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의 첫 번째 몽골 방문기, 7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주 15일(금)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한몽교류진흥협회(http://www.komex.or.kr)의 임영자 이사장을 만나러 갔다.

“몽골 방문기를 잘 보고 있다”는 격려와 함께, 얼마 전 몽골 국방대학 총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컴퓨터 200대를 기증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아는 전자회사가 있으면 소개를 해 달라”고 했다.

‘거리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시킨 이후에 몽골군에 입대를 시키고 싶다’는 국방대학 총장의 말에 임 이사장이 감동하여 여러 전자회사에 섭외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국에는 몽골 관련 단체가 20여개 정도 된다. 15개 정도는 이름만 걸어놓은 상태이고, 나머지 5개 정도의 단체가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나마 5개의 단체 중에 한몽교류진흥협회를 제외하고는 특화된 사업만을 하는 부분단체라, 몽골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하는 곳은 우리협회가 유일하기 때문인지 너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몽골을 둘러보고 와서 임영자 이사장을 포함한 한몽교류진흥협회가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기회가 되면 어떤 형식으로든 일조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우선 급한 컴퓨터 200대를 구해보자!

몽골의 건설부 방문 이후, 점심식사를 마친 일행은 전부 버스를 타고 울란바토로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테럴지 국립공원으로 이동했다.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은 ‘마치 말을 타고 달리는 기분’이었다.

포장도로를 달리기는 했지만, 노면상태가 좋지 않아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시내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판자촌과 몽골식 게르촌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나무도 없는 거대한 초록 평원에 간간히 방목되는 염소와 양들이 보이기도 하고, 풍장이 많은 몽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공동묘지도 보였다.

사람 사는 곳은 모두 똑같은가 보다. 몽골의 시골 풍경은 한국의 60~70년대를 연상하게 하는 것 같다. 어린 시절 경상도 시골에서 본 농가, 상점, 관청들을 보는 것 같았다. 과거로의 여행이 좋아서 인지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몽골여행을 한 번 하고 나면 또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그래도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른 나라인가 보다. 일행 중 여러 번 몽골에 온 이동식야외화장실을 생산하는 에이치앤지(http://www.toilet21c.co.kr)이영호 대표는 “중국에 가끔 가면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6개월에 한 번씩 변화 발전하는 모습이 느껴지는데, 몽골 역시도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3년 전에 허허벌판에 지어졌던 올림픽센터가 이제는 부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무튼 거친 도로를 한 시간쯤 달려 테럴지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몽골인은 300투그릭(Tg, 원화로 270원)을 받았고, 외국인에게는 3000투그릭(Tg, 원화로 2700원)를 받고 있었다. 외국인에게는 약간 비싸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매표소를 통과하고도 30분은 더 달려간 것 같다. 국립공원 안에는 나무도 많고, 물이 흐르는 강도 보이고, 산도 좋았다. 푸른 초원에 나무 하나 없을 것 같은 종전의 몽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몽골의 북서부는 나무가 아주 많다고 하니, 이곳 보다 더 울창할 것 같았다. 산불 예방을 위해 간벌을 하여 나무 수출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나무가 없고, 풀밭이 주로 인 유목국가로 장기적으로는 식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가장 먼저 간 곳은 한국인이 만들었다는 칭기스칸 골프장이다. 풀밭에 아무런 시설도 하지 않고 깃발과 구멍만 만들어 골프장을 만들어둔 것 같았다. 중간 중간에 인조잔디를 깔아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골프인구가 별로 없어서 인지 그린피가 7만 투그릭(Tg)이라고 했다. 입이 벌어졌다. 몽골 노동자의 한 달 월급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한국도 골프장이 처음 만들어질 무렵에는 상당히 비쌌다고 들었다.

인근에 일본인이 만들었다는 골프장이 하나 더 있다고 해서 차를 타고 가 보았지만, 시설이나 규모는 비슷한 것 같았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이기는 했지만, 당일은 바람이 많이 불어 서 있기조차 힘이 들어 구경만 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만족을 했다.

주마간산으로 공원의 산과 강, 나무들을 둘러보고는 차를 돌려 테럴지 국립공원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거북바위를 보러 갔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살아있는 거북이 육지로 올라온 것처럼 웅장하고 당당했다.

국립공원 내에 간혹 보이는 집과 숙박시설들이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나무 하나 없는 몽골의 산과 들판을 보다가, 너무 나무가 울창한 공원 내부를 둘러보고는 노력만 하면 몽골도 삼림왕국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몽골에 오는 관광객이면 누구나 즐긴다는 말을 타는 것도 불가능하여, 차로 드라이브를 충분히 즐기고는 칭기스칸 호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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