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세상] 버려진 개들의 수호천사 김대진 동물병원장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의 부러진 날개를 치료해 준 일이 있어요.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병원을 나갈 때가 무엇보다 기쁘죠. 개나 고양이 등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지만 천연기념물인 경우 신경도 많이 쓰이고 심혈을 기울이게 되죠."

이는 영주1동 시외버스터미널 방향 엘지프라자 맞은편에 소재한 ‘김대진 동물병원’의 김대진 원장(40)의 말이다.

‘김대진 동물병원’은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천연기념물 지정 동물병원일뿐 아니라 우리지역의 유기견 보호소로도 지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다친 야생동물이나 주인을 잃은 개들이 대부분 김 원장의 따스한 손길속에 보호받고 있다. 아파도 말 못하는 동물들의 수호천사인 셈이다.

"어릴 때 닭과 염소를 집에서 키웠지만 특별히 동물들을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대학진학 당시 희소학과에다 장래 유망직종이라는 수의학과가 우연히 눈에 띄어 전공한 거죠. 하지만 지금은 이 일이 좋고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보다도 아내와 처갓집에서 개를 너무 좋아합니다."

김 원장이 88년 대학에 입학할 당시 수의학은 그렇게 인기학과가 아니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인기를 끄는 유망학과로 인정받고 있어 그의 미래를 보는 눈(?)이 나름대로 탁월하다.

동물병원을 하는 수의사라면 다 그렇겠지만 말 못하는 동물이 아픈데 치료방법을 모를 때가 가장 안타깝다는 김 원장은 그럴 때 대학 동문 선후배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소동물(작은 동물)을 혼자서 전문서적을 찾아 치료도 하지만 그래도 안ㅤㄷㅙㄹ땐 인터넷 동문 스터디가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애완견을 치료를 해준 적도 꽤 있는데 그럴 땐 기분이 엄청 좋았죠. "라며 환하게 웃는다. 김 원장은 불혹의 나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젊고 흰 피부의 맑은 미소가 돋보이는 사람이다.

개를 좋아하는 처갓집에서 데려간 유기견이 일곱 마리나 됩니다. 장모님과 처제가 개를 키우는데요. 다 불쌍한 놈들이죠. 장모님과 처제가 너무 고맙지요. 우리 건물 옥상에 45kg이 나가는 잡종견을 비롯해 애완견 등 유기견 일곱 마리가 있는데요. 이제는 식구죠. 아내가 첫째 대한이를 낳았을 때 어린 유기견이 들어와서 아내가 젖을 짜 대한이와 유기견을 함께 먹여 키웠어요."라며 지금도 그런 아내가 너무 고맙다고 한다.

요즘은 애완견의 수요가 부쩍 늘어나 그만큼 버려지는 개들도 많다. 시에 따르면 매년 20~30건의 유기견 신고가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 유기견은 교통사고로 인해 골절을 당하거나 오랫동안 방치돼 피부병 등을 앓아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건강상태가 양호해 관리비용이 만만치 않아 내다 버리는 경우란다.

천연기념물과 유기견을 치료하거나 수술하면 진료비는 어디서 받는 걸까? 천연기념물은 시청 문화관광과, 유기견은 시청 축산계에 청구하게 돼 있다.

‘아무리 수의술이 뛰어나도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하기 쉽지 않은  것이 동물병원’이라고 말하는 김 원장은 인근 예천 감천이 고향으로 영주 중앙고를 졸업했다. 또, 충남대학교 수의대를 졸업한 후 동물병원 개원 후에 경북대학교 수의대 대학원에서 개 외과를 전공했다.

김 원장은 개를 너무 좋아해 그의 동물병원에 첫 직원으로 근무했던 애견미용사 홍명표씨와 2001년 결혼해 현재 대한, 태희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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