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의 첫 번째 몽골 방문기, 4

몽골은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그런 세계의 중심인 몽골을 왜 우리는 몽고(蒙古)라고 불러왔을까? 사실 작년 임영자 한몽교류진흥협회(http://www.komex.or.kr) 이사장을 처음 만나기 전까지는 '몽고가 언제 국호를 몽골로 바꾸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몽고라는 말은 중국인들이 주변 국가 중에 한 번도 지배해 보지 못한 강력한 몽골을 무시하기 위해 '무지몽매하다'라는 비꼼에서 출발한 단어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서양인들도 칭기즈칸의 유럽침략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의미에서 다운증후군을 몽골리즘(Mongolism)이라고 하여, 마치 몽골사회가 근친혼이 성행하여 다운증후군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하하고 있다.

아무튼 임영자 한몽교류진흥협회 이사장의 도움으로 이번에 3박 4일 일정으로 몽골여행을 다녀왔다. 갑자기 몽골에 다녀온 이유는 한반도의 7.4배나 된다는 넓은 국토를 보기 위함도 있었지만, 세계최고의 자원 부국 중 하나인 몽골을 보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몽골은 고원국가로서 사막이 전 국토의 40%이며, 북서부의 알타이산맥으로부터 동남부의 평원지대로 펼쳐져 있다. 평균고도 1500m에 건성냉대 기후로 겨울이 길고 추우며, 경제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여름은 짧아 3개월 정도로, 학생은 농번기 방학을 하고 기업은 이때 장기휴가를 준다.

또 1년에 구름이 없는 날이 257일이나 되는 등 맑고 높은 하늘을 항상 볼 수 있다. 날씨는 11월부터 3월까지는 영하를 나타내고 특히 1월∼2월은 영하 20℃가 보통이며, 겨울철 야간에는 영하40℃ 이하까지 내려가는 반면, 여름에는 33∼38℃로 무덥다.

인구는 300만 명 정도이고, 언어는 할흐몽골(Khalkh Mongolia)어이다. 종교는 라마불교가 90% 이상이며, 이슬람교와 개신교, 가톨릭 등이 전파되고 있다. 정치는 민주공화제도로 현재 대통령은 남바린 엥흐바야르(Nambaryn Enkhbayar)로 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50세의 영국유학을 한 영어교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몽골의 경제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대졸자들의 월급은 10만 투그릭(Tg, 한화 대 투그릭의 환율은 1:1.1 정도이다) 정도이며, 1인당 GDP는 1000불을 바라보고 있다. 주요 수출품은 석탄, 동, 금, 형석, 몰리브덴 등의 광물자원과 캐시미어 등 피혁 제품이 많다. 수입품은 기계류, 생필품 등으로 주요 무역상대국은 중국, 러시아, 미국, 한국, 일본 등이다.

인구가 적어 산아제한은 없다. 군대는 징병제로 27살이 넘거나, 장애인이면 면제를 받을 수 있고, 공식적으로 80만 투그릭을 주면 면제를 받기도 한다. 군인은 8000명 내외로 바다가 없는 나라임에도 북서부에 경상북도 크기만 한 흡스골(몽골인들은 흡스골을 어머니의 바다라고 부른다)이라고 하는 호수가 있어 해군을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정부청사가 있는 수흐바타르 광장에는 아직도 레닌(레닌의 할머니가 몽골계인 타타르 인이라는 이유도 있다)의 동상이 남아있으며, 집회와 결사를 보장하지 않아 운동장이 없는 학교가 많은 전형적인 사회주의국가이다.

하지만 인근에 증권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몽골 대통령이 박정희식 계획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외자유치를 위해 은행이자가 연 20%를 넘는 등 개방과 자본주의 경제제도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국가이다.

한국과는 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80개 정도 되는 몽골의 대학과 전문대학에는 5개 정도의 한국어학과가 있다. 한국인이 몽골에 투자를 하는 경우 쉽게 비즈니스 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반면 내몽골을 강제로 병합한 중국의 경우에는 관광과 약간의 경제투자 이외에는 문호를 거의 개방하지 않고 있으며, 생필품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몽골의 사정상 어쩔 수 없는 무역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14대 달라이라마(4대 달라이라마가 몽골인이었다)의 몽골 방문을 허락하는 등 한국 정부와는 다른 대 중국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몽골인들은 자신들을 '몽고'라고 부르는 중국인들을 싫어하며, 여성인구가 많은 몽골의 인구 특성상 국제결혼을 해도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중국인이라고 할 정도로 거부감이 강하다. 그러나 유럽인들과 한국인의 경우에는 절대적인 호감의 대상이다.

몽골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단연 고비사막이며, 나무와 숲, 강이 좋은 테럴지 국립공원과 북서부에 위치한 흡스골 호수가 인기가 높다. 특산물은 양고기이며, 외국인의 경우 몽골염소의 털로 만든 캐시미어가 인기 상품이다. 초원을 누비면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인 '흐미' 가요가 민속 음악으로 인기가 높다.

또 한국인의 삶과 비슷한 측면은 우선 생김새가 너무 비슷하며 누구나 아는 몽골반점이 있고, 무속신앙이 남아 있어 성황당인 '어버'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도 있다. 또 무당인 '버'의 영향력이 상당하며, 씨름대회도 자주 열린다. 활과 활을 쏘는 궁술대회의 모습도 너무나 비슷하다. 아울러 아이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손님들을 환대하고, 호방한 성격에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 등이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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