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지회장:박영교, 사무국장:김신중)에서는 신사(辛巳)년이 저물어가는 이즈음에(2001년 12월 15일) 선비촌 청소년수련관에서 '경상북도 문학인의 밤'이라는 제목의 행사를 가졌다.

제1부 순서에서는 소설가 이문열씨의 문학강연회를 가졌고, 2부에서는 제7회 경상북도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공식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시인 이창환(한국문협 영양지부장)씨에 대해 공로상을, 이기익(도서출판 청솔 대표)씨에 대해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서가 있기는 했지만, 사실 이날은 소설가 이문열씨의 문학강연을 듣기 위하여 많은 문학애호가들이 모였다.

이씨는 예상대로 자신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에 대해 변명만 늘어놓고 질의 응답 시간도 가지지 않은 채 총총 발걸음을 옮기고 말았다.

이어서 조재현(소백극예술단 대표)씨는 학춤을 선보이고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경상북도문학상은 시조시인 조영일씨가 수상했는데, 심사위원(정민호, 김원길, 박영교, 박찬선, 권숙월) 제씨는 조 시인의 작품 '겨울산을 오르며'를 선정한 데 대하여 '복잡한 도회적 일상에 식상한 현대인들이 가끔씩 꿈꾸는 자연에의 회귀 욕구를 읊은 것으로 겨울산이 주는 의연함과 고요함을 배우고자 하는 구도적 자세가 잘 나타나 있다.

-중략- 풍부한 시어와 제재의 동원도 이 시인의 실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라고 그 사유를 밝혔다. 또한 조 시인은 '절제와 운율의 엄숙성에 바쳐진 감성과 의식을 이제는 간결하게 정의하고 요약하리라는 각오로 수상자의 대열에 선다.'라고 그의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신세훈(한국문인협회 이사장)씨는 축사에서 이 지역 출신의 국회의원님과 시장님 등 소위 높은 분들이 많이 참석하고도 모두들 문인들의 잔치에서 축사를 고사하고 문인들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주셨다면서 역시 선비의 고장에서 하는 문인들의 잔치가 격조 높게 진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언가 다르게 느꼈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경북문학상 수상작품 designtimesp=17037>

겨울산을 오르며

조영일

사람이 싫어지면 산으로 가 볼거나
가서 의젓이 선 나무를 헤아리며
하늘로 솟구쳐 오른 숲을 살펴 볼거나
사는 일 고스란히 발가벗긴 추운 한낮
눈발 거친 기온 가뭇이 받아 선
어질고 올곧은 심성 가슴에 옮겨 볼거나
이다금 나는 산 새 깃 사린 어둔 밤
뿌리로 둥치로 가득 퍼 올린 체온 나누며
크나큰 말없음 홀로 익혀 살아 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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