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몽골 방문기, 6

여행 삼 일째인 토요일(5월 26일) 아침이다. 칭기스칸호텔(http://www.chinggis-hotel.com)은 창은 넓고 전망이 좋았다. 창문을 여니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산책하기에 좋은 맑은 날씨와 상큼한 공기에 반해 밖으로 나왔다. 호텔을 중심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돌았다.

이국의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아침공기를 마시면서, 한국에서 묻어온 묵은 때를 벗기는 기분이 들었다. 부드러운 몽골의 공기에 영혼을 맡기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전직 몽골 국무총리를 지냈고, 현재 한몽친선의원연맹 회장 겸 몽골의 건설 사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나라자자랄트(NARANTSATSRALT) 건설부장관과 북몽친선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라챠르 다담담딘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조찬모임이 열렸다.

호텔 1층의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식당에서 그들을 만났다. 나자라자발트 장관은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길에 한국의 건축 산업을 제대로 배우고자 '2007 경향하우징페어' 행사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온 일행을 만나서인지 건설부장관은 "지난번 한국의 경향하우징페어는 몽골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전시회였다"면서 "건설 분야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고, 양국 건설자재 업체들이 연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국방문 성과를 먼저 설명했다.

일행 중에 건설업을 하는 e∼스타코(http://www.starco.co.kr)의 이석주 사장이 "몽골 정부가 추진 중인 4만 세대 주택건설 사업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하자, 그는 "현재 한국의 업체들이 중요한 제안을 많이 해 준 상태이며, 이제까지 몽골의 건설 분야는 러시아와 중국과만 협력을 해 왔는데 앞으로는 한국과도 적극 협력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몽골에 진출하고자 하는 많은 한국 건설기업들은 한몽교류진흥협회(이사장 임영자 http://www.komex.or.kr)를 통한 사회 문화 경제적 지원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몽친선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라챠르 다담담딘 의원은 "제가 지난 10여 년간 북을 오가면서 느낌 점은, 과거에는 비슷한 경제 수준이었던 북과 몽골이 현재는 북의 노동자가 달러를 벌기 위해 몽골에 2000여명 이상 와있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라며 "같은 민족인 북을 도와주는 것이 한국의 임무이며, 몽골도 남과 북이 하나 되는 민족통일과 경제연대를 바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텔 조찬은 장관급 인사가 참여를 했음에도 셀프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몽골의 건설사업과 남북한 및 몽골의 경제우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시간 넘게 이루어졌다.

조찬을 마치고는 일행들 모두가 나무와 숲, 강이 좋은 테럴지 국립공원으로 곧바로 가려고 했지만, 건설부장관이 "실무책임자인 건설부차관과 울란바토로시 건설국 관리들을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건설부청사에서 이후 약속을 잡아주었다.

이에 식사를 마친 일행 모두는 건설부청사로 이동하여 칸쿠우 건설부차관 이하 실무자들을 만났다. 토요일임에도 장관의 부탁에 청사로 출근한 차관 이하 직원들은 평상복 차림의 자연스러운 복장으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칸쿠우 차관은 "장관님의 연락을 받고 급히 나왔다. 몽골 정부는 4만호 주택건설 사업과 관련하여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라며 "현재 몽골 정부는 건설기업에는 다양한 세제혜택을 실시하고 있으며, 개인에게는 대출완화 등을 통하여 집을 쉽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칸쿠우 차관은 "조만간 건설채권을 발행하여 민간 및 외국에 판매할 예정이며, 주택건설과 관련하여 상하수도, 전기, 난방과 관련된 기업에도 지원을 부탁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몽골의 건설부관리 중에는 한국에서 유학한 적이 있는 직원이 있어 통역은 물론 어려운 건설관련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 주어, 참석한 모두가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누었고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었다.정확하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은 한국의 건설관련 참석자들은 이후에 구체적인 사업담화를 나누기로 하고 청사를 나왔다.

일행은 점심을 위해 시내에 있는 한식당으로 이동을 했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니 울란바토르에는 은행이 엄청 많다는 생각이 들어 안내원에게 물어보았더니, "시중은행이 15개를 넘는다"고 했다. 외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인지 은행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한국식으로 비빔밥을 먹었다. 강릉 출신이라는 주인 아주머님은 "몽골의 자연과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10년을 넘게 살았다"며 "모두들 너무 맛있게 먹어서 고맙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서 나오는데 이국근 한몽교류진흥협회 상임이사는 "나도 강원도 춘천사람이라 입맛이 비슷해 가끔 울란바토로에 오면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늘 고향 오빠를 만난 것처럼 대해주는 정이 넘치는 아주머니다"라고 말했다.

주인 아주머님은 우리 버스가 출발하여 보이지 않을 때까지 홀로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고국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마음만은 우리들과 동승하고 싶었나 보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