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 소백도렴기술센터 개관
천연염색 전 공정 ‘통합 교육 훈련’가능 시스템 구축
전국대학 유일 ‘천연염색산업과’개설...전문인력 양성

오래 전 부터 재취업훈련과정을 별도로 개설해 천연염색 관련 전문가를 꾸준히 양성해 온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학장 강흥수, 이하 영주캠퍼스)가 올해부터 정규과정에 천연염색산업과를 개설하고 전 공정 통합 실습장을 개소해 주목을 받고 있다.

천연염색산업과는 전국 대학 유일의 전문 독립학과이고 전국최초의 천연 염색 관련 통합 실습장이다.

영주캠퍼스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 공학관에서 전 공정 통합 실습장(러닝팩토리)인 소백도렴기술센터 개관식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새롭게 구축한 ‘스마트융합기술센터’에 이은 두 번째 러닝팩토리다.

러닝팩토리(Learning Factory)는 제품의 설계에서 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정을 한곳에서 체험하거나 실습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말한다.

또 소백도렴기술센터는 우리고장 영주의 상징인 소백산과 염색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도렴’을 합친 이름으로, 우리나라 천연염색산업을 세계의 으뜸으로 올려놓을 인재를 양성하는 배움터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소백도렴기술센터는 6억 7천여 만원의 예산을 들여 시설면적 513㎡에 △IR염색실 △워싱염색실 △실험·추출실 △SoCL Lab 등 총 4개의 실습실과 △워싱염색기 등 47종 139점의 장비를 갖췄다.

이날 개관식에는 장욱현 현 시장과 김진영 전 시장, 권영창 전 시장 등 전현직 영주시장과 영주지역 공공기관 및 기업체 대표, 전국의 천연염색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해 통합 실습장을 견학하고 천연염색산업의 미래와 교육시스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강흥수 학장은 “우리나라 천연염색의 산업화를 이끌고, 천연염색산업을 30년 이내에 세계 1등으로 올려 놓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지금은 초창기여서 장비를 다 갖추지 못했지만 필요한 장비를 다 갖추게 되면 그때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실습장으로 영주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주캠퍼스는 2015년부터 매년 미취업 여성과 중장년을 대상으로 ‘천연염색의류제작 전문가 양성과정’과 ‘자연(천연)염색 인력양성 및 창업과정’을 개설해 천연염색 관련 전문 인력을 배출해 왔으며 올해 1년제 전문기술 과정의 ‘천연염색산업과’를 개설, 25명를 모집해 천연염색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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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한 실습장’...‘영주의 자랑거리가 될 것’

[인터뷰]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 강흥수 학장

천연염색 산업화 이끌 인재 양성이 목표

폴리텍 내 ‘천연염색산업화센터’ 설립 시급

천연염색 잠재 시장규모, 클러스트로 완성해야

▲ 천연염색 실습장을 소개해 달라?

“학장으로서 기회 있을 때마다 교직원을 독려하는 말이 있다. ‘비록 우리가 영주라는 소도시에서 작은 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실습장을 만들 때는 기준점을 세계에 둬야 한다. 세계 일류가 기준점이 돼야 하고, 세계 일류를 능가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이 목표를 늘 의식하면서 일에 임해야 한다.’ 천연염색 실습장도 그런 정신으로 구축한 결과물이다.

천연염색 실습장으로 우리나라에서 단연 최고라고 확신하지만, 세계 일류를 능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예산 부족으로 갖춰야 할 장비를 다 구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년 시간을 두고 꾸준히 예산지원을 받아 필요한 장비를 다 갖추게 되면 그때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실습장으로 영주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 천연염색산업과는?

“영주폴리텍의 천연염색산업과는 우리나라에서 학교 제도권 내 유일한 학과다. 1년제 전문과정이지만 2년제, 4년제 대학을 망라해 하나밖에 없다. 폴리텍의 보배이자 영주의 보배라고도 할 수 있다. 천연염색산업과 학과장이 외부에서 사람을 만나 명함을 건네주면 ‘우리나라에 이런 과도 있나요?’ 라는 반응을 보이며 무엇을 하는 학과인지 묻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천연염색산업과는 천연재료를 이용해 색소를 생산하고, 생산한 색소를 여러 분야에 적용하는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학과다.

그런데 학과 명칭이 천연염색과가 아니고 천연염색산업과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우리 학과는 천연염색의 산업화를 이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 천연염색업계는 소규모 공방들이 제품 생산과 유통의 주축을 맡고 있는 실정으로 산업화 단계 이전에 머물러 산업분류 코드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영주는 소백산이 제공하는 풍부한 천연염색 재료를 활용이 가능하고 국내최고 수준의 일조량을 자랑하는 청정지역인데다 지역 내에 풍기인견 관련 산업 기반이 있어 지리적으로 학과 운영에 유리하다.앞으로 ‘천연염색기술센터’를 유치해 연구와 교육의 시너지 확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천연염색산업과의 개설 목표는?

천연염색산업과는 단순히 25명을 뽑아 20명을 고만고만한 기업체에 취업시킨다는 목표로 개설한 학과가 아니다. 그런 목표라면 학과 개설은 애초에 시도도 하지 않았다.

영주에 천연염색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그 기반 위에서 우리나라를 세계 천연염색 시장의 선두에 서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목표로 설정하고 시작한 학과다. 학과를 개설한 것으로 그런 목표를 향한 1단계 씨앗은 뿌렸다.

2단계로 천연염색산업화센터를 폴리텍 캠퍼스에 유치해 기계장비 설계, 장비 시제품 제작, 천연염색 적용 분야 확대 연구, 신상품 의뢰 수주 개발, 천연염색의 기술적 애로 해결 연구 등의 과제를 수행하고, 3단계로 대기업 자본을 유치해 산업화센터 운영을 넘겨주고 영주에 천연염색 전문 공장을 건설하게 하고, 마지막 단계로 대기업 공장의 협력사들을 유치해 천연염색산업 생태계를 작게나마 조성하면 클러스터 구축은 완료될 것이다. 지금부터 10년이면 달성 가능한 계획이라고 본다.

▲ 천연염색산업의 국내외 전망은?

ESG 경영 열풍이 불고 있고, 탈탄소드라이브가 국제적으로 강제되려는 시대 분위기에서 보듯, 이제 환경은 전 지구적 화두다. 청정산업이 각광 받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고, 천연염색은 그런 시대적 흐름에 잘 맞는 분야로 장기전망이 매우 좋다.

일부 전문가는 천연염색이 에코산업의 대표적 분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대기업은 늦어도 5년 이내에 천연염색에 뛰어들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대기업은 돈 냄새를 잘 맡는 사람들이므로, 장기전망이 좋은 천연염색 분야를 놓칠 리가 없다.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현재 쓰레기재활용 분야에 대기업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폐기물 시장, 특히 폐플라스틱 재할용 산업분야에는 대기업 자본이 잇따라 투입되고 있는 중이다. 친환경사업이 돈이 된다는 전망 때문이다.

천연염색은 잠재 시장규모가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크다. 일단 의류부문만 한정해서 생각해도 세계 70억 인구가 모두 옷을 입고 살고 있으며, 그 옷들에는 색이 입혀져 있다. 그 색들의 1%만 천연염색으로 대체한다고 해도 시장은 어마어마하다. 대기업이 이런 산업분야를 놓치겠는가? 영주에 천연염색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지역 경제에 엄청난 보탬이 될 것이다."

▲향후 계획은?

“폴리텍이 1단계로 씨앗은 뿌렸다. 2단계로 천연염색산업화센터를 폴리텍에 설립해야 하는데, 2단계에서는 영주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단계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3단계부터는 쉬울 것이다.

영주시민들이 합심해 천연염색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해보시라고 간곡히 제안하고, 내년 산업화센터 유치를 위해 중앙정부나 경북도청의 사업공모에 폴리텍과 영주시가 손잡고 함께하자고 권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

“영주폴리텍의 천연염색산업과는 천연염색산업 클러스터의 씨앗으로 영주시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씨앗이 싹을 잘 틔우고, 내년에 산업화센터도 유치할 수 있도록 우리 천연염색산업과를 늘 지켜보시고,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마시기를 부탁드린다. 농담 삼아 하는 말인데, 천연염색산업과는 영주밥을 3년 먹게 된 인연으로 내가 영주시에 드리는 선물이다. 이 선물을 영주시가 귀하게 생각해주면 좋겠다.

꿈을 꾸고 그 꿈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있지 않겠는가. 지방도시 소멸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기업이 들어와야 한다. 영주 천연염색산업 클러스터라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영주시가 전 시차원에서 노력하기를 거듭 제안하고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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