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몽골 방문기 3

임업청의 묘목장에서 식목과 식사를 마친 후 울란바토르 시내로 돌아왔다. 오늘은 몽골 최고의 칭기스칸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어제 묵은 칸팔래스 호텔( http://www.khanpalace.com )보다는 시설도 못하고, 조금 작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몽골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고 전통이 있어서인지 외국인 관광객이나 국빈들이 많은 찾는 곳이라고 한다.

최근 몽골은 개방화가 가속되면서 특급호텔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어제도 인근에 영진호텔이라고 한국인이 건축한 300객실 규모의 특급호텔 개업식이 있었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정문을 한국식 솟을대문으로 만든 영진호텔이 기품있게 서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 흙투성이 몸을 털고 샤워를 했다. 잠시 TV를 틀었다. 오전의 식목행사를 다루는 뉴스가 나왔다. 한몽교류진흥협회(http://www.komex.or.kr) 임영자 이사장을 중심으로 인터뷰가 3분 정도 나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 민간NGO단체의 활동을 긴 시간을 배정하여 다루는 것을 보면, 몽골이 얼마나 많은 외부의 손길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임영자 이사장의 표현을 빌자면, 몽골을 방문할 때마다 만나는 엥흐바야르(Enkhbayar) 몽골 대통령은 ‘한국의 박정희식 경제개발 모델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과는 민족적 동질감도 가지고 있으므로 정치, 경제적인 유대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고 했다.

흔히 몽골을 석탄, 동, 금, 형석, 몰리브덴 등의 광물자원이 넘치는 땅으로 ‘황금을 깔고 앉아 살고 있지만 가난한 유목국가’라고 말한다. 몽골이 많은 광물자원을 개발하고 싶어하고, 지하자원을 토대로 투자를 받고 싶어한다. 그 투자와 개발의 중심에 한국에 서주길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정도 쉰 다음 산책을 하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왔다. 호텔 왼편에 위치한 한국비즈니스센타를 향했다. 한국인이 지었다는 센타 건물과 뒤편에 위치한 두 동의 아파트는 50-100평 내외의 몽골 최고급 아파트로 3년 전 분양가격이 100평 기준으로 한화 3억 원을 호가했다고 한다.

몽골의 전임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주한 이후 올란바토르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과 외국상사 주재원, 외교관들이 많이 입주하여 살고 있다고 한다. 인근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이나 호텔, 잡화점, 미용실 등이 눈에 띄었다.

오전 식목행사장에서 만난 재몽골한인회 김명기 회장은 “현재 몽골에는 한국인 거주자는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부분 관광,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한인정보지 2종이 발행되고 있다.”라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건축업이나 호텔업을 하기 위한 한국인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텔 주변을 둘러 본 후, 호텔 뒤편에 위치한 백화점으로 갔다. 1-2층 규모의 작은 백화점으로 주로 한국, 일본, 중국의 물품들이 많았다. 직원에게 “몽골의 특산품으로 선물용으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더니 “몽골에 오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선물은 몽골 산 캐시미어(cashmere, 염소의 연한 털을 사용하여 가늘게 짠 능직으로 만든 것으로, 촉감이 매우 부드럽고, 보온성이 크며 가벼운 고급 방모직물)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집사람과 친구들에게 선물할 캐시미어 목도리 9개를 샀다. 개당 30달러 정도로 비싼 편은 아니었다. 한국의 백화점에서 구매를 하면 개당 10~12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비싼 항공료를 번다는 의미에서 사왔다.

목도리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식사를 위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울란바토르 시내의 남양주거리로 갔다. 남양주회관 옆에 위치한 한식당에서 양고기를 위주로 식사를 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이라 그런지 양고기를 한국식으로 양념을 하여 맛이 좋았다.

맥주와 칭기스칸 보트카를 한잔씩 했다. 몽골에서는 최고의 상품에만 칭기스칸이라고 명한다고 한다. 칭기스칸 공항, 칭기스칸 호텔, 칭기스칸 골프장, 칭기스칸 보트카 등등. 생각보다 맥주와 보트카는 잘 넘어갔다.

즐겁게 저녁식사를 하고는 호텔로 돌아가려고 했더니, 임영자 이사장이 “모두들 마사지 받으러 가자.”라고 했다. “한 시간에 15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솜씨도 좋고, 하루의 피로를 전부 풀 수 있다.”기에 모두들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서 마사지 숍으로 갔다. 커다란 방안에 일행 모두가 입장을 하여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정말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한 시간을 조금 넘는 마사지 과정은 여독을 풀기에 충분했다.

동행했던 여약사신문(http://www.ikwn.co.kr)의 대표인 윤명선 약학박사는 “태국만 마사지를 잘하는 줄 알았더니, 몽골의 마사지 실력도 상당하다”라며 전문가 입장에서 평했다. 마사지가 끝나고 모두들 잠이 들어버려 20-30분을 더 있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한국의 BBQ치킨이 프렌차이즈로 진출한 BBQ패밀리레스토랑을 지나치면서 ‘참, 몽골에 한국인들이 많이 진출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몽교류진흥협회 임영자 이사장은 “최근 우리 협회가 지원하여 진출에 성공한 프렌차이즈 첫 작품”이라며 “내일 저녁 식사는 저곳에서 하자.”고 했다.

호텔에 돌아와서는 잠시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몽골에서는 공중파 방송국이 2-3개 있고 10여개의 케이블 TV방송국이 있다. 호텔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러시아의 인공위성방송이었고, 몽골 방송의 경우도 자체제작 프로그램은 많지 않은지 주로 외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더빙하여 보여주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한류의 영향 때문인지, 한국의 사극 <주몽>이 방송되고 있었고, 칭기스칸 호텔 내에도 한국인 경영하는 중식당과 태극기가 높게 게양되어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매년 5만 명 이상 방문한다고 하니 그럴 법도 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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