다.

사례를 위와 같이 한 예로 들었지만 이와 유사한 내용의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또한 더 큰 문제이다. YMCA로 통한상담이 몇몇 건이 된다 것은 표면적으로 나타난 상태이고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 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이런 유사한 문제로 고민하면서 해결을 위해 YMCA를 비롯한 소비자보호창구에 상담을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금전적인 피해를 보더라도 그냥 좋게 조용히 넘어가자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이 문제가 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의 법이 우리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그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소비자를 위한 법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상담사례에서는 소비자가 왕이라는 문자해석으로 막무가내의 자기주장만 요구하는 이도 있다.

이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메이커의 옷을 구입하여 사용하다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겼는데 탈색과 변형이 되었다고 상담을 해왔다. 이분 생각으로는 세탁 방법 중 드라이클리닝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였지만, 상품표시에는 물세탁 전용으로 표시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의 주장만 우기는 사례였다.

이에 보듯이 이분은 그만큼 자기가 구입한 물품에 대한 정보 인지능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우겨봐야 그것은 소비자의 책임으로 돌아 갈 수 없다.

서론을 길게 펼치며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작금의 소비자피해유형이 가정파괴까지 비회될수 있고, 소비자 또한 소비자권리와 의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로서 권리에 앞서 의무를 이행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일깨우자는 것이다.

몇 가지의 사례 상담에서 보듯이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다급해진 다음에야 상담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현시대 경제구조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라는 논리에서 판매 기법이 비대한 중간자(?)들이 포진한 복잡 다단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법이 아무리 든든하더라도 최종소비자를 향한 상술 또한 그만큼 보호법망을 피하는 기법 또한 발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현명한 소비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먼저 짚어야할 부분은 소비자로서 소비자 권리에 대한 정보 부족이다.

역설적으로 소비자로서 소비자 권리에 대한 정보를 무시하는 소비자 태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 공산품에는 제품표시내역과 약관 등 소비자가 인지할 규정들을 표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것 들 을 등한시하는 우리의 습관이 문제이다.

자신이 소유할 물건에 대해 애정을 주기 앞서 그 품목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는 일은 현대를 살아가는 소비자의 역할일 것이다.

이호춘(영주ymca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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