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세상] 온 가족이 사회복지과 동문, 이웃사랑 실천하는 김순희씨

“이제 가을이라 아침저녁으로는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잖아요. 때 맞춰서 연탄 배달이 됐다고 기뻐하시데요. 골목이 좁아서 회원들이 죽 서서 배달을 했어요. 장갑을 껴도 옷이랑 얼굴에 검은 연탄이 안 묻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전부 웃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했죠.”라며 김순희씨(48)는 환하게 웃는다.

안동보훈지청 보훈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일요일인 지난 7일 우리지역에 거주하는 재가복지서비스 대상자 4가구에 ‘사랑의 연탄’을 전달해 지역사회의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사랑의 연탄나누기는 그녀가 자비로 마련한 연탄 1천장과 평소 밑반찬지원 등으로 보훈가족 사랑 나눔을 함께하고 있는 영주 대광교회 시온선교회원들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연탄을 지원받은 백씨 등 4명은 추워지는 날씨에 난방비 걱정을 했는데 시기적절하게 도움을 받게 되었다며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봉사활동의 불을 당긴 것은 남편 장병오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부터다. 그녀의 남편 장씨는 시청 공무원으로 20여년 동안 근무하다 불의의 사고로 머리를 다친 후 다리를 못 써 휠체어 신세를 지는 2급 장애인이 되었다고 한다.

“남편이 그렇게 되고 한동안 정말 힘들었어요. 화도 나도 모두가 원망스러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매일 매일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남편이 안쓰럽지만 너무 고마워요. 이번 연탄 나르기에도 불편한 몸으로 나와 도움을 줘 너무 고마워요.”라는 김순희씨는 남편과 내년에 나란히 대학을 졸업하게 된다.

이들 부부는 경북전문대학 사회복지과에 다니는 학생이다. “벌써 졸업사진을 찍었어요. 남편과 나란히 졸업사진을 찍는데 꼭 결혼사진을 찍을 때 마냥 기쁘고 설레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그랬어요. 우리 이제 제2의 인생이 펼쳐진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자고요.”

특이하게도 이들 부부만 사회복지과를 다닌 것이 아니라 딸은 사회복지과를 나와 수원에서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고 아들은 경북전문대 사회복지과 1학년에 재학하고 있어 일가족 모두가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다.

그녀는 지난 학기에 만점 4.5에 4.3학점으로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모든 일에 열심인 그녀는 경기대학 침구과를 나와 여성복지회관에서 수지침을 배웠다. “여성복지회관 수지침 1기 졸업생이죠.”라는 그녀는 봉사활동에 수지침 등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제가 주로 연세가 많이 드신 노인 분들을 만나잖아요. 그 분들이 대부분 노인성 만성질환을 앓고 계세요. 관절과 허리통증이 많아요. 그분들에게 수지침을 놔 드리면 너무 좋아하세요. 시원하다고 하시고... ”라는그녀는 다른 봉사단체에서 불우 독거노인들에게 식사 배달을 하지 않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반찬을 만들어 이들에게 가져다 준다. 이렇게 그녀와 시온선교회에서 반찬을 배달하는 곳은 멀게는 예천과 영주 경계에 있는 학가산 아래 동네까지 30곳 가까이 된다고 한다.

“독거노인들이 아무도 찾지 않는 명절도 쓸쓸해 하시지만 본인의 생일에 굉장히 더 서글프고 쓸쓸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일은 제가 아침 일찍 일어나 생선이라도 한 마리 사서 꼭 미역국을 끓여드려요. 그날은 저도 아침을 같이 먹고 와요.”

그녀는 봉사활동을 한 지 15년이 되다 보니 노인분들이 모두 자신을 딸같이 여기고 있다며 “제가 이 분들에게 뭔가 베푸는 것보다 이 분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합니다.”라며 밝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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