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현각 스님..현정사 주지 취임

『영주는 인상깊은 지역으로 새겨져 있다. 깨끗하고 「간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22일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 소백산 기슭 어래산에 자리잡은 현정사(現靜寺) 창건법회를 통해 국내 두 번째 외국인 주지로 취임한 현각(玄覺) 스님(38.속명. 폴 뮌젠).

베스트셀러로 오른 「만행-허버드에서 화계사까지」와 「선의 나침반」의 저자이고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벽안의 승려 현각은 64년 미국 뉴저지에서 출생 예일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한 뒤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미국 하버드 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했다.

그는 1989년 숭산 큰스님을 만나 한국 선불교에 심취하게 된 후 다음해 한국에서 출가해 서울 화계사와 계룡산 무상사 등 국제선원에서 수행하다가 지난해 부석 남대리 암자에서 혼자 지내며 100일 묵언정진했다.

현각이 남대리에 온 것은 현정사를 창건 중이던 정광명장 보살의 소개 때문이며 현정사는 지난 96년 착공한 지 6년 만에 전통사찰의 양식을 그대로 본떠 이날 완공됐다.

그는 이곳을 참선수행의 도량으로 삼아 『서양화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한국 전통불교의 소중함을 새롭게 정립하는 수련회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현각의 계획은 지난 겨울 남대리에서 지내면서 마을을 돌아본 뒤 마을에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한 명도 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놀란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와 함께 지내며 기도와 참선으로 살고 싶다』고도 했다.

숭산 큰스님을 조실로 모신 현정사 창건법회에는 외국인 승려 30여명 등 국내외 스님 100여명과 전국 각지의 불도 1,000여명이 참석한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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