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몽골 방문기, 5

지난달 24일 석가탄신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칭기스칸국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 시간 조금 넘게 비행기를 타고 가는 길은 그리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단, 저녁비행이라 밤늦은 시간에 도착하여 바로 호텔로 직행하는 것이 단조롭기는 했다.

칭기스칸국제공항에 도착하니 한몽교류진흥협회(이사장 임영자 http://www.komex.or.kr)의 NGO활동이 몽골로서는 대단히 중요해서인지 공항의 부사장, 임업청 관리, 몽골주재 한국대사, 한국국제협력단(http://www.koica.go.kr)의 몽골지부장, 대한항공 몽골지사장 등이 마중을 나왔다.

공항의 귀빈실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가 짐을 받은 후, 숙소인 칸팔래스호텔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늦은 시간이라 방 배정을 하고서는 바로 해산했다. 나는 금방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호텔을 한 바퀴 돌아 어렵게 영자신문을 한 부 구해왔다.

샤워를 하고는 신문을 펼쳤다. 몽고에서는 일간신문이 4개 정도 발행되고 있고, 영자신문은 주간으로 2개가 발행된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지역이 넓고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관계로 속보성은 없다고 한다.

영어를 잘하지는 못해서, 주로 제목과 사진을 보고서 판단을 해야 했다. 신문의 톱은 28일부터 엥흐바야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며, 방문기간 중에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이다.

두 번째 기사는 러시아 상원의장이 몽골을 방문하고 대통령을 만났다는 소식이었고, 옆에는 한국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몽골인 1만 5천 명이 6월 3일 실시되는 한국어능력시험에 원서를 제출했는데 접수 행렬이 너무 많아 경찰관 600명이 안전요원으로 배치되었다는 기사였다.

아울러 일본인들의 진출이 많아서인지 5년 전에 울란바토르에 진출한 일본센터에 대한 소개의 글과 몽골의 도로정비 사업에 일본이 막대한 차관을 지원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외에 작은 뉴스로 환경교육을 강화한다는 기사와 대기오염감소방안을 강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소식도 보였다.

아울러 지하 1,000m 이하의 채굴작업이 성공했다는 광산업관련 기사, 몽골관광교류촉진을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는 기사, 중국에서 열린 세계 물리학올림피아에 참가한 몽골팀이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기사도 눈에 띄었다.

또, 몽골 북부에 살고 있는 사향노루가 금값의 4배로 값이 올랐다는 소식과 터키의 도움으로 몽골에 혈액센터를 설립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2008년 스페인, 2010년 상해 엑스포에 몽골이 참가한다는 소식도 보였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라마불교의 영향 때문인지 5월 31일이 몽골의 ‘부처님 오신 날’이라는 뉴스와 6월 1일이 ‘어린이 날’이라는 기사가 시선을 자극했다. 또 교원처우개선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으며 고비사막에 25-20마리 정도의 고비곰이 살고 있다는 뉴스도 재미있었다.
 
이외에도 새로운 정보기술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학생들에게 보급하기 시작했다는 소식과 사회주의 국가로 국토 전체가 국유지로 되어 있는 몽골 토지제도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기사도 있었다. 유목인구의 감소로 ‘자가 유제품’ 생산이 줄고 있다는 기사도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신문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일본의 원조차관이 많아서인지, 일본인들의 활동이 많아 보였고, 공해와는 상관도 없을 것 같은 나라 유목국가인 몽골에서도 환경교육이 강화되고 있으며, 대기오염감소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라웠다.

또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한국행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무려 1만 5천명이 한국어능력시험에 도전하였으며, 원서접수 전날 저녁부터 밤을 세워가며 줄을 만들어 대기하면서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기도 했다.

다음 날 만났던 몽골 국회의원이 “한국으로 일하러 가고 싶어 하는 노동자들이 넘쳐나지만, 몽골은 노동력 부족으로 올해 하반기에 북한에서 5,000명 상당의 노동자들을 입국시킬 예정이며, 사전 조율이 끝나면 북의 김영남 위원장과 몽골 대통령이 하반기 상호방문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하니 북은 몽골보다도 사정이 더 어렵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어린이 날’이 한국과 다른 것은 이해하겠지만 ‘부처님 오신 날’이 한국과 다른 것은 라마불교를 잘 몰라서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었다.

아무튼 나는 몽골에서 첫날밤을 신문과 함께 보내다가 새벽 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이래서 첫 날밤은 누구에게나 피곤한 밤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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